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넷플릭스 투자 건 김 여사에 ‘보고’ 논란
박용진 “권한 없는 자의 권한 행사, 국기문란 시작”
최형두 “김정숙 여사도 전용기 타고 단독 행보”

▲ 김건희 여사와 질 바이든 여사가 25일(현지시간) 백악관 관저에서 선물 교환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김건희 여사와 질 바이든 여사가 25일(현지시간) 백악관 관저에서 선물 교환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투데이코리아=이태훈 기자 | 영부인으로서 전방위적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김건희 여사가 이번에는 방미 도중 ‘국정개입’ 논란에 휩싸였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25일 미국 워싱턴 현지에서 기자들과 만나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기업 넷플릭스의 한국 투자 결정 과정을 설명하며 “중간중간 진행되는 과정을 윤 대통령에게 먼저 보고를 드렸고, 콘텐츠에 관심이 많았던 영부인에게도 보고 드렸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야권에선 ‘국정개입’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김상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같은 날 페이스북에 “김 여사의 국정개입이 만천하에 드러났다”며 “김 여사는 당장 국정운영에서 손 떼라”고 질타했다.

그는 “비정상적 상황이 반복되다 보니 이제 대통령실은 무엇이 잘못인지도 모르는 지경에 이르렀다”며 “우리 국민들은 김 여사를 대통령으로 뽑은 것이 아니다. 국민들은 선출되지 않은 영부인의 국정개입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박용진 의원도 “도대체 대통령실에서 왜 김건희 여사에게 넷플릭스 투자 진행 상황을 보고하느냐”며 “만약 보도가 사실이라면 정말 심각한 문제다. 우리 국민은 윤 대통령을 뽑았지 김건희 대통령을 뽑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권한 없는 자의 권한 행사야말로 국기문란과 국정농단의 시작”이라며 “김건희 여사가 국민의 한 사람이고 대통령의 그냥 가족에 불과한지, 아니면 대통령실을 수렴청정하는 사실상의 또 하나의 실세인지 대통령실은 밝혀야 한다”고 비판 수위를 높였다.

▲ 2021년 12월 26일 오후 서울 용산구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의 부인 김건희 씨의 허위 이력 의혹 등에 대한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2021년 12월 26일 오후 서울 용산구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의 부인 김건희 씨의 허위 이력 의혹 등에 대한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편, 이번 논란으로 지난 대선 과정에서 윤석열 후보 내외가 했던 발언들이 재조명되고 있다. 당시 윤 후보는 “대통령 부인은 그냥 가족에 불과하다”며 “법 외적인 지위를 관행화시키는 건 맞지 않다”고 말했고, 김건희 당시 후보 배우자도 자신의 허위이력 의혹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하며 “저는 앞으로 나타나지 않겠다. 조용한 내조를 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때문에 최근 대통령 내외는 ‘막상 당선되니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여기에 비선출직인 영부인이 대통령실의 ‘보고’를 받았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논란이 더욱 격화된 것이다.

이에 대해 여권은 문재인 전 대통령의 부인인 김정숙 여사를 거론하며 김건희 여사를 비호했다.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은 26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대통령 부인도 이번 순방외교에 (미국 대통령 부인) 질 바이든 여사랑 역할이 있지 않느냐”며 “대통령 부인은 이 일정에 대해서 아무 것도 몰라야 되느냐. 과거에 민주당 청와대에서는 그렇게 했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그건 말이 안 된다”며 “과거에 민주당은 대통령 부인이 단독으로 전용기를 타고 외국을 다녀온 적도 있다”고 강조했다.
 
▲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공식 초청으로 11월 4일부터 7일까지 인도를 방문하는 김정숙 여사가 2018년 11월 4일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서 공군 2호기에 탑승하며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공식 초청으로 11월 4일부터 7일까지 인도를 방문하는 김정숙 여사가 2018년 11월 4일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서 공군 2호기에 탑승하며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정숙 여사는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18년 대통령 전용기를 타고 혼자 인도를 방문해 논란이 된 바 있다. 당시 김정숙 여사는 디왈리 축제 개막행사 주빈으로 초청돼 인도를 찾았다.

장예찬 청년최고위원도 “넷플릭스 투자는 문화적인 관점에서 대통령 배우자가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사안인 것”이라며 “그리고 어제(25일) 넷플릭스 CEO와의 회담에도 배석을 하면서 여러 한국의 잠재력 큰 신인 배우와 감독, 작가들이 많이 발굴될 수 있도록 관심을 기울여달라, 이런 요청하고 덕담하는 것이 대통령 배우자에게 주어진 역할”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문화 외교, 환경 외교 하는 것들, 그러니까 그 역할의 범주를 넘어서지 않았는데 대통령 배우자가 하는 기본적인 역할과 관심을 보이는 것마저도 어떻게든 꼬투리를 잡아서 비판하는 것은 그야말로 비판을 위한 비판에 지나지 않는다”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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