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순직 논설주간
▲ 권순직 논설주간
최근 일본에서 열린 G7 정상회의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의 행보와 관련, 의미 있는 두 가지 이벤트가 있었다. 다른 뉴스에 가려 크게 주목받진 못했지만 앞으로 눈 여겨 볼 대목이다.
 
한가지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난 뒤 이루어질 천문학적 규모의 복구사업에 우리나라가 참여, 이른바 전쟁 후의 특수를 누리는 것이다.

다른 면에서 주목하는 것은 우리가 식량난을 겪는 나라에 쌀을 원조하고, 쌀 자급(自給) 경험을 전수하는 이른바 ‘K-rice Belt’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15개월째로 접어들고 있다. 언제일지 모르지만 전쟁이 끝나면 전후(戰後) 복구사업은 필연이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미국은 대대적으로 유럽 재건 사업을 펼쳤다. 마셜 플랜이다.
 
유럽투자은행(EIB) 등에 따르면 우크라 전후 복구를 위한 이른바 ‘21세기 마셜 플랜’이 펼쳐질 것이고, 그 규모는 7500억~1조달러(약 7500억~1300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과거 한국전쟁이 끝난 뒤 일본이 특수를 누려 패전 후의 부흥에 큰 힘이 됐던 기억이 새롭다.
 
전후 복구 사업에 유리한 한국
 
우리는 월남전에 참전하고 전후 복구에 적극 참여함으로써 적지 않은 득을 누렸다.
 
전쟁 특수는 아니지만 중동(中東)에서의 건설 특수를 비롯하여 독일 간호사 및 광부 파견 등으로 벌어들인 달러가 경제 발전에 큰 보탬이 되었던 경험을 잊지 못한다.
 
한국은 참혹한 전쟁을 치르고 일어나 기적적인 경제성장을 이룩하며 선진국 클럽이라는 OECD 회원국이 된 나라다.
 
전쟁 – 복구 – 재건 –경제도약 – 선진국 대열 합류 – 원조 받는 나라에서 원조를 주는 나라로 단시일 내에 비약한 나라는 한국 말고는 찾기 어렵다.
 
우크라의 전후 복구 재건 사업에 한국의 이같은 경험은 매우 유용할 것이다.
 
특히 발전소 건설을 비롯하여 주택 도로 플랜트 건설은 물론 반도체 통신 등의 분야에서 한국 기업은 발군의 능력을 국제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전쟁 복구에는 최적의 요건을 갖춘 나라다.
 
그런 의미에서 윤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간 협력 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한 것은 희망적이다.
 
질렌스키 대통령의 요청을 받은 윤 대통령은 “지뢰 제거 장비, 긴급 후송 차량 등을 우크라이나에 필요한 물품을 신속하게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살상무기를 지원하지 않는다는 원칙은 지키되 비살상 군수물자 등은 적극 지원키로 한 것이다.
 
한국 – 우크라의 협력 분위기
 
이에 대한 응답으로 우크라 측은 “우크라 전후 재건 복구를 위한 협력 필요성에 공감하고 우수한 한국 기업들이 전후 복구에 기여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에따라 장관급 후속 협의도 속도를 내고 있다. 원희룡 국토부장관은 바르샤바에서 폴란드 및 우크라 장차관급 인사들과 전후 복구사업 참여 방안을 논의한다.
 
이에 맞춰 국내 기업들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원자력 발전소 건설 사업을 비롯, 주택 도로 사업 관련 업체들이 구체적인 진출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양국 정부 간에 이같은 우호적인 분위기가 조성되고 우리 기업들의 우수한 사업 능력이 가미되면 우크라 전쟁 특수는 충분히 기대해도 될 상황이다.
 
하루 빨리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이 끝나고 복구가 이뤄지기를 기대하는건 경제적 이익을 떠나 고통을 받고 있는 그곳 국민들에게 평화가 깃들기를 염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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