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후쿠시마 오염수, 한국 전문가 시찰 파견 합의”
기시다, 강제징용 관련 “많은 분 슬픈 경험 하신 것 가슴 아파”

▲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공동기자회견을 마친 뒤 악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공동기자회견을 마친 뒤 악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투데이코리아=이태훈 기자 |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7일 양국을 둘러싼 국제 정세 속 상호 협력이 필수적임에 공감, 양국관계 발전을 위해 다방면으로 협력할 뜻을 천명했다.
 
이날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정상회담을 가진 직후 진행한 공동 기자회견에서 윤 대통령은 “두 정상은 한일관계 개선이 양국 국민에게 큰 이익으로 돌아온다는 점을 확인하고, 앞으로도 더 높은 차원으로 양국관계를 발전시켜 나아가는 데 합의했다”고 전했다. 기시다 총리도 “우리를 둘러싼 국제사회 정세를 보더라도 양국 간 협력은 필수”라고 화답했다.
 
과거보다 미래에 주안점을 두겠다는 윤 대통령의 의지는 미리부터 견지됐다. 윤 대통령은 한일 확대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 “양국이 과거사가 완전히 정리되지 않으면 미래협력을 위해 한 발짝도 내디딜 수 없다는 인식에서는 벗어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기시다 총리도 “지난 3월 회담에서는 일한관계를 중층적으로 강화·재구축함과 더불어 우리가 ‘위축된 무드’를 불식시켜 대화와 협력을 강화하기로 하는 데 의견을 일치했다”며 “그때부터 두 달도 지나지 않은 시기에 벌써 다양한 대화가 역동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고 호응했다.
 
기자회견에서 윤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두 정상은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한일 양국이 안보, 경제, 글로벌 의제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긴밀히 협력해 나가야 한다는데 다시 한번 뜻을 모았다”고 운을 띄웠다.
 
윤 대통령은 “지난 3월 저의 방일 계기에 전경련과 경단련이 설립하기로 합의한 ‘한일 미래 파트너십 기금’이 정식 출범을 앞두고 막바지 준비를 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두 정상은 한일 미래세대의 교류 확대를 위해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필요한 일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경제협력과 관련해 두 정상은 한국의 반도체 제조업체와 일본의 우수한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들이 함께 견고한 반도체 공급망을 구축할 수 있도록 이 분야에서 공조를 강화하자는데 의견이 일치하였다”며 “오늘 회담에서는 우주, 양자, AI, 디지털 바이오, 미래소재 등 첨단 과학기술 분야에 대한 공동연구와 R&D 협력 추진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졌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두 정상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이 한반도와 일본은 물론 전 세계의 평화와 안정에 중대한 위협이라는 인식을 공유하였다”며 “이에 대응하기 위해 한미일 3자 간 협력이 긴요한 상황에서, 곧 다가올 G7 정상회의 계기에 3자 정상회담 등 한미일 3국 정상 간 긴밀한 소통과 협의가 매우 중요하다는데 의견을 같이 하였다”고 전했다.
 
또 “두 정상은 이번 회담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관련 한국 전문가들의 현장 시찰단 파견에 합의하였다”며 “또한 저의 히로시마 방문 계기에 우리 두 정상은 히로시마 평화공원에 있는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를 함께 찾아 참배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 공동기자회견에서 기자의 질문을 듣고 있다. 사진=뉴시스
▲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 공동기자회견에서 기자의 질문을 듣고 있다. 사진=뉴시스
기시다 총리는 “이 자리를 빌려 수단에서 일본 국민들이 대피를 할 때 목숨이 위태로운 어려운 상황 속에서 한국이 큰 도움을 주신 데 대해서 다시 한번 감사 말씀을 드린다”며 “3월에 윤 대통령께서 (양국관계 개선을 위해) 나타내신 결단력과 행동력에 다시 한번 경의를 표한다”고 서두를 열었다.
 
이어 “경제면에서는 지난 2일에 인천에서 재무장관 회담이 7년 만에 개최되어 재무 대화를 재개하기로 뜻을 모았다”며 “수출통제 당국 간 대화도 적극적으로 이루어져서 그 결과 일본 정부로서 한국을 ‘그룹 A’(화이트리스트)로 추가하기 위한 절차를 진행 중에 있다”고 밝혔다.
 
기시다 총리는 “양국 사이에 지속적으로 성의 있는 소통을 희망하는 분야 중 하나가 처리수(후쿠시마 오염수)”라며 “한국 국내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있다는 점은 잘 인식하고 있다. 한국이 사안에 대해 이해할 수 있도록 이번 달에 도쿄전력 후쿠시마 제1원전에 대한 한국 전문가 현장 시찰단의 파견을 받아들이기로 결정하였다”고 했다.
 
또 “윤 대통령의 결단으로 3월 6일에 발표된 (강제징용 배상안) 조치에 관한 한국 정부의 노력이 진행되는 가운데 많은 분들이 과거의 아픈 기억을 되새기면서도 미래를 위해서 마음을 열어주신 데 대해 감명 받았다”며 “저도 당시 혹독한 환경 속에서 일을 하게 된 많은 분들이 힘들고 슬픈 경험을 하신 데 대해서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기시다 총리는 “우리는 동북아 지역에서 미국의 주요한 동맹국”이라며 “북한의 도발 행위가 이어지고 또 힘에 의한 일방적인 현상 변경 시도가 보이는 가운데 일미 동맹, 한미 동맹, 일한 그리고 일한미 안보 협력을 통해 억제력과 대처력을 강화하는 중요성에 대해서 의견이 일치함을 확인하였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오늘은 G7 히로시마 정상회의에서도 의제로 삼게 될 국제사회의 여러 과제에 대해서도 긴밀히 협력해 나갈 것을 확인하였다”며 “또한 피폭지 히로시마에서 평화기념공원을 방문하여 한국인 원폭 피해자 위령비를 함께 찾아 참배하기로 윤 대통령과 의견이 일치하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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