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강동구 둔촌 주공 재건축 공사 현장.
▲ 서울 강동구 둔촌 주공 재건축 공사 현장.
투데이코리아=오창영 기자 | 공사비 증액 문제를 놓고 오랜 갈등을 빚어 온 둔촌 주공 재건축 조합과 시공 사업단이 지난달 11일 공사 재개에 합의하면서 수개월 간 마음을 졸여 온 조합원들도 시름을 덜게 됐다.

그러나 최근 조합원들에게 또다시 큰 악재가 닥쳤다. 시공 사업단이 공사비 증액을 요청하면서 조합원 1인당 2억원에 육박하는 추가 부담금을 떠안게 될 전망이어서다.

20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둔촌 주공 시공 사업단은 최근 조합에 변경되는 공사 도급 금액 4조3677억원을 요청했다.

이는 공사가 중단되기 전 공사비 3조2294억원보다 1조1383억원 늘어난 규모다.

시공 사업단이 공사 도급 금액을 1조원 넘게 늘린 배경에는 착공 이후 자재값 인상에 따른 공사 원가 확대가 지목된다. 또 공사 중단 기간 동안 발생한 손실도 공사비 증액의 근거로 꼽힌다.

늘어난 공사비 만큼 조합원들의 부담도 더욱 커지게 됐다. 둔촌 주공 전체 조합원이 6100여 명인 점을 고려할 때 조합원 1인당 추가로 부담해야 할 공사비는 무려 1억8660만원에 달할 것으로 점쳐진다.

다만 일반 분양가가 당초 예상했던 3.3㎡(평)당 3220만원보다 높게 책정될 경우, 조합원 1인당 추가로 부담해야 할 공사비는 이보다 줄어들 수 있다.

조합과 시공 사업단 간 갈등의 원인이 됐던 공사비 증액 이전의 최초 공사비가 2조6000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조합원들의 추가 분담금 총액은 약 2억7000만원으로 불어나게 됐다.

연일 금리가 오르고 있는 가운데 수억 원대의 추가 부담금까지 떠안게 되면서 조합원들의 시름은 더욱 깊어지는 모양새다.

공사비 증액과 더불어 공사 기간도 공사 중단 기간을 포함해 총 58.5개월로 늘어났다.
 
 
▲ 서울 강동구 둔촌 주공 재건축 공사 현장.
▲ 서울 강동구 둔촌 주공 재건축 공사 현장.

조합은 시공 사업단이 제안한 이번 증액안과 공사 기간에 대해 한국부동산원에 검증을 요청한 상태다.

조합 집행부는 하루 전인 이달 19일 조합원들에게 보낸 문자에서 “조합은 시공 사업단이 작성한 손실 보상 금액, 공사 기간 연장 등에 대해 부동산원에 검증을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조합은 다음달 15일 총회를 열고, 시공 사업단 요청안에 대해 승인을 받을 예정이다. 이후 부동산원 검증 결과에 따라 조합원 개인별 분담금과 준공 예정일 등을 확정한다.

둔촌 주공 재건축 사업은 지상 최고 35층, 85개 동, 1만2032가구를 공급하는 초대형 사업이다. 공사비 증액 문제를 놓고 조합과 시공 사업단이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올해 4월 15일부터 공사가 중단된 바 있다.

현재 둔촌 주공 재건축 사업의 공정률은 52%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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