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와 선심 대신 국가미래 챙기는 정치를

▲ 류석호 교수
▲ 류석호 교수
지난 14일 박정희 대통령 탄신 106돌을 맞아 경북 구미시 상모동 생가와 역사자료관 일원에서 열린 문화행사에 다녀왔다.

숭모제와 기념식, 축하공연 순으로 진행된 이날 행사엔 기관·단체장을 비롯해 전국 각지에서 3000여명이 참석했다.

박정희 대통령의 생가와 민족중흥관, 박정희대통령 역사자료관 등을 찾아 그분의 정신과 위업을 다시 새기며 나라의 오늘과 내일을 곰곰이 생각해 보는 뜻깊은 시간이었다.

박정희 대통령은 18년 재임 기간동안 오늘의 대한민국을 위해 초석(礎石)을 놓은 개척자였지만 개인적으로는 불운했다. 파란만장한 삶을 살다간 초인(超人)으로서 영욕(榮辱)이 교차하는 일생이었다고 한다면 지나친 표현일까.

박정희 대통령은 야당과 언론, 전문가 비판에도 아랑곳 않고 경부고속도로·포항제철소 건설 공사를 밀어붙였다. 새마을 운동, 산림녹화 사업, 쌀 자급자족 실현, 자주국방과 군 현대화는 물론, 박태준·정주영·이병철 회장을 앞세워, 철강·자동차·중화학·조선·전자·반도체산업 육성 등 공업화를 달성했다.

한마디로 나라를 다시 만드는 재조산하(再造山河), 국민의식 개조운동을 벌인 것이다. 국가기간산업 육성과 근면 자조 협동의 정신 함양,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완전히 탈바꿈시켰다.

박정희 대통령은 10월 유신 등 각종 논란으로 독재자의 면모를 보였지만, 월남전쟁으로 인한 미국의 주한미군 철수를 막고, 북한을 넘어, ‘한강의 기적’을 이룩했다. 불세출의 영웅이었지만, 3선 개헌과 유신헌법으로 장기 집권과 야당 지도자를 탄압하면서, 비극을 잉태시키기도 했다.

역사적으로 국가위기 상황에선 카리스마가 강한 지도자가 국운을 갈랐다. 박정희는 “하면 된다” “잘살아 보세”라는 정신으로 5000년 가난에서 벗어나게 했으며, 패배의식에 짜든 국민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고, 산업화 근대화의 기틀을 만들었다.

일제강점기와 해방공간, 6.25전쟁 4.19혁명 등 격동(激動)의 세월을 관통한 그 시대 인물에 대해, 오늘날 현재의 잣대와 주관적 판단으로 섣불리 재단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 중평이다.

박정희가 수행한 일들은 많은 국민이 박수치고 환호를 보낸, 일반 대중의 인기에 영합하는 포퓰리즘 정책은 찾아보기 어렵다.

포퓰리즘은커녕 전 국민에게 피와 땀, 눈물, 노력, 자기희생을 당당하게 요구했다.

월남파병, 한일국교정상화, 향토예비군창설, 고속도로·제철소 건설 등등...

야당과 언론, 지식인 등 많은 국민이 거국적으로, 결사적으로 반대하는 일들의 연속이었다.

이 모든 일들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고 늘리기 위해 반드시 해야 할 일들이었지만, 미래보다 현재, 기득권 지향의 좁은 시야를 가진 사람들에게 박대통령의 담대한 제안과 결단은 무모하기짝이 없는 것이었다.

“앞으로 누가 대통령이 되든, 오늘날 우리 야당과 같은 반대를 위한 반대의 고질(痼疾)이 고쳐지지 않는한, 야당으로부터 오히려 독재자라고 불리는 대통령이 진짜 국민 여러분을 위한 대통령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1969년 10월 10일 특별담화문>
“인권, 민주 다 좋은 말이오. 그러나 참다운 인권과 민주는 ‘굶주림으로부터의 해방’에서 나옵니다. 당장 배고파 죽어가는 국민들 앞에서 말장난을 해서는 안됩니다. 인권이나 민주는 경제가 해결되면 저절로 해결됩니다. 두고 보시오. 모든 결실은 나보다 오래 사는 세대에게 돌아갈 것입니다.”

그가 입버릇처럼 했다는 말이 바로 “내 무덤에 침을 뱉어라”였다.

즉 자신에 대한 역사적 평가는 후세에 맡기고 자신은 그저 맡겨진 일에 최선을 다해 열심히 일하고 앞만 보고 달리겠다는 말이었다.

혹자는 ”박정희 모델은 부정돼야 할 모델”, "박정희가 아니더라도 경제 발전은 되었을 것"이라지만, 과연 그럴까.

1964년 세계은행 발표자료를 보면 1인당 GDP(국내총생산)가 한국이 72달러로 북한(86달러)보다 낮다. 당시 필리핀이 한국의 2배, 가봉과 멕시코가 각각 4배 높다.

세계의 리더들이 말한 ‘한강의 기적’이 그게 아니라는 걸 웅변한다.

“내 아버지가 미국에서 유학하던 1960년대 초반에는 케냐의 GDP가 한국보다 높았고, 내가 태어나던 때도 케냐가 한국보다 훨씬 부유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두나라 경제규모가 전혀 비슷하지 않다. 사람들의 능력과 잠재력을 활용하지 못한게 케냐가 한국처럼 발전하지 못한 이유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박정희가 없었다면 오늘날의 한국은 없다. 박정희는 헌신적이었고, 개인적으로 청렴했으며, 열심히 일했다. 그는 국가에 일생을 바친 리더였다.” <에즈라 보겔 하버드대 명예교수>

오늘날 대한민국은 자살률이 세계 1등이고, 출산율은 맨 뒷자리다. 젊은이들이 행복하지 않아 미래를 꿈꾸지 못하고 병이 들어, 절망하는 나라가 되었다.

참지도자는 선심을 쓰듯, 함부로 국고를 풀거나, 괴담과 선동정치보다는, 정치·교육·연금·노동 개혁을 위한 국가 운영시스템을 구축함이 마땅하다. 윤석열 대통령과 여야 정치인들이 개인적 이익과 성공에 집착하는 소리(小利)를 벗어나 국리민복(國利民福)을 우선시하는 대의(大義)를 위해 분골쇄신하기를 간절히 바란다.

박정희 정신과 그의 유산은 충분히 새겨들을 가치가 있고, 여전히 유효하다.
 
저작권자 © 투데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