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넷째주 전국 아파트 매매수급지수 84.8
조정대상지역 해제 불구 매수 심리 얼어붙어
서울 1.0p 내린 78.5…21주 연속으로 하락세
잇따른 금리 인상·집값 하락 우려에 거래량↓
“매수 심리 회복 쉽지 않아…거래 절벽 지속”

▲ 서울 소재 아파트 밀집 지역.
▲ 서울 소재 아파트 밀집 지역.
투데이코리아=오창영 기자 | 정부가 내놓은 파격적인 부동산 규제 지역 해제 조치에도 불구하고 전국의 아파트 매수 심리가 꽁꽁 얼어붙은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넷째주(26일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같은달 셋째주(19일 기준) 85.9보다 1.1p 떨어진 84.8를 기록했다.

이는 2019년 10월 둘째주(84.8) 이후 약 3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매매수급지수는 부동산원의 회원 중개업소 설문과 인터넷 매물 건수 등을 분석해 수요와 공급 비중을 지수화한 수치다. 이 지수가 기준선인 100을 밑돌면 집을 사겠다는 수요자보다 팔겠다고 내놓은 집주인이 더 많다는 것을 뜻한다.

앞서 이달 21일 정부는 세종을 제외한 전국의 조정대상지역을 해제하는 등 특단의 조치를 시행했다. 이에 부동산 시장의 거래가 점차 활성화될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매수 심리는 오히려 더 위축되는 모양새다.

지난해 말부터 연거푸 금리가 오른 데 이어 최근 금융당국의 추가적인 금리 인상 예고까지 맞물리면서 대출 이자 부담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이에 수요자들 사이에 집을 사길 꺼리는 분위기가 만연하다.

여기에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양도세) 중과 한시 유예로 집을 팔려는 집주인들이 급매물을 쏟아 내면서 집값도 빠르게 내리고 있다.

아파트 매매 가격의 하락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면서 집을 사려는 수요자들은 자취를 감춘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시장의 바로미터로 일컬어지는 서울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이달 넷째주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78.5로 집계됐다. 이는 같은달 셋째주 79.5보다 1.0p 내린 수치다.

아울러 2019년 6월 셋째주(77.5) 조사 이후 3년 3개월 만에 가장 낮은 기록을 달성했다.
 
▲ 서울 소재 아파트 밀집 지역.
▲ 서울 소재 아파트 밀집 지역.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올해 5월 첫째주(91.1) 이래 21주 연속 내림세를 나타내고 있다. 그러다 지난주엔 80선마저 붕괴됐고, 이번주는 더 떨어져 78.5까지 밀려나고 말았다.

잇따른 금리 인상, 그에 따른 집값 하락 우려로 매수 심리가 큰 폭으로 위축되면서 사실상 서울 아파트 거래는 씨가 말랐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날 기준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659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달 4064건 대비 83.8%나 감소한 것이다.

올 7월 매매 거래량 역시 643건에 그쳤고, 이달엔 269건만 거래되는 등 최근 서울 주택 시장은 꽁꽁 얼어붙은 상황이다.

이와 달리 시장에 풀린 아파트 매물 규모는 상당하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물 건수는 이날 기준 6만848건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1년 전 오늘 3만9385건이 거래된 것과 비교해 54.5%나 늘어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 집값 고점 부담, 경기 위축 여파 등으로 매수 심리 회복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며 “서울 주택 시장의 약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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