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0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0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투데이코리아=안현준 기자 |  한국은행이 유가·농산물 가격 하락으로 11월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상당폭 둔화했지만, 내년에 빠른 하락으로 이어지긴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은은 20일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보고서를 통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2월 중 전월(3.3%)과 비슷하거나 소폭 낮아진 뒤 추세적으로 둔화하며 내년 연말로 갈수록 2% 부근에 근접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비(非)OPEC(석유수출국기구) 주요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의 추가 감산과 정세 불안 등으로 유가가 다시 오름세를 보이거나 기상 악화로 일부 농산물 가격이 높은 수준을 보이면 상대적으로 물가 상승률 둔화 흐름이 더디게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창용 총재는 이날 “금리 인상의 영향이 지속되면서 물가 둔화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물가 목표 수준을 크게 웃도는 물가 오름세가 지속되고 있어 인플레이션에 대한 긴장을 늦추기에는 아직 이른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제 유가 등 원자재 가격의 향후 추이와 관련된 불확실성이 큰 가운데 누적된 비용 인상 압력의 영향이 지속되고 있다”며 “노동비용도 여전히 높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그는 “인플레이션을 목표 수준으로 되돌리기 위한 마지막 걸음이, 라스트 마일(last mile)이라고 보통 표현하는데 지금보다 쉽지 않을 수도 있다”며 “지난주 미 연준과 유럽 중앙은행이 최근의 인플레이션 둔화 흐름을 반영해서 물가 전망을 하향 조정하면서도 여전히 인플레이션에 대한 경계심을 늦추지 않은 점도 이러한 어려움을 반영한 것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품목별 담당자를 지정하고, 업계와의 간담회를 늘린 정부의 물가 관리 정책의 효과’를 묻는 질의에 대해선 “작년에 저희들이 물가 관리를 했기 때문에 그만큼 물가가 많이 안 올라갔다”면서 “세상에 공짜가 없는 것처럼 그렇게 관리를 했기 때문에 이것을 되돌리는 과정에서 물가가 떨어진 속도가 더 늦춰질 수 있는 가능성도 있다”고 견해를 내비쳤다.
 
이창용 총재는 제롬 파월 Fed 의장의 ‘금리 인하 논의’ 발언과도 관련해 “불확실성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파월 의장의 언급은 금리를 더 올리지 않더라도 현 수준을 유지하면서 오래 가면 상당히 긴축적인 효과를 가질 것이다, 그런 게 더 컸다고 생각한다”며 “금리 인하에 대한 논의도 있었다고 말을 하는 바람에 지금 여러 가지 시장의 해석이 다른 것 같은데, 저는 관점을 바꿔 생각이 든 것은 현 수준을 유지할 때 상당히 긴축적으로 가기 때문에 더 두고 봐야 된다는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해석했다.

그러면서도 향후 우리나라에 미칠 통화정책방향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이 총재는 FOMC 결과가 우리나라 통화정책방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질의에 “1월에 금통위가 있을 때 말씀드려야 할 것 같다”며 “금통위원들하고 상의할 기회가 없었다”고 언급했다.
 
다만, 이 총재는 자신의 개인 의견으로는 예측 밖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조심스럽게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또 FOMC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해서도 “내년도에 점도표가 얘기하듯이 경기 상황에 따라서 금리를 어느 정도 인하할 가능성이 커진 것은 사실인 것 같다”면서도 “시장이 거기에 과도하게 반응하느냐 하는 것은 앞으로 조정 과정을 보면 될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창용 총재는 그러면서 “미국이 이제 더 이상 금리를 확실히 올리는 건 아니구나 라는 자리가 잡힘으로써 국제금융시장이 많이 안정됐다”며 “저희가 통화정책을 하는데 있어서 환율이라든지 자본이동이라든지 제약 조건 하나가 풀린 것은 사실이기 때문에 독립적으로 국내 요인을 보면서 통화 정책을 할 수 있다라는 점이 물가에 미치는 효과 이런 분석 보다는 그런 메시지가 더 중요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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