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C제일은행 본점
▲ SC제일은행 본점
투데이코리아=윤주혜 기자 | SC제일은행과 한국씨티은행 등 주요 외국계 은행이 지난해 실적을 기반으로 2300억원이 넘는 돈을 본국에 송금하는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있다.
 
17일 <투데이코리아> 취재를 종합하면, SC제일은행은 전날 정기이사회를 통해 1600억원의 결산 배당을 의결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지난 2020년 490억원, 2021년 800억원을 배당한 것과 비교하면, 배당 규모가 전년의 2배로 증가한 것이다. 

아울러 한국씨티은행도 지난달 15일, 정기 이사회에서 732억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한 바 있다.

이에 오는 30일 주주총회를 열고, 내달 중 배당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앞서 한국씨티은행은 지난 2019년 652억원, 2020년 465억원을 배당했으며, 2021년에는 소비자금융 부문 철수에 따른 희망퇴직 비용으로 당기 순손실을 기록한 탓에 배당을 하지 않은 바 있다.
 
두 은행의 배당금은 사실상 전액 본사로 보내지게 된다. 

통상 금융지주사는 주식시장에 상장돼 기관과 개인투자자들이 배당금을 받아가지만, SC제일은행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영국 스탠다드차타드 북동아시아법인이 배당금 전부를 가져간다. 

SC제일은행 노조에 따르면, SC그룹이 제일은행을 인수한 2005년 이후 지난해까지 은행이 그룹에 지급한 돈은 배당금 2조6000억원, 해외 용역 수수료·브랜드 사용료 1조원 등 3조6000억원에 달한다.

한국씨티은행 역시, 배당금 99.98%가 씨티그룹이 100% 출자한 회사 씨티뱅크 오버씨즈 인베스트먼트 코퍼레이션(COIC)로 송금되는 구조다. 

특히 한국씨티은행은 지난 2015년과 2016년 각각 1161억, 1145억에 달하는 배당금을 미국 본사로 보내 논란이 일은 바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최근 금융당국의 권고에도 불구하고, 주요 외국계 은행들이 지나친 고배당으로 한국 시장에서 본국으로 자본을 빼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6일 “배당을 많이 하려면 위험가중자산 비중을 낮춰야 하므로 지금처럼 어려운 시기에 중·저 신용자에 대한 신용 공여가 불가능해진다”며 “중장기적으로 금융회사의 성장과 관련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럼에도 이같은 결정을 한 이유에 대해 SC제일은행 관계자는 “이번 배당 규모는 2022년도 회계 결산 결과에 따른 일상적인 경영 관점에서 결정됐다”며 “이번 배당 이후에도 BIS 자기자본비율과 기본자본 비율은 각각 17.83% 및 14.73%로 국내외 감독 당국의 자본규제 요건을 웃돈다”고 설명했다.
 
한국씨티은행 측도 “자본 비율이 지속적으로 증가해 업계 최고 수준의 자본 적정성을 유지하고 있다”며 “위기 상황에서 하에서 발생할 수 있는 최대 수준의 손실을 가정하고 이를 대비한 충분한 대손충당금과 자본 여력을 감안해 배당금을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말 SC제일은행과 한국씨티은행의 연체율이 증가한 것으로 드러나, 두 은행의 과도한 배당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는 더욱 커지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SC제일은행의 연체율은 0.11%로 전년보다 0.01%포인트 상승했다. 같은기간 한국씨티은행 역시 연체율 0.99%로, 1개월 이상 이상 원리금 연체율에서 기업 0.32% 대비 가계 1.35%, 신용카드 3.00%로 높아졌다.
 
특히 한국씨티은행은 지난 2021년 국내 소매금융 사업의 단계적 폐지 의사를 내비치면서, 기존 고객들이 타행으로 빠져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3분기 한국씨티은행의 고객대출금은 전년 동기대비 30.6%, 가계 대출은 33.3%, 주택담보대출은 12.7%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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