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축산 농가 자료사진.
▲ 축산 농가 자료사진.
투데이코리아=박희영 기자 | 올해 들어 사룟값이 소폭 하락했지만, 주요 곡물값과 환율이 다시 오름세를 타면서 농민들의 한숨이 짙어졌다. 여기에 구제역까지 겹쳐 특히 한우농가의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농식품부가 지난 4월 발표한 배합사료 생산실적 통계에 따르면 국내 배합사료의 올해 1분기 평균 가격은 ㎏당 682원으로 전분기(700원)보다 2.57% 감소했다.
 
배합사룟값이 떨어진 데 있어 농식품부는 사료 원료 중 60%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는 옥수수와 대두박의 가격 하락을 원인으로 꼽았다.
 
특히 사료용 옥수수는 작년 7월에 톤당 404$에서 올해 1월 도입가격은 톤당 336$로 약 16.8% 인하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환율 평균이 작년 10월 고점 이후 올해 1월 12% 하락세를 보인 것 역시 사료 가격 인하 시기를 앞당긴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올해 들어 사료용 원자잿값이 다시 상승하면서 사룟값에 영향을 끼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됐다.
 
지난 4월 미 농무부(USDA)는 월간 보고서를 통해 옥수수 수확량 추정치가 3700만 톤으로 2017∼2018년도 3200만 톤 이후 최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상 기후로 인한 가뭄과 폭염 등의 이유로 수확량이 감소하면서이다.
 
이에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등은 2분기 사료용 곡물의 수입단가지수는 167.3으로 전분기보다 4.3%, 전년 동기 대비 5.4%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가축 배합사료가 평균 가격이 매해 상승한 만큼, 하반기까지는 사룟값이 농민들의 주 고민이 될 것으로 보인다.
 
농식품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양계용 배합사료 가격은 ㎏당 632원이다. 같은 달로 따졌을 떄 2020년 426원, 2021년 442원, 2022년 541원으로 오름세를 보였다.
 
양돈용 배합사료 역시 2020년 564원, 2021년 581원, 2022년 696원으로 상승했다. 올해 3월에는 784원을 기록했다.
 
고기소의 배합사료 가격은 지난 3월 579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505원) 14.65% 상승했다. 2020년, 2021년에는 각각 399원, 421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소의 경우 최근 발생한 구제역 여파가 맞물려 당분간 부담이 이어질 것이란 게 업계의 시선이다.
 
관련해 한우협회 관계자는 <투데이코리아>와의 통화에서 “작년 옥수숫값이 최고점을 찍고 소폭 하락했지만, 최근 환율이 오르면서 사룟값 인하에 대한 부분을 (농민들이) 체감하기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옥수수가 아니더라도 다른 곡물값이 오르면 이 또한 (사룟값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관계자는 “농가 입장에서는 생산비도 못 미치는 가격으로 소를 출하한다. 마리당 150에서 200만원 가량 적자인 상황”이라며 “사룟값이 떨어질 기미는 보이지 않는데 여기에 (소고기) 소비까지 위축되면 농가 입장에서는 어려울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앞서 사료업계 관계자 역시 사룟값 인하를 쉽게 결정할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농협사료 관계자는 지난 2월 “최근 곡물가격과 환율이 다소 안정되었으나 여전히 환율 등 변동성이 커 쉽게 가격 인하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축산비 상승과 소 값 하락 등으로 축산업이 위기에 처해 있는 시점에서 고객인 축산농가의 경영안정이 먼저”라며 “축산물 생산비 저감을 위해 사료업계가 선제적으로 대처하면서 손실을 감수하고 있는 만큼 관련 업계들의 동참이 지속적으로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저작권자 © 투데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