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육사 충무관 앞에 자리잡은 홈범도와 김좌진, 지청천, 이범석 장군을 비롯해 신흥무관학교 설립자인 이회영 선생의 흉상. 사진=뉴시스
▲ 육사 충무관 앞에 자리잡은 홈범도와 김좌진, 지청천, 이범석 장군을 비롯해 신흥무관학교 설립자인 이회영 선생의 흉상. 사진=뉴시스
투데이코리아=김시온 기자 | 육군사관학교 내 독립군·광복군 영웅 5인의 흉상 이전과 관련해 논란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국방부가 “독립군과 광복군 흉상 이전은 국군의 뿌리에서 이들을 배제하는 것이 결코 아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지난 26일 기자단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기념물 재정비 방안 검토 과정에서 국난극복의 전체 역사에서 특정 시기에 국한된 독립군·광복군 흉상들만이 사관생도들이 매일 학습하는 건물의 중앙현관 앞에 설치돼 있어 위치의 적절성, 역사교육의 균형성 측면에서 문제 제기가 있었다”라고 전했다.

현재 육사 충무관 앞에는 지난 2018년 3·1절 99주년을 맞아 우리 군 장병들이 사용한 5.56㎜ 소총 5만발 분량의 탄피 300㎏을 녹여 만든 홈범도와 김좌진, 지청천, 이범석 장군을 비롯해 신흥무관학교 설립자인 이회영 선생의 흉상이 자리하고 있다.

이를 두고 국방부 측은 국가보훈부와 독립기념관 등과 함께 이전에 대해 협의 중이라며 “육사 캠퍼스 종합발전계획의 일환으로 기념물 재정비계획을 추진하면서 생도교육시설인 충무관 앞에 조성된 기념물들을 독립운동이 부각되는 최적의 장소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이전 이유에 대해 “공산주의 국가인 북한의 침략에 대비해 자유민주주의와 대한민국을 수호하는 장교 육성이라는 육사의 정체성을 고려할 때 소련공산당 가입 및 활동 이력 등 여러 논란이 있는 분을 육사에서, 특히 생도교육의 상징적인 건물의 중앙현관에서 기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것으로 평가됐다”고 했다.

이는 봉오동 전투를 이끈 홍범도 장군이 지난 1927년 소련 공산당에 입당한 전력에 대해 문제 삼은 것이다.

하지만 국방부의 방침에 야권과 광복회 등은 강하게 반발했다.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이제는 독립영웅들에게도 공산주의 프레임을 씌워 독립운동의 역사마저 지우려는 것이냐"며 "윤석열 정부의 저열한 역사 인식이 통탄스러울 따름”이라고 비판했다.

홍범도 장군·우당 이회영·신흥무관학교·백야 김좌진 장군 기념사업회 관계자들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독립전쟁의 역사를 지우려는 윤석열 정부의 시도를 당장 멈추라”고 반발했다.

광복회 역시 성명을 내고 “5인의 독립유공자 흉상을 국방부가 합당한 이유 없이 철거를 시도한 것은 일제가 민족정기를 들어내려는 시도에 불과하다”라며 “독립유공자와 후손들은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규탄했다.

이러한 목소리는 여권에서도 나왔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27일 자신의 SNS를 통해 “항일 독립전쟁의 영웅까지 공산주의 망령을 뒤집어씌워 퇴출시키려고 하는 것은 오버해도 너무 오버하는 것”이라며 “굴곡진 역사의 희생양이셨던 독립투사 분이었고 박정희 대통령 이래 김영삼 대통령까지 보수정권 내내 훈장도 추서하고 수십년간 노력으로 유해를 봉환해 대전 현충원에 안장까지 한 봉오동전투의 영웅을 당시로서는 불가피 했던 소련 공산당 경력을 구실삼아 그분의 흉상을 육사에서 철거한다고 연일 시끄럽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준석 전 대표도 “그렇게 하려면 홍범도 장군에 대해 박정희 대통령이 1963년에 추서한 건국훈장을 폐지하고 하는게 맞다”며 “국가가 수여한 건국훈장을 받은 독립운동가를 누가 어떤 잣대로 평가해서 개별적인 망신을 줄 수 있다는 말이냐”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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