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12월 말, 취재진이 유씨에게 수일에 걸쳐 연락을 시도했지만 묵묵부답이었다. 사진은 유씨의 카카오톡 프로필에 쓰여진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 현재 그의 카카오톡 아이디는 (알 수 없음)으로 지워진 상태다.
 ▲ 지난해 12월 말, 취재진이 유씨에게 수일에 걸쳐 연락을 시도했지만 묵묵부답이었다. 사진은 유씨의 카카오톡 프로필에 쓰여진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 현재 그의 카카오톡 아이디는 (알 수 없음)으로 지워진 상태다.
투데이코리아=김찬주 기자 | 푸들을 사랑으로 보살피겠다며 입양한 뒤 잔혹하게 학대하고 살해한 사건을 저지른 40대 남성이 검찰로 넘겨졌다. 특히, 해당 남성에게 최초로 자백을 받아 낸 동물구조단체 대표는 엄벌을 받을 수 있도록 단체 행동을 불사하겠다고 예고했다.
 
전북경찰청은 최근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유모씨(41)씨를 불구속 입건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7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유씨는 지난해 3월12일부터 10월29일까지 전국 각지에서 푸들 19마리 등 21마리를 입양한 뒤 13마리를 질식, 화상 등으로 잔혹하게 고문한 뒤 살해, 사체를 아파트 화단 등에 유기한 혐의를 받는다. 이 가운데 2마리는 파양했으며, 1마리는 견주에게 돌아간 것으로 조사됐다. 나머지 5마리도 학대 후 살해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본지는 <푸들 19마리 살해 남성…“사랑으로 보살피겠다” 댓글 행적 2021.12.29.>을 단독보도 한 바 있다. 당시 취재 과정에서 유씨와 같은 이름의 사람이 지난해 3월10일 국내 한 유기견 보호센터 홈페이지에 안락사를 하루 앞둔 ‘푸들’을 입양해달라는 게시글에 댓글을 남긴 정황을 포착했다.
 
해당 사이트에 게시글이나 댓글을 작성하려면 회원가입이 필수다. 가입 과정에서 휴대전화 본인인증을 거치면 가입자의 ‘실명’이 자동으로 기재되고 이를 임의로 수정할 수 없다.
 
당시 취재진은 유씨에게 해당 댓글을 남긴 사실이 있는지, 댓글을 남긴 푸들을 입양했는지 확인하기 위해 며칠간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답을 들을 수 없었다. 유씨는 자신의 메신저 프로필에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라고 써놓았다. 일체유심조란 “모든 것은 오로지 마음이 지어내는 것”임을 뜻하는 불교용어다.
 
해당 사건은 입양을 보낸 어느 견주가 “입양자와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내용의 게시물을 SNS에 올리면서 세상에 드러났다. 이에 소식을 접한 차은영 군산길고양이돌보미 대표가 유씨의 집을 방문했고 집 안에 케이지와 용품들이 한가득 있었으나, 개가 한 마리도 보이지 않는 점을 수상히 여겨 오랜 설득 끝에 유씨로부터 범행 일체를 자백 받았다.
 
이후 차 대표가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은 수색견과 기동대를 동원해 피의자 주거지 인근을 2차례 수색했으며, 동물단체로부터의 사체 6구를 제출받는 등 총 사체 12마리를 확보했다. 유씨는 공공기관에 재직 중인 상태에서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고, 현재는 파면된 상태다.
 
차 대표에 따르면 유씨는 경찰 수사가 시작되자 심신미약과 정신질환을 주장하며 정신병원에 입원했다. 이후 유씨는 경찰에서 조사에서 “가정불화로 인해 푸들에 대한 증오가 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차 대표는 유씨가 검찰에 송치됐다는 경찰 브리핑 이후 본지 통화에서 “첫 공판이 열리는 날 전국에 있는 동물 활동가들과 연합해 유씨를 엄벌해 달라는 집회를 개최할 생각을 하고 있다”며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반드시 합당한 처벌을 받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해 12월7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푸들만 19마리 입양, 온갖 고문으로 잔혹 학대 후 죽이고 불법 매립한 범죄자의 처벌을 촉구하며 신상 공개 동의해주세요’라는 게시글에 청와대가 답변했다.
 
청원글 동의자 수가 한 달 내 20만명을 넘어서자 지난 4일 김종훈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은 정부의 답변자로 나서 “신상공개 대상에 해당되지 않는다”면서도 “합당한 처벌을 받게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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