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주광역시 금남로4가역 지하 2층에 위치한 자람팜에서 유럽형 상추가 자라고 있다.  선반을 수직으로 쌓아 재배하는 실내수직농장 방식으로 공간을 넓게 쓸 수 있다. 사진=투데이코리아
▲ 광주광역시 금남로4가역 지하 2층에 위치한 자람팜에서 유럽형 상추가 자라고 있다.  선반을 수직으로 쌓아 재배하는 실내수직농장 방식으로 공간을 넓게 쓸 수 있다. 사진=투데이코리아
투데이코리아=박희영 기자 | 햇빛 한 줌 들어오지 않는 지하철역 안에서 상추를 기를 수 있을까? ‘스마트팜’(Smart farm)과 지하철을 뜻하는 ‘메트로’(Metro)의 합성어인 ‘메트로팜’에서는 가능하다.

농업회사법인 바른팜 주식회사가 운영하는 ‘자람팜’은 광주광역시 금남로4가역 지하 1층, 2층에 위치한 300평 규모의 메트로팜이다.

농촌진흥청이 주관하는 2021년 수직형 스마트팜 모델 구축 사업 수행 기업으로 선정돼 광주광역시 도시철도공사와 협력해 사업 공간을 조성했다.

▲ 지하 1층에서 2층으로 내려가는 길 사이에 위치한 자람팜. 사진=투데이코리아
▲ 지하 1층에서 2층으로 내려가는 길 사이에 위치한 자람팜. 사진=투데이코리아
<투데이코리아>가 직접 방문했을 당시 천장이 막힌 역사 내에서도 식물들은 파릇한 모습이었다. ICT(정보통신) 기술을 접목해 생육 환경을 원격으로 제어하고, 식물 생장용 LED를 사용한 덕분이다.
 
역사 내에 스마트팜을 구축하게 된 계기에 대해 자람팜 관계자는 “원래 이곳은 오랫동안 유휴공간이었다”며 “이 사업은 지하철 유휴공간을 활용한 대규모 수직형 스마트팜 구축 사업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이어 “스마트팜의 장점은 빛, 온습도, 배양액 등을 조정할 수 있어 계절에 상관없이 작물을 365일 재배할 수 있다”며 “실내수직농장 형식으로 공간을 비교적 자유롭게 사용하고, 근무환경이 쾌적한 것 역시 장점”이라고 전했다.
 
이렇듯 스마트팜은 가뭄이나 홍수 같은 자연재해에서도 비교적 안전한 편이다.

다만 대부분 작업이 ICT 이루어지는 만큼 기계 오작동에 대한 위험성을 배제할 수 없다.
 
관계자는 “가끔 역사 내 전기가 단전되는 경우가 있는데, 짧게 한두 시간 정도는 괜찮다.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 시설을 관리하는 재배사도 있다”고 설명했다.
 
▲ 유럽형 상추 중 하나인 카이피라. 파종 후 약 40일이 지나면 수확할 수 있다. 사진=투데이코리아
▲ 유럽형 상추 중 하나인 카이피라. 파종 후 약 40일이 지나면 수확할 수 있다. 사진=투데이코리아
자람팜에서는 유럽형 상추와 허브, 딸기 등을 재배한다. 생소한 광경에 지하철을 타기 위해 바삐 오가던 시민들도 발걸음을 멈춰 유리 너머 농작물을 구경했다.
 
▲ 자람팜 재배원들이 모종을 이식판에서 정식판으로 옮기고 있다. 하나의 이식판에는 100의 모종이, 정식판에는 12개의 농작물이 자랄 수 있다. 사진=투데이코리아
▲ 자람팜 재배원들이 모종을 이식판에서 정식판으로 옮기고 있다. 하나의 이식판에는 100의 모종이, 정식판에는 12개의 농작물이 자랄 수 있다. 사진=투데이코리아
이날 재배사들은 이식을 마친 다양한 작물을 정식판에 옮기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이 관계자는 “씨앗을 배드(판)에 넣고 암실에서 이틀간 발아해 싹을 1차로 육묘한다”며 “이후 조금 더 넓은 배드로 옮겨 2차 육묘를 거치고, 잘 자란 작물을 선별해 3주간 키운 뒤 수확한다”고 설명했다.
 
이곳에서 수확한 농작물은 바른팜의 자체 브랜드인 ‘자람’의 온라인 쇼핑몰 ‘자람몰’을 통해 소비자에게 유통된다.
 
관계자는 “이곳에서 재배한 모든 작물은 농림축산식품부의 GAP와 무농약 등 국가 공인 인증을 받았다”며 “스마트팜 특성상 해충이 적은 만큼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미세먼지도 거의 없어 가능한 일”이라고 부연했다.
 
▲ 지하 1층에 위치한 ‘자람 팜카페’에서는 ‘자람팜’에서 수확한 작물과 이를 활용한 음식을 맛볼 수 있다. 사진=투데이코리아
▲ 지하 1층에 위치한 ‘자람 팜카페’에서는 ‘자람팜’에서 수확한 작물과 이를 활용한 음식을 맛볼 수 있다. 사진=투데이코리아
사전에 ‘팜 아카데미’를 신청하면 방진복을 입고 자람팜 내부 견학과 함께 직접 작물을 재배해볼 수 있다. 위층에 마련된 공방에서는 수확한 작물을 활용한 쿠킹 클라스도 진행한다.
 
공방 옆에 있는 ‘자람 팜카페’에서는 직접 작물을 수확하지 않더라도 신선한 음식을 맛볼 수 있다.
 
▲ 자람 팜카페에서 판매하는 샌드위치. 자람팜에서 수확한 유럽형 상추를 넣었다. 사진=투데이코리아
▲ 자람 팜카페에서 판매하는 샌드위치. 자람팜에서 수확한 유럽형 상추를 넣었다. 사진=투데이코리아
이날 취재진이 직접 구매한 샌드위치는 카이피라, 버터헤드, 프릴아이스 등 각종 유럽형 상추가 듬뿍 들어 있었다. 이 관계자 역시 “샌드위치에 유러피안 작물 한 포기가 거의 통으로 들어 있을 것”이라고 웃어 보였다.
 
이 밖에도 메트로팜은 서울 지하철 2호선 충정로역, 5호선 답십리역, 7호선 상도역 등에서도 볼 수 있다. 업계 역시 스마트팜이 우리 삶에 친숙한 존재로 다가온 만큼, 앞으로 더욱 다양한 형태로 확대될 것이란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미래 농업이 성장하는 추세인 만큼, 스마트팜 역시 함께 성장하고, 도시 곳곳에서도 상용화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투데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