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라인 클린룸. 사진=삼성전자 제공
▲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라인 클린룸. 사진=삼성전자
우리나라 반도체의 시간이 돌아오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1분기 실적 발표와 함께 연구개발비에 6.57조원을 투자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분기에 이은 역대 최대치이다. 시설투자도 10.7조원으로 1분기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러한 투자에 힘입은 삼성전자는 지난해 5월 CXL 1.1 기반 CXL D램을 개발한 것에 이어, 얼마 전에는 CXL 2.0을 지원하는 128GB CXL D램을 개발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CXL D램은 메인 D램과 공존하며 대역폭과 용량을 확장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인공지능(AI) 등 고속의 데이터 처리가 요구되는 차세대 컴퓨팅 시장 수요를 대처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삼성전자는 업계 최산단 12나노급 공정으로 16Gb(기가 비트) DDR5 D램 양산을 시작했다.

해당 제품은 전 세대 제품 대비 생산성이 20% 향상되고, 소비 전력은 약 23% 개선돼 전력 운영 효율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니게 됐다.

특히 이번 양산을 통해 DDR5로의 전환이 더 가속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물론 DDR5이 기존 DDR4보다 가격이 20~30%가량 비싸고, 시장 초기 단계인 만큼 수요가 많지 않다는 시각도 여전히 팽배하다.

그럼에도 시장에서는 DDR4에서 DDR5로 전환되고 있는 시기인 만큼, DDR5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시장 조사 기관인 옴디아는 최근 전체 D램 시장에서 DDR5가 차지하는 비중이 올해 12%에서, 내년 27%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리고 2025년에는 비중이 42%까지 큰 폭으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여기에 삼성전자가 DDR4 D램의 감산을 본격화하면서, DDR5의 중요도가 더 높아졌다는 견해도 나오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 반도체 시장에서의 승기를 더 굳히기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통큰 ‘투자’가 더 필요하다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최근 일본은 반도체 산업을 되살리기 위해 삼성전자를 비롯해 TSMC, 마이크론, 인텔, IBM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과 접점을 늘리며 투자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영국도 자국 내 반도체 산업의 성장 등을 목표로 약 1조 6533억원 규모의 반도체 산업 지원 정책을 발표했다. 이는 현지 반도체 업체들이 정부의 별도 지원이 없을 경우 반도체 산업이 역성장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한 것에 대한 해결책으로 발표된 조치였다. 

한국도 반도체 투자에 대한 세액 공제율을 최대 25%로 상향하고 반도체 분야의 45개 미래핵심기술을 선정하는 등의 관련한 지원 정책을 끊임없이 내놓고 있다. 그렇지만 재생에너지는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첨단 인재 육성을 위한 대학 지원도 절실하게 필요한 시점이다. 

결국 미국에 이어 중국과 일본 그리고 영국까지 뛰어든 반도체 대전에서 한국이 주도권을 확보하려면 이러한 부분과 함께 반도체 분야에 대한 아낌없이 지원과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다.

그리고 정부의 폭넓은 지원과 함께 기업도 지속적인 투자로 화답해 ‘원팀’으로 움직인다면, 반도체 대전에서의 ‘승기’를 잡을 것이란 사실은 그 누구도 부인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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