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순직 논설주간
▲ 권순직 논설주간
앞으로 5년간 대한민국을 이끌 새 리더가 탄생한다. 주권을 창출하는 국민이 있고 국회 정당 사법 언론이 있지만 국가 운영의 축은 대통령이다. 대통령 중심제이기 때문이다.

대선(大選) 대장정 끝에 당선된 새 대통령은 그러나 승리감에 도취되어 만끽할 여유가 없다. 어느 것 하나 풀기 쉬운 것 없는 난제(難題)들이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갈가리 찢겨진 국민 감정을 추슬러 통합해야 하고, 국내외적으로 엄습해오고 있는 경제 난국을 헤쳐나가야 한다. 선거 과정에서 쏟아 내놓은 포퓰리즘 공약들도 정비해야 한다. 승자와 패자 간의 협력도 강구해야 할 과제다.

상처난 국민 마음 치유가 시급한 과제 

이번 대선은 과거 어느 때보다 국민 갈라치기가 심했다. 서로가 서로를 원수처럼 비난하며 선거를 치렀다. 그래서 국민들의 분열이 심각한 수준이다.
 
새로운 리더는 국민들의 상처를 보듬고 치유하는 일이 최우선 과제다. 이처럼 분열된 상태로는 정상적인 국가 운영이 불가능하다.

열린 마음으로 패자를 포용하고, 지지하지 않은 국민을 껴안는 리더십을 새 대통령은 발휘해야 한다. 포용과 협치일 것이다.

대선 패자도, 패자를 지지했던 국민도 이제는 선거 결과에 승복해야 한다. 결정적인 부정이 없는 한 선거 결과에 대한 승복은 민주주의의 꽃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사생결단(死生決斷)식 선거 운동과 편 가르기로 나라가 두 쪽으로 갈려있는 상황이다. 과거 극심했던 영호남 지역감정보다 더 심하다. 새 대통령의 최우선 청산 과제다.

이 상황을 극복해내지 못하면 향후 5년간 나라를 이끌 자격이 없다. 대연정(大聯政)일 수도 있고, 대탕평(大蕩平)일 수도 있다. 분열에서 포용으로 나아가야 할 절체절명의 시기다

인사 탕평이 정권 성패의 관건 

인사가 만사(人事萬事)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사 잘못한 정권은 실패했다. 널리 인재를 구해 써도 국가 경영이 쉽지 않은 터에 진영논리에 빠져 인사를 하거나, 나눠먹기식 인사는 국사를 혼란에 빠뜨리고 정책실패를 초래하여 그 정권은 실패한 정권으로 추락하고 만다.

 캠프 출신 인사를 중용하고, 때만 되면 정치권 기웃거리는 폴리페서나 언론인도 가급적 멀리해야 한다.
 왜냐하면 그들은 그들 영역에서의 중요한 역할이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정치권을 넘나들며 일신 출세를 넘보는 사람들로부터 크게 기여할 것을 기대하는 건 무리다.

특정 이념에 치우친 인사를 중용하고 그들의 소신을 정책으로 채택함으로써 국민경제에 크나큰 타격을 준 경험은 오래전 일이 아니다. 그 교훈을 잊어선 안된다.

제왕적 대통령으로 청와대 중심 정책 결정과 운용이 초래한 실패는 최근 5년간 보아온 실증적 사례이다.

내각은 있으나 마나, 청와대 비서들이 주요 정책을 좌지우지하는 상황에서 부처 테크너크래트들은 그저 손 놓고 지켜만 보는 상황이 전 정권 내내 진행되어온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우릴 기다리는 퍼팩트 스톰

새 정부가 맞닥뜨려야 할 또다른 과제는 이른바 퍼팩트 스톰이다. 국내외적으로 경제적 불안요인이 겹겹이 겹쳐 한국 경제를 위협하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제 원유가와 천연가스 가격이 급등했다. 미국은 인플레이션으로 연반준비제도이사회가 올해 금리를 1% 이상 올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국제 금융시장이 출렁이고 있다.

오미크론 확산과 중국경제 부진 또한 우리 경제에는 크나큰 악재다. 특히 우리 경제는 대외의존도가 높아 해외 충격에 매우 취약하다.

초대형 복합위기로 불리는 퍼팩트 스톰(perfect storm)은 개별적으로는 위력이 크지 않은 태풍이라도 다른 자연 현상과 합쳐지면 그 파괴력이 엄청나지는 기상 현상이다. 

경제학에서는 드물게 발생하는 악재들이 한꺼번에 나타나 상호작용을 일으키면서 경제적으로 엄청난 영향을 초래하는 상황을 일컫는다.

예컨대 환율이 오르면 수입 물품 가격 상승을 가져와 인플레 압력으로 작용하고, 에너지 가격 상승도 가계 물가 부담을 가중시킨다.
 
시중금리까지 오른다면 자산 가격 하락으로 가계의 이자 부담이 커진다. 가계대출 부실화를 초래해 전반적인 경제위기로 이어질 위험 또한 상존한다.

이처럼 우리 경제는 눈에 보이는, 보이지 않는 수많은 위험요인을 안고 있다. 어느 때보다 퍼팩트 스톰 같은 위기감을 절실히 느끼고 대처해야 할 위기 상황이다.

그래서 새 대통령은 유능한 인재 중심으로 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해야 할 책무를 안고 출발한다. 패거리 인사, 이념 편중 인사, 나눠먹기 보은 인사를 철저히 배격하길 바란다.

지난 5년간 문재인 정부가 해온 것과 반대로만 하면 된다는 신랄한 비판도 새겨둘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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