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코리아=김시온 기자 | 국제사회가 식량 위기와 탄소 중립의 일환으로 대체육 같은 새로운 먹거리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 특히 일부 대체육의 경우 채식주의자들의 단백질 섭취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세계적인 식량 부족 현상과 우수한 농산물 생산을 위한 대책안으로 농업에 첨단기술력을 접목한 애그테크 산업에 대해 분석해보고자 한다. 애그테크는 농업을 의미하는 ‘Agriculture’와 기술을 의미하는 ‘Technology’의 합성어다.
 
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에 따르면 오는 2050년 전 세계 인구가 90억 명까지 증가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육류 소비량 역시 현재 304만 톤 수준에서 매년 1.3%씩 꾸준히 증가해 2050년에는 455만 톤에 이르는 소비량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에 따라 축산업을 통한 환경오염 문제와 동물복지 및 윤리문제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런 이유로 대체육이 새로운 해결책으로 떠오르고 있다.
 
▲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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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양육이란 무엇인가?

배양육은 대체육의 일종으로 줄기세포를 배양액 속에서 키워 고기를 만드는 방식이다.

농업 및 식품 연구 저널 ‘Journal of Agriculture and Food Research’에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현재 배양육을 생산하는데 드는 비용은 킬로그램당 약 63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배양육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배양액에 필수로 들어가는 송아지 혈청 확보돼야 하는데 현재 송아지혈청의 가격이 비싸 배양육 생산비용 역시 덩달아 비싸진 것이다.

혈청은 여러 물질이 혼합된 산물이다. 세포 배양에서 혈청은 세포의 성장과 기능에 관여하는 호르몬을 제공함과 더불어 세포의 유착과 확산인자를 제공하고, 호르몬과  중금속 그리고 지질 등의 운반 단백질을 제공하기에 꼭 필요하다.

조직배양에 사용되는 혈청은 우태혈청(FBS : fetal bovine serum)과 우아혈청(BCS : bovine calf serum) 두 가지가 있다. FBS는 소의 자궁 속 송아지에게서 채취할 수 있다. BCS는 대개 생후 16개월의 송아지에서 채취할 수 있으나 항체와 호르몬에서 차이를 보인다. 최근까지는 FBS가 BCS보다 세포를 빠르게 성장시킴과 더불어 가격이 저렴하다는 점에서 배양육에는 주로 BCS가 사용되고 있다.

다만 해당 혈청들의 경우에는 배양육 외에도 기타 연구용 및 의약품 제조용으로 사용되기 때문에 수요가 많아 비싼 가격을 보이고 있다. 덩달아 배양육 역시 비쌀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일반 돼지고기와 쇠고기의 도매가격이 킬로그램당 4~6달러라는 점을 감안 하면 아직까지 배양육은 10배 이상의 생산비 차이가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생산비 절감 등을 위해 배양육을 생산할때 FBS나 BCS를 대체할 수 있는 성분에 대한 연구가 세계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배양육 연구회장을 맡고 있는 경상국립대학교 축산 과학부 주선태 교수는 “배양육 산업 등 새로운 축산업이 생기고 발전함에 따라 정부의 지원과 제도 등도 이에 발맞춰 나아가야 할 것”이라며 “기존에 농가에서 가축을 키우던 일명 ‘전통 축산’과 배양육과 같은 ‘미래 축산’이 어우러 질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기존의 전통 축산업자들 스스로가 전통 축산을 축소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이들이 미래 축산에 대한 기틀을 다질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며, “배양육 산업은 대기업 위주의 산업이 아닌 기존 전통 축산 농가들을 근본으로 한 농장 단위의 사업으로 진행돼야 건강한 산업 생태계가 구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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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양육 외 대체육의 종류와 장점

배양육 외의 대체육은 식물성 대체육과 균류 단백질 식품, 곤충단백질 식품, 해조류 단백질 식품, 배양육 등으로 분류된다.
 
해당 대체육들은 콩단백질과 밀가루 글루텐 등의 식물성 재료나 균단백질을 활용한 비 식물성으로 만들어진다.
 
이중 콩고기의 원료로는 대두와 대두 분말, 대두단백과 탈지대두 등으로 만든 조직화 대두단백 등이 사용된다. 밀고기의 경우 밀가루 반죽을 찬물에 넣고 계속 주무름으로 전분질을 물에 용해 시켜 글루텐만을 남기는데 이것을 뭉쳐 밀고기를 만든다.
 
이렇게 만들어진 배양육 외의 대체육은 대장암의 예방에도 뛰어난 효과를 보인다.
 
네이처 학술지의 한 리뷰 논문에 따르면 전 세계 44개국의 암 등록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1990년대 이후 50세 미만의 암 발생률이 높아지고 있다. 그중 대장암이 가장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이는 붉은 고기와도 연관돼있다. 붉은 고기는 대장암 확률 상승과 심·뇌혈관 질환, 비만, 당뇨병의 주요 원인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 세계암연구재단(이하 WCRF)역시 암예방을 위해 소고기, 돼지고기, 양고기 등 붉은 고기는 일주일에 3회 이내로 총 350~500g 내에서 섭취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현주소와 미래

식물성 대체육 시장규모는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를 보인다. 글로벌 시장 연구기구 리서치앤마케츠에 따르면 지난 2019년 전 세계 식물성 대체육 시장 규모는 121억 달러(약 14.3조원) 였으며, 이는 2025년 279억 달러(약 33.5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
 
과거 콩고기로 대표되던 식물성 대체육은 실제 고기보다 질감과 맛 모두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질감과 맛뿐만 아니라 향이나 식감까지 실제 고기와 유사하게 만들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식물성 오일로 육즙을 표현했으며, 전분이나 섬유소 등으로 고기의 식감을 재현했다.
 
이런 노력을 통해 소비자들의 식물성 대체육 순응도가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월 국내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에 따르면 20대에서 30대의 남녀 1천 명을 대상으로 실시 한 설문조사에서 약 70%가 식물성 대체육에 대해 긍정직인 반응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업계 전문가에 따르면 미래 축산 기술이 아무리 발전하더라도 맛이나 육즙 등 디테일한 면에서는 전통 축산 자연육을 따라잡기 어려울 것이라고 한다. 이런 이유로 자연육에 대한 소비자들의 니즈는 계속될 것이기에 전통 축산도 사라지지 않고 미래 축산과 함께 공존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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