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넷째 주 매매수급지수 89.3…2년 6개월 만 최저치
강남·서초·송파·강동 등 서울 동남권 수급지수 90선 붕괴
금리 인상·대출 규제 더해져 아파트 값 하락 전망도 제기

▲ 서울 소재 한 아파트 단지.
▲ 서울 소재 한 아파트 단지.
투데이코리아=오창영 기자 | 서울 아파트 매수 심리가 2년 6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금리 인상과 대출 규제 등의 영향까지 더해지면서 향후 부동산 가격이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17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넷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24일 기준)는 89.3으로 이달 셋째 주와 비교해 1.9p 하락했다. 이는 2019년 7월 22일 87.2 이후 2년 6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매매수급지수는 부동산원의 회원 중개업소 설문과 인터넷 매물 건수 등을 분석해 수요와 공급 비중을 지수화한 수치다. 이 지수가 기준선인 100을 밑돌면 집을 사겠다는 수요자보다 팔겠다고 내놓은 집주인이 더 많다는 뜻이다.

실제로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지난해 11월 15일 99.6으로 100선을 하회한 이래 11주 연속 수요보다 공급이 많은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부동산 가격 급등에 따른 시장의 피로감과 금리 인상, 대출 규제, 대선 변수 등으로 매수세가 급격히 위축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서울을 5개 권역으로 나눠 살펴보면 이달 넷째 주 종로구·용산구 등이 포함된 도심권 매매수급지수는 87.2로 가장 낮았다. 이달 셋째 주 88.9에 비해 1.7p 하락했다.

은평구·서대문구·마포구 등이 포함된 서북권은 이달 셋째 주 90.0에서 넷째 주 87.9로 떨러졌고, 같은 기간 노원구·도봉구·강북구 등이 속한 동북권은 90.2에서 88.2로 내려갔다.

고가 아파트들이 포진한 강남구·서초구·송파구·강동구 등 동남권도 이달 셋째 주 91.8에서 넷째 주 89.2로 하락했다. 같은 기간 영등포구·양천구·구로구·동작구 등이 있는 서남권은 92.8에서 91.5로 내렸다.

매매수급지수가 기준선 아래로 떨어지면서 아파트 매매 가격도 하락하려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27일 부동산원의 이달 넷째 주 주간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 가격은 0.01% 떨어지며 20개월 만에 하락 전환한 것으로 집계됐다. 서울 아파트 값이 하락한 것은 2020년 5월 4주 -0.02%를 기록한 이후 처음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10월 이후 아파트 가격 장기 급등에 따른 피로감과 금리 인상, 대출 규제 등의 영향으로 조정 양상을 보이면서 집 값이 떨어질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서울뿐만 아니다. 수도권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도 이달 넷째 주 92.2로 9주 연속 살 사람보다 팔 사람이 많은 상태가 이어졌다. 전국 매매수급지수도 94.4로 추가 하락하며 8주째 100을 밑돌았다.

이달 냇째 주 지방 아파트 매매수급지수 역시 96.5로 셋째 주에 비해 0.1p 내렸다. 이 중 대구의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84.1로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가장 낮았다.

서울 아파트 전세수급지수의 경우 이달 넷쨔 주 91.8로 셋째 주 93.1 대비 1.3%p 하락했다. 이에 8주 연속으로 기준선을 하회했다.

수도권 전세수급지수도 추가 하락하며 이달 넷째 주 93.1로 떨어졌다. 이달 셋째 주 99.9로 기준선 아래로 떨어졌던 지방 전세수급지수는 넷째 주 들어 100.0으로 소폭 반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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