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순직 논설주간
▲ 권순직 논설주간
아시안 게임 축구 결승 한.일전(韓日戰)을 하루 앞둔 날 우리 선수가 방송 인터뷰에서 보여준 모습은 감동이었다.
 
결전을 앞두고 각오를 묻는 질문에 젊은 축구 선수는 “가위 바위 보도 일본에 저서는 안되는 거 아닙니까” 라고 가볍게 웃어 넘겼다.
 
그 모습을 보면서 장면을 60,70년대로 되돌려 보았다.

아마 우리 선수는 “사력(死力)을 다해 이기겠습니다. 기필코 승리하여 국민들의 성원에 보답하겠습니다”라며 엄숙하고도 결연한 표정으로 의지를 표명했으리라...
 
나이 든 세대에겐 국제 대회에서 금메달을 놓친 선수들의 하염없는 눈물을 너무 많이 보아왔다. 은메달을 따도 못내 아쉬워했다.
 
그러나 이젠 달라졌다. 아쉽게 금메달을 놓치고 은 동메달을 따도 마냥 기뻐한다. 아쉬움이야 많겠지만 예전과는 판이하게 달라졌음을 본다.
 
축제로 승화시키는 스포츠 선수들
 
스포츠를 ‘전쟁’이 아닌 ‘즐김’으로 승화시키는 젊은이들을 보는 느낌은 흐뭇하다.
 
게임을 마친 선수들의 세리머니도 재기 발랄하다. 온갖 재미있는 표정과 제스쳐로 국민들을 즐겁게 해줬다.
 
선수들의 투혼도 빛났다. 베드민턴 여자 결승전에서 안세영 선수는 다리가 아파 제대로 뛰지 못해 경기를 보는 국민들을 안타깝게 했다. 차마 볼 수 없어 TV 채널을 돌렸다는 사람도 있다.
 
그때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보던 안 선수의 엄마는 딸의 건강이 걱정되고 가슴 조여서 오죽했으면 “그만 포기하라”고 했을까. 그러나 안 선수는 투혼을 발휘해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국민 삐약이 신유빈 탁구선수는 수년 전 손목 부상으로 1년간이나 라켓을 잡지 못하는 고통을 이겨내고 선수로 복귀, 이번 대회에서 맘껏 기량을 발휘했다.
 
노 메달 선수에게도 격려를
 
어디 이들 뿐이랴. 수 많은 선수들이 힘든 훈련 과정을 견디고, 각자의 고난을 극복, 태극 마크를 달고 국위를 선양했음을 우리는 기억한다.
 
젊은 운동선수들이 여유와 성숙함을 마음껏 펼치면서 아시안 게임을 축제이자 감동의 장(場)으로 승화시키는 모습에서 우리의 장래가 밝음을 보았다. 자랑스러웠다.
 
어디 올림픽 뿐이겠는가. 우리의 젊은이들이 세계 무대에서 펼쳐나가고 있는 활약은 우리의 국력 수준을 유감없이 보여 준다.
 
BTS는 이미 전 세계 젊은이들의 우상이다. 손홍민 김민재 이강인 등 수 많은 축구 선수들은 축구 종주 유럽 무대를 휩쓸고 있다.
 
유명 콩쿠르에서 한국 젋은이들이 우수한 성적을 내는 것은 이제 큰 뉴스거리가 되지 않을 정도이다.
 
아시안 게임을 마치면서 우리 젊은이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 우리의 자랑이었고 자부심이었다.
 
한가지, 노 메달 선수들에게도 우리는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고 격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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