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12월 29일(현지시간) 반정부 시위에 참여한 시위자들이 이스라엘 의회 앞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벤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가면을 쓴 채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 지난해 12월 29일(현지시간) 반정부 시위에 참여한 시위자들이 이스라엘 의회 앞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벤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가면을 쓴 채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투데이코리아=진민석 기자 | 북한의 공식 국기인 ‘인공기’가 니제르와 이스라엘 등 전 세계 곳곳에서 열린 시위에서 휘날렸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서방에 대한 반감 표현을 위해 인공기를 흔들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지난 27일(현지시간) 터키 언론 아나돌루 에이전시(AA)에 따르면, 서아프리카 니제르(Niger) 주재 프랑스 대사관 앞 시위 현장에서 시위자들이 북한 인공기를 흔드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날 시위는 쿠데타 주체인 니제르 군부를 프랑스 당국이 인정하지 않은 것을 두고 수천여명이 반발해 발생했따.

이들은 주니제르 프랑스 대사관 앞에 모여 서방에 대한 반기로 러시아, 중국, 인도 등 브릭스 국가들의 국기는 물론 북한의 인공기를 들었는데, 이 모습이 사회관계망 서비스 X(옛 트위터)에 수천 회가량 공유되면서 온라인에서 논란이 불거졌다.

특히 일각에서는 북한이 올해 쿠데타에 성공한 서아프리카 브루키나파소 정부와 관계를 개선했는데, 이번 시위를 통해 니제르와도 관계를 개선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켄 고스 미 해군분석센터 국장은 29일(현지시간) 자유아시아방송(RF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에겐 잠재적인 기회”라며 “그간 북한은 아프리카 국가에서 동상을 세우고 독재자들을 위해 군사 훈련을 제공해왔다”고 강조했다. 

이어 “북한은 늘 자원을 얻을 수 있는 곳을 찾고 있다”면서 “니제르가 제재에 가해진다면 중국, 러시아는 물론 북한이 다가갈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또, 북한에게는 다른 파트너가 있다는 선전으로 활용될 가능성도 있다”는 견해를 공유했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북한담당 국장을 지낸 앤서니 루지에로 민주주의수호재단(FDD) 선임연구원도 같은 날 RFA에 “북한은 무기와 다른 서비스를 사고 싶은 어떤 나라에도 기꺼이 팔려고 한다”며 “대부분의 경우 이것들은 유엔과 미국의 제재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니제르 시위에 앞서 지난 7월 이스라엘 내 정부 비판 시위에서도 인공기가 등장해 온라인상을 뜨겁게 달군 바 있다.

다만 이스라엘 시위에서는 이번 니제르와는 달리 이스라엘 사법부의 행정·입법부 견제 권한이 약화되는 데에 대한 시민들의 반대 시위에서 이스라엘이 ‘독재국가’가 될 수 있다는 경각심을 주기 위한 것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해당 시위 현장에 인공기가 나타나기 시작한 것은 크세네트(이스라엘 의회)에서 사법부 무력화 법안이 통과된 7월 24일부터로, 시위대는 “이스라엘이 독재 국가화되고 있다”며 인공기를 흔들며 거리에 나섰다.

현지 언론 타임즈 오브 이스라엘(Times of Israel)에 따르면, 인공기를 흔들며 시위에 참여한 딘(29)씨는 24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정부는 나의 정부가 아니라고 느꼈다”며 “남들과 같이 강한 메시지를 주고 싶어 인공기를 흔들었다”고 전했다.

대법원의 정부 견제 권한을 제한하는 이번 법 통과로 정부와 의회를 장악한 거대 여당을 막을 수 있는 길이 사라지면서 이스라엘이 북한과 같은 전체주의 독재 국가가 될 길이 열렸다는 비난의 수위를 끌어올리려는 취지로 인공기를 든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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