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 20주기를 하루 앞둔 17일 오후 대구지하철 1호선 중앙로역에 설치된 기억공간 앞에서 전국재난참사피해가족연대가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뉴시스
▲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 20주기를 하루 앞둔 17일 오후 대구지하철 1호선 중앙로역에 설치된 기억공간 앞에서 전국재난참사피해가족연대가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뉴시스
투데이코리아=박희영 기자 | 대구지하철참사 20주기를 하루 앞두고 전국재난참사피해가족연대가 참사 현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추모사업 추진 및 안전사회로의 변화 등을 촉구했다. 홍준표 대구광역시 시장은 ‘올해는 참사 현장에 가서 헌화 할 것’이라면서도 참사 희생자 유가족 외 자격이 없는 사람을 유가족위원회에서 배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2.18 대구지하철참사 20주기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이는 2003년 2월 18일 대구 도시철도 1호선 중앙로역에서 방화로 인한 화재가 발생해 192명의 사망자를 포함한 343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참사이다.
 
4.16 세월호 참사, 가습기 살균제 등 참사 피해자 유족들이 전국적으로 모여서 만든 가칭 ‘전국재난참사피해가족연대(이하 피해가족연대)’는 추모사업 추진 및 안전사회로의 변화 등을 촉구하기 위해 17일 참사 장소인 대구 중앙로역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피해가족연대는 “책임져야 할 사람들이 책임을 지고, 권한을 가진 자들이 제 역할을 이행해야만 안전한 사회가 될 수 있다”라며 “그런 사회를 만들기 위해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참사의 책임을 묻는 일을 함께하고자 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참사 이후 지하철이 불연재 소재로 바뀌었듯, 재난 참사 이후 밝혀진 진실이 사회제도와 정책변화로 이어져 안전한 사회가 되길 희망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억울하게 떠난 참사 희생자들을 떳떳하게 추모하며, 대구 지하철 참사가 남긴 교훈을 널리 알리고 다시는 이런 참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안전한 환경을 만들어 달라”라며 “유가족의 애도할 권리를 침해하지 말아달라”라고 호소했다.
 
참사 이후 트라우마를 겪는 부상자에 대한 체계적인 지원도 촉구했다.
 
이동우 2·18대구지하철참사 부상자 및 부상자가족대책위원장은 “불과 어제(16일)도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고 시도한 이가 있을 만큼, 정신적·심리적 어려움을 호소하는 부상자와 가족들이 많다”라고 밝혔다.
 
그는 “참사 당시 연기를 들이마신 탓에 호흡기와 후두 쪽에 문제가 생긴 분들도 많다”라며 “이들은 지금도 제대로 치료를 못 받고 있다”라고 말했다.
 
대구시는 지난해 5~10월 부상자 130명을 대상으로 건강 정도와 서비스 수요 등을 조사했다. 당시 조사에는 부상자 중 56명만이 응했고, 대부분의 응답자인 89%(50명)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와 이에 동반되는 불면증 및 우울증을 앓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사고 당시 연기 흡입 등을 통해 호흡기 질환을 앓는 경우도 33명에 달했다.
 
이 위원장은 “(참사 이후 20년이 지나) 부상자와 그 가족이 처한 사정이 많이 달라졌다”라며 “이들에 대한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심도 깊은 조사가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홍준표 대구광역시장은 지난 16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올해는 부상자분들이 요구하는 부상자 치료 연장도 추진하고, 시장이 참사 현장에 가서 헌화도 할 것”이라면서도 “참사 희생자 유가족들만 참여할 수 있는 유가족위원회도 정비해 유가족 자격이 안 되는 분이 있다면 배제 절차를 취해 나가도록 추진하겠다”라고 밝혔다.
 
홍 시장은 “이번 주 토요일 열리는 추모식에 세월호 참사, 이태원 참사, 민주노총, 시민단체 등이 모여 매년 해오던 추모식을 이상한 방향으로 끌고 가려고 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라며 “20여 년이 지난 참사가 이제 와서 정쟁의 도구로 이용되는 것은 옳지 않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구 지하철 참사 사건은 그동안 국민들의 성금과 대구시민들의 진심 어린 노력으로 그 상처가 대부분 아물었다. 그 참사를 잊지 않기 위해 우리는 시민안전테마파크도 만들어 대구 지하철 참사를 교훈으로 삼고, 다시는 그런 사회적 참사가 대구에서 일어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홍 시장은 이날 오후 대구지하철 1호선 중앙로역을 찾아 국화를 들고 추모벽 앞에 헌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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