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종가 전 거래일 대비 1.3% 내린 41만8000원
3개월 의무보유 확약 물량 약 187만주 시장에 풀려
6개월 물량 나오는 올 7월 또한번 주가 하락할 수도
증권업계 “장기적 성장성 높아…주가 우상향할 것”

▲ LG에너지솔루션 유가증권시장 상장 기념식. 사진=한국거래소
▲ LG에너지솔루션 유가증권시장 상장 기념식. 사진=한국거래소
투데이코리아=오창영 기자 | 올해 1월 기업공개(IPO)에서 역대급 흥행에 성공한 LG에너지솔루션이 유가증권시장에서 4거래일째 하락했다. 기관 투자자의 의무보유 확약 해제 여파로 인한 ‘물량 폭탄’이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27일 증권 시황에 따르면 종가 기준 이날 LG엔솔의 주가는 전 거래일 42만3500원 대비 1.3%(5500원) 하락한 41만8000원에 장마감했다.

장 초반 한때 주가는 6.26% 내린 39만7000원까지 급락하기도 했다. LG엔솔의 주가가 장중 40만원을 하회한 것은 지난달 24일 이후 한달여 만이다.

이날 LG엔솔의 주가가 하락한 배경에는 기관의 3개월 의무보유 확약 물량 187만2911주가 보호 예수에서 해제된 것이 지목된다.

의무보유 확약이란 기관 투자자가 신규 상장하는 기업의 공모주를 더 많이 배정받기 위해 주식을 일정 기간 팔지 않고 보유하겠다고 약속하는 것을 뜻한다. 이에 의무보유 확약을 한 기관은 공모주를 우대 배정받을 수 있다.

올해 초 IPO 당시 LG엔솔은 기관에 2337만5000주를 배정한 바 있다. 기관 투자자들은 해당 물량을 조금이라도 더 많이 확보하기 위해 의무보유 확약을 선택했고, 이에 의무보유 확약 물량은 전체의 58.3%(1362만9028주)에 달하게 됐다.

문제는 보호 예수 해제로 인해 기관이 보유했던 물량이 주식 시장에 대량으로 나오면 주가가 크게 하락할 수 있다는 점이다. 오버행(잠재적 대규모 매도 물량) 우려로 주가 하방 압력 확대가 불가피해서다.

실제로 1개월 의무보유 확약 물량 175만471주가 시장에 풀렸던 올 2월 28일 LG엔솔의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1.90% 하락한 41만2000원에 장마감한 바 있다.

물론 의무보유 확약 기간이 끝났다고 해서 모든 기관 투자자가 물량을 매도하는 것은 아니다. 장기 투자를 선택하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LG엔솔의 주가가 공모가(30만원)를 크게 웃도는 만큼 물량을 풀어 차익 실현에 나설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이날 기관 투자자는 LG엔솔 주식을 19만2000주가량 순매도했다. 해당 물량의 가치는 767억원에 이른다. 이에 LG엔솔은 유가증권시장 순매도 1위 종목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반면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760억원, 189억원어치를 순매수해 기관의 매물을 받아냈다. 이에 이날 주가 하락 폭을 크게 줄였다.

LG엔솔의 주가가 또한번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6개월 의무보유 확약 물량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올 7월에 풀릴 예정인 6개월 물량은 무려 996만365주에 달한다. 이는 이날 보호 예수 해제된 물량의 5배가 넘는 규모다.

다만 증권업계는 LG엔솔의 주가에 대해 긍정적인 관측을 내놓고 있다. 장기적 관점에서 크게 성장할 것이라는 분석에서다. 실제로 최근 3개월 간 증권사에서 발표한 LG엔솔의 평균 목표가는 54만3400원이다. 이날 종가 41만8000원에 비해 12만원가량 높은 수치다.

윤혁진 SK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전기차 업체들의 올 2분기 전기차 판매량이 1분기 대비 1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LG엔솔이 수익성을 크게 제고할 것으로 보인다”며 “여기에 배터리 생산 공장의 수율도 빠르게 개선되고 있어 추후 우수한 실적을 거둘 것으로 점쳐진다”고 말했다.

백영찬 KB증권 연구원은 “LG엔솔은 차별화된 기술과 적극적 증설을 통한 고성장은 물론 LG그룹과의 시너지 확대도 긍정적이다”며 “내년을 기점으로 LG엔솔의 수익성은 중국 CATL을 상회할 전망이다”고 설명했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고유가로 전기차 경제성이 커졌고, 최근 리튬 가격 하락 시그널로 원가 부담도 줄어들고 있는 만큼 LG엔솔의 실적 호조는 올 2분기에도 이어질 것이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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