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순직 논설주간
▲ 권순직 논설주간
아프리카 등 식량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개발도상국에 우리나라의 쌀 생산 기술 전수가 활발하다.

한발 더 나아가 이들 나라에 농업 발전, 농촌 근대화를 촉진하기 위한 새마을운동의 성공 노 하우 수출도 각광을 받고 있다.
 
‘성공한 정책 수출’인 셈이다. 우리에게는 새마을운동에 대한 기억이 오래전에 사라졌지만 국제 사회에서 빛을 발휘하고 있다.
 
만성적인 식량 부족 국가에서 단시일 내에 주곡(主穀-쌀) 자립을 달성한 자랑스러운 우리의 과거가 세계 식량난 해소에 한몫하고 나선 것이다.
 
K – Rice Belt 출범의 의미
 
한국의 쌀 생산 기술과 벼 종자를 아프리카에 공급, 벼를 재배함으로써 이들 나라의 식량난을 덜어주기 위한 프로젝트가 이른바 K – Rice Belt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10일 서울에서 가나 감비아 등 아프리카 8개국과 농업장관 회의를 갖고 K –라이스벨트 사업을 공식 출범시켰다.

이 사업 주요 내용은 아프리카 8개국에 한국이 개발한 벼 종자를 보급하고 종자 생산 기술 전파와 재배 기술 제공 등이다.
 
2020년 기준 아프리카 전체 쌀 소비량은 5488만t인데 비해 생산량은 3620t에 불과, 식량난이 심각한 수준이다.

우리가 그곳 현지 생산에 맞게 개량한 볍씨는 기존 아프리카 품종보다 수확량이 4배 가량 많다.
 
정부는 2027년까지 이들 국가에 서울 면적의 7배에 달하는 43만ha 규모의 농지를 조성해 연간 1만t 가량의 쌀을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3000만명이 1년간 먹을 수 있는 양이다.
 
성공한 정책, 새마을 운동 수출
 
쌀 생산 노 하우 지원과는 별도로 새마을운동의 대(對)개발도상국 수출은 이미 오래전부터 꾸준히 이어져 오고 있다. 현지의 반응도 매우 좋다.
 
행정안전부와 새마을운동중앙회는 지난 5일 부산에서 ‘새마을운동 글로벌 협력국 장관회의’를 가졌다
 
세계 29개국이 참여했다. 새마을운동 정신을 공유하는 나라들이다. 이들은 “한국의 새마을운동 성공 경험과 가치를 국제사회의 평화와 번영에 기여하는보편적 가치로 승화시켜 전 세계가 겪고 있는 위기를 함께 극복해 나가자”고 다짐했다.
 
새마을운동중앙회에 따르면 70년대 중반부터 지금까지 149개국 6만5000여명의 새마을지도자를 초청해 한국의 경험을 전수토록 했다.
 
이를 통해 라오스 우간다 등 21개국에서 새마을운동 시범 마을 102곳이 조성됐고, 올해 10개국에 44개의 시범 마을을 새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새마을운동은 이미 세계 곳곳에서 경제발전 모델로, 한류 사업으로 성과를 인정받고 있다. 세네갈과 르완다가 대표적이다.
 
새마을 국제화에 앞장서 온 경북도는 2017년부터 세네갈에 벼농사 시범단지8ha를 조성하고 쌀을 재배해 생산량이 2.7배나 늘어난 연간 65t을 생산했다.

2010년엔 르완다 불모지 개간사업을 벌여 3ha에 불과하던 벼 생산 농지를 110ha로 크게 늘려 쌀 생산을 획기적으로 증대시켰다.
 
개도국의 롤 모델로 각광받는 한국
 
이처럼 한국의 새마을운동이 개도국들의 경제발전 롤 모델로 각광을 받고, 쌀 증산에 기여하게 된 것은 우연이 아니다.
 
70년대 우리가 성공시킨 새마을운동의 성과가 국제적으로 높이 평가받고 있기 때문이다.
 
60년대만 해도 우리나라는 보릿고개 초근목피로 상징되는 절체절명의 식량 부족 국가였다.

새마을운동과 함께 1965년 다수확 벼품종 개발에 본격 착수한지 12년만인 1977년, 대한민국은 ‘미곡(米穀)의 자급 지속 기반’을 구축한다.
 
식량 원조에 의존하던 나라가 주곡인 쌀 자급자족을 이처럼 단시일 내에 달성한 예는 지구상 어느 나라도 없는 기적이었다.
 
이젠 쌀 과잉 생산을 걱정하는 상황이다. 어려운 나라에 적지 않은 쌀 원조도 하고 있다.
 
한국은 59년 전인 1964년 WFP(세계식량계획)와 (FAO)유엔식량농업기구 등 국제기구에서 식량을 지원받아 근근히 살아왔다.

이후 20년만인 1984년 원조받는 나라에서 졸업, 현재는 식량 공여 상위 15위의 나라가 됐다.
 
작년에 방한했던 데이비드 비즐라 WFP 사무총장은 “한국은 WFP의 눈부신 모범사례다. 배고픔을 극복해낸 위대한 파트너다. 굶주림의 고통을 알고, 이를 극복한 경험이 있는 한국이 이젠 초유의 세계 식량위기 극복에 적극 나서달라”고 말했다.
 
실제로 우린 그런 역할을 이미 수행 중이다. 자랑스러운 우리의 과거 경험을 세계 무대에서 다시 꽃피우는 보람을 목격하고 있다.
 
‘새마을운동 수출’ ‘K-라이스벨트’ 쌍두마차가 계속 우리 국민들의 자존감을 한껏 높여주기를 기대한다.
 
저작권자 © 투데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