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영수 통신원
▲ 황영수 통신원
미국 시간으로 7월 12일인 어제 소비자 물가지수가 2년만에 최저치로 나타나자 미 달러와 고금리의 미 국채에 억눌려 있던 주식시장과 귀금속시장이 즉각 반응했다. 

미 노동통계국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 달인 6월의 미 소비자 물가지수(CPI)가 전년 동기대비 3%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는 2021년 3월 이후 최저폭의 상승이며, 팬데믹으로 글로벌 공급망이 붕괴되면서 40년만의 최고치인 9.1%를 기록했던 2022년 6월보다 상당히 개선된 것이며, 월 스트리트 저널(WSJ)에서 예측한 3.1%보다도 낮은 수치이다.
 
▲ 미 노동 통계국(US Bureau of Labor Statistics)
▲ 미 노동 통계국(US Bureau of Labor Statistics)
이에 따라 다우지수는 전일 대비 0.25% 상승한 34,347.43에 S&P500은 0.74% 상승한 4,472.16 그리고 나스닥 종합지수는 1.15% 오른 13,918.96에 장을 마감했다. 아울러 월가에서는 미 연준이 이번 수치로 지금까지 그들이 취한 일련의 고금리 정책 등으로 인플레이션이 진정되고 있음을 확인했다면서 이번 달 열리는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0.25%의 금리를 한 차례 올린 후 더 이상의 추가인상은 없을 것으로 보는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다. 

또한 시장에서 현금을 빨아들이며 경기침체를 부채질하던 미 국채 금리도 10년물의 경우 전일 3.982%에서 3.861%, 2년물은 4.896%에서 4.742%로 떨어지며 반전된 시장의 분위기를 반영했다. 

한편, 금은 온스당 24불 상승해 현재 1,957.32달러로 전일대비1.24% 올랐고, 은은 현재 무려 4.41% 오른 24.16불에 거래 중이다. 

이처럼 물가지수가 작년에 정점을 찍고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반대편에 있는 자산들이 꿈틀대고 있지만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핵심 인플레이션은 아직도 전체 인플레이션율 위에 머물고 있는데 다행인 점은 이번 6월의 핵심 인플레이션율이 지난 2021년 이후 가장 낮게 나오면서 전반적인 상황상 인플레이션이 식고 있다는 시그널로 볼 수 있다. 

영국의 가디언지(紙)는 지난 6월 제롬 파월 미 연준의장이 의회에 출석한 자리에서 “과거 1년간 강력한 통화정책을 취해 왔으나, 긴축의 완전한 효과가 아직 느껴지지 않기에 아직 해야 할 일이 더 있다”라고 한 점으로 미루어 다수의 경제학자들이 미 연준이 이달 25~26일에 열리는 정책회의에서 금리를 0.25% 추가 인상해 5.25%~5.50%까지 금리를 끌어올릴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전문가들은 6월의 진정효과가 미 연준이 채찍질을 멈추고 주변 상황을 다시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렇듯 불과 한달 사이에도 시장환경이 급변하면서 투자자들은 자산의 이동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탐색전에 돌입한 모습이다. 

위험자산의 대표격인 증시와 안전자산의 대명사인 귀금속은 정상적인 경제상황에서는 서로 반대로 움직이는 특성을 가지고 있지만, 미 연준의 고금리 정책으로 달러와 채권에 막혀 함께 짓눌려 있는 모습이었다. 이제 서서히 그 끝을 보이는 장애물의 행렬이 끝나면 두 자산 모두 각자의 트랙에 올라 그 동안 가지 못했던 각 자의 길로 갈 것이 확실해 보인다. 

투자자들은 어느 한 곳에 집중투자를 하기보다 분산투자를 통해 적절한 포트폴리오 구성비율을 만들어야 불확실성을 최소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 

월 스트리트 저널(WSJ)은 향후의 글로벌 경제 위험요인을 소개하며, 신중하게 투자에 접근할 것을 권하고 있다. 

우선 증시의 전망이 그리 밝지만은 않다는 것이다. 

팬데믹이 끝나면서 G2중의 한 축인 중국경제 낙관론이 비등하면서 1월말 항셍지수가 22,257까지 올랐었으나, 그 이후 지속적으로 내리막길을 걸으며 현재는 19,352까지 미끄러진 상태이고, 연초 3,116선에서 시작한 상하이 지수도 현재 3,223에 머물며 지지부진한 모습이다. 

미국 증시도 별반 다르지 않다. S&P500 지수를 구성하는 기업들이 2/4분기에만 약 7.2%의 수익감소를 예상하고 있다. 

둘째, 인플레이션을 잡겠다며 미 연준이 강하게 밀어 부치고 있는 고금리 정책의 부작용이 상당하다는 것이다.

금리가 높아지면서 시중에 돈이 돌지 않고 이로 인해 이미 4개의 미국은행들이 파산했고, 추가적으로 다른 은행들이 파산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다. 이달 말 한번 더 금리가 인상된다면 그 위험성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으며, 가뜩이나 힘든 금융권에 또 하나의 고통스러운 펀치가 얹혀질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마지막으로, 미 연준이 7월 금리인상 이후에도 공언한대로 추가적인 금리 인상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비록 6월 소비자 물가가 다소 진정됐다고는 하나 근원 소비자물가가 전월대비 0.3%, 전년대비 5.0% 올랐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전에 오른 수치보다 더 더디게 내리고 있어 이 추세대로라면 미 연준이 7월 이후에도 금리를 인상할 명분으로 내세울 수 있다. 

걷히는 안개 속 길이 늘 곧은 것만은 아닐 것이다. 

비록 희미하게 보이는 길이지만 최대한 멀리 보고 길의 생김새를 파악하는 것만이 안개속의 불확실성을 헤쳐 나아가는 현명한 방법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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