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첫째주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 77.7
올 5월 첫째주(91.1) 이래 22주 연속 내림세
동북권·도심권 71.0 기록…서북권도 71.7 그쳐
일각선 “서울 강북 지역 70선마저 깨질 수도”
잇따른 금리 인상·집값 하락 우려에 거래량↓
“매수 심리 회복 쉽지 않아…거래 절벽 지속”

▲ 서울 소재 한 아파트 단지.
▲ 서울 소재 한 아파트 단지.
투데이코리아=오창영 기자 | 부동산 시장에서 매수 심리가 꽁꽁 얼어붙었다.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가 지난달 셋째주 80선마저 붕괴된 이후 더욱 하락하고 있어서다.
 
7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첫째주(3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77.7로 지난달 마지막주(9월 26일 기준) 78.5 대비 0.8p 하락했다. 이는 2019년 6월 셋째주(77.5) 이후 3년 4개월여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매매수급지수는 부동산원의 회원 중개업소 설문과 인터넷 매물 건수 등을 분석해 수요와 공급 비중을 지수화한 수치다. 이 지수가 기준선인 100을 밑돌면 집을 사겠다는 수요자보다 팔겠다고 내놓은 집주인이 더 많다는 것을 뜻한다.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올해 5월 첫째주 91.1을 기록한 이래 22주 연속 내림세를 나타내고 있다. 잇따른 금리 인상과 그에 따른 집값 하락 우려로 ‘거래 절벽’ 현상이 날로 악화하면서 끝내 서울은 세종보다도 매수 심리가 약세인 지역으로 전락했다.
 
세종은 부동산원 통계 기준 올해 집값의 누적 변동률이 -8.25%로 전국 17개 시·도 중 하락 폭이 가장 큰 지역이다. 이에 세종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서울보다 앞선 지난 8월 넷째주에 79.8을 기록하며 올 처음으로 80선 아래로 떨어졌다. 이후 7주째 80선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달 정부의 투기과열지구 해제 조치 영향으로 세종의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지난주 78.1에서 이번주 78.7로 0.6p 올랐다. 서울과 달리 매수 심리가 살아날 조짐을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서울을 권역별로 나눠 살펴보면 노원구·도봉구·강북구 등 서울 동북권의 이달 첫째주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71.0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주 72.0에 비해 1.0p 내린 수치다.
 
대통령실 이전 호재로 주목받았던 용산구·종로구 등 도심권의 매매수급지수는 지난주 72.5에서 이번주 71.0으로 1.5p나 떨어졌다. 마포구·은평구·서대문구 등 서북권은 72.2에서 71.7로 0.5p 하락했다.
 
이렇듯 서울 강북 지역의 매매수급지수가 70선에 근접할 정도로 내린 가운데 일각에선 70선마저 깨질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내놓고 있다.
 
반면 서울 강남 지역의 상황은 조금 낫다. 강남구·서초구·송파구·강동구 등 고가 아파트들이 밀집한 동남권의 이달 첫째주 매매수급지수는 82.8로 지난달 마지막주 83.9보다 1.1p 떨어졌다. 다만 여전히 80선을 유지하고 있다.
 
영등포구·양천구·강서구 등 서남권은 지난주 85.1에서 이번주 84.8로 0.3p 내린 것으로 조사됐다.
 
▲ 서울 소재 한 공인중개사 사무소에 내걸린 급매물 안내.
▲ 서울 소재 한 공인중개사 사무소에 내걸린 급매물 안내.

서울 전역에서 매수 심리가 얼어붙으면서 하락 거래는 가파르게 늘어나는 모습이다.
 
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이달 첫째주 서울 아파트 매매 가격은 0.20% 떨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집값 하락 폭이 지난달 마지막주(-0.19%)보다 0.01%p 더 확대된 셈이다. 이는 2012년 12월 3일(-0.21%) 이후 가장 큰 폭의 하락이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 강북 14개구의 집값은 0.24% 급락했다. 특히 도봉구는 도봉동·창동 등 구축 아파트 위주로 0.37%나 폭락했고, 노원구도 상계동·중계동 등지에서 무려 0.36% 떨어졌다.
 
강남 11개구의 경우 –0.17%의 하락세를 나타냈다. 이 중 송파구 집값은 잠실동·송파동 등 대단지 아파트를 중심으로 0.27% 내렸다. 강서구는 내발산동·가양동 등에 밀집한 아파트 위주로 0.23% 급락했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추가 금리 인상 우려로 서울 주택 시장에 매수 관망세가 짙어지고 있고, 매물 적체가 가중되고 있다”며 “지속적인 매물 가격 하향 조정 속에서 급매물 중심의 간헐적 거래가 발생하며 하락 폭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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