투데이코리아=김성민 기자 | 개방된 인터넷을 통해 미디어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OTT(Over The Top)가 등장하면서 대중들은 공중파 콘텐츠에 시시함을 느끼기 시작했고, IPTV도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등 OTT 대표주자들과의 협업에 나섰다. 넷플릭스를 시작으로 월트디즈니, 아마존, 애플 등 거대기업들마저 OTT시장에 뛰어들게 만들었다. 판도가 뒤바뀐 미디어 콘텐츠 시장의 현 상황을 ‘OTT세계대전’으로 지칭하고, OTT의 탄생배경과 그로 인한 긍부정적 영향, 국내 망 사용료 무임승차 논란에 휩싸인 넷플릭스의 행보까지 3회에 걸쳐 짚어보고자 한다.
 
▲ 사진=넷플릭스
▲ 사진=넷플릭스
◇ 비디오 대여점의 몰락과 OTT의 시작
 
한때 ‘비디오 대여점’에 직접 이용자가 방문해 비디오테이프, DVD, 블루레이 디스크 등을 빌려 플레이어에 재생해 시청하던 시절이 있었다. 우리나라에선 흔히 ‘비디오 가게’로 불리기도 했지만, 1990년대 북미에는 프랜차이즈형 대여점의 대표주자인 ‘블록버스터 비디오’(블록버스터)가 존재했다. 1985년에 설립된 블록버스터는 2000년 초반까지 비디오 대여 시장을 독식했고, 고객을 배려한다는 명목으로 자신들만의 기준을 내세워 검열까지 하는 등 영화인들의 비판을 받기도 했다.
 
당시 캘리포니아에 살던 마크 랜돌프와 리드 헤이스팅스(현 넷플릭스 회장, CEO)는 신생 기업이던 아마존 사의 유통 사업에 감탄했고, 어떤 종류의 간편 제품을 인터넷으로 판매할 수 있는지 대대적으로 물색하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DVD를 접하게 됐고, 이를 판매 혹은 대여하는 유통망으로서 시험 삼아 산타크루즈에 있는 헤이스팅스의 집으로 디스크 하나를 우편으로 보내기로 했다. 디스크가 손상 없이 무사히 도착한 것을 확인한 두 사람은 160억 달러 규모의 홈비디오 판매대여 사업인 넷플릭스를 착수하기로 결정했다.
 
1998년 4월 14일 넷플릭스는 세계 최초의 온라인 DVD 대여 서비스를 개시했고, 2002년 70만 명의 가입자에서 2005년 360만 명의 가입자에 이르기까지 나름 성공가도를 달려왔다. 이어 2007년, 대여 사업에서 탈피해 지금의 스트리밍 기능을 출시했다. 느린 인터넷 속도 때문에 출시를 계속해서 미뤄왔지만, 인터넷 성장 속도에 발맞춰 시대에 흐름을 잘 탄 것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OTT 시장에서 넷플릭스가 독주하던 가운데 2006년 9월 7일 아마존 닷컴은 ‘아마존 언박스’란 이름으로 출발해 현재 ‘프라임 비디오’라는 주문형 비디오 OTT 스트리밍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후발주자인 ‘디즈니플러스’(디즈니+)는 디즈니가 2019년에 출시한 가입형 온라인 스트리밍 OTT 서비스로, 운영은 따로 설립한 법인인 ‘디즈니 스트리밍 서비스 LLC’가 맡고 있다.
 
▲ 사진=넷플릭스 제공
▲ 사진=넷플릭스 제공
◇ “슬프지만 웃을 수밖에” 코로나 덕에 수요 증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가정 내에서 영화를 시청하는 수요가 증가했고 이에 따라 OTT 수요도 증가하는 추세다.
 
OTT 시대가 본격화 되면서 최근 CNBC는 어떤 스트리밍 회사가 시장에서 각광받고 있는지 살펴보는 지표로 ‘총 가입자 수’와 ‘가입자 당 평균수익(ARPU)’을 살펴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 10월 넷플릭스는 3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유료 가입자가 438만 명 증가했다고 밝혔고, 누적 가입자는 2억1천360만 명으로 늘었다. 미국과 캐나다 지역에서의 ARPU는 14.25달러로 나타났다.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전 세계 구독자 2억 명 이상을 보유했다고 밝혔지만, 회원들이 스트리밍 서비스만 구독하는 것이 아니라 아마존패키지의 무료 배송, 홀푸드 할인 등이 제공되기 때문에 순수 스트리밍 서비스를 목적으로 가입한 고객의 숫자를 판단하기엔 무리가 있다는 분석이다. 프라임 멤버십 비용은 월 12.99달러로 연간 119달러다.
 
디즈니+ 1억360만명의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으며 글로벌 ARPU는 3.99달러 수준으로 나타났다.
 
한국 토종OTT로는 웨이브·티빙·U+모바일tv·쿠팡플레이·왓챠·시즌 등이 있지만, 1위인 넷플릭스와 2위인 웨이브 간 격차는 상당하다는 평가다. 앱 분석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지난 7월 국내 OTT인 웨이브는 319만 명으로 집계됐다. 그 뒤를 잇는 티빙은 278만 명, U+모바일tv는 209만 명을 기록했고, 왓챠의 경우 정확한 가입자 수를 공개하고 있지 않지만, 업계에서는 570만명(2019년 6월 기준)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
 
한편, 업계에서는 “코로나19 초기에는 단순히 시간을 보내기 위해 OTT를 찾았지만 일상생활의 일부로 자리 잡은 OTT 시장 경쟁은 점점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를테면 지난 2020 도쿄올림픽 시즌에 TV 대신 OTT 플랫폼을 통해 관람한 시청자가 급증했던 것처럼 OTT도 생방송 콘텐츠를 흡수하는 등 서비스를 다양화하고, 영역을 확장하며 제2막의 시대를 열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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