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넥슨코리아 본사
▲ 넥슨코리아 본사. 사진=뉴시스
투데이코리아=이다솜 기자 |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메이플스토리’에서 장비 옵션을 재설정·업그레이드하는 ‘큐브’의 인기 옵션 획득 확률을 낮추고 알리지 않거나 거짓으로 알린 넥슨코리아가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징금 등의 제재를 받게 됐다.
 
공정위는 3일 넥슨의 전자상거래법 위반행위에 대해 시정명령 조치와 과징금 116억4200만원을 부과한다고 밝혔다. 이는 전자상거래법 위반 행위에 부과된 과징금 중 역대 가장 높은 액수이다.
 
공정위에 따르면, 넥슨은 2010년 5월 온라인게임 메이플스토리에서 확률형 아이템 ‘큐브’를 도입하고 옵션 출현 확률을 균등으로 설정했으나 같은해 9월부터 큐브 사용 시 인기옵션이 덜 나오도록 가중치 부여 방식으로 확률구조를 변경하고 알리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2011년부터 2021년까지 큐브 사용시 이용자 선호도가 높은 ‘보보보’ 등 특정 중복옵션 등을 아예 출현하지 않도록 확률구조를 변경하고도 알리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공정위는 2013년부터는 장비의 최상위 등급 ‘레전드리’을 만들고 해당 등급으로의 상승이 가능한 ‘블랙큐브’를 출시했는데, 출시 당시에는 등급 상승 확률을 1.8%로 설정했지만 확률을 조금씩 낮춰 2013년 12월에는 1.4%까지 내렸고 2016년 1월에는 1%까지 떨어졌는데도 알리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특히 공정위 측은 넥슨이 ‘큐브’로 거둬들인 매출이 약 550억원으로 추정되고, 메이플스토리 전체 매출액의 약 30%를 차지한다고 밝혔다.
 
넥슨의 이러한 뽑기형 아이템을 이용한 거짓 기만행위는 ‘버블파이터’에서도 적발됐다.
 
공정위는 2015년 버블파이트에서 빙고판에 적힌 숫자와 같은 카드를 열어 전체 빙고판을 완성하면 보상을 제공하는 방식의 ‘올빙고 이벤트’를 진행했는데, 처음에는 유료 확률형 아이템인 ‘매직바늘’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골드 숫자 카드를 일정 확률로 얻을 수 있게 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공정위 측은 “2017년 10월 10차 이벤트부터 2021년 3월 29차 이벤트까지는 매직바늘 1∼4개 사용 시까지 골든 숫자 카드를 획득할 확률이 0%로 변경됐다”며 “매직바늘을 4개 사용할 때까지는 당첨이 절대 나오지 않고, 5개째부터 일정 확률로 당첨 아이템이 나오는 구조로 변경됐다”고 주장했다.
 
김정기 공정위 시장감시국장은 “큐브가 게임(메이플스토리)의 핵심상품이란 점과 위반 기간이 길다는 점, 서든어택에 이어 두 번째 위반이란 점 등이 반영돼 역대 최대 과징금이 부과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넥슨은 공정위의 결정을 받아드린다면서도 고지 의무가 없었던 당시의 일로 소급적용했다고 반발했다.
 
넥슨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이번 사안과 관련해 “2021년 3월 넥슨코리아가 메이플스토리의 강화형 아이템인 ‘큐브’ 확률을 선제적으로 공개하면서 시작됐다”며 “아이템의 강화에 사용되는 확률형 아이템의 정보 공개는 국내 외에 선례가 없었다”고 적시했다.
 
그러면서 “확률을 공개하는 과정에서 큐브 아이템을 통해 재설정할 수 있었던 잠재옵션의 일부 중복옵션을 제외했던 내용이 약 10년 만에 공식적으로 알려지면서 민원이 발생했다”며 “ 2021년 4월, 2022년 6월 두 차례의 현장조사를 통해 넥슨이 서비스하는 게임들에 대하여 과거이력과 현황까지 전수조사를 진행했고, 과거 2010년, 2011년, 2013년, 2016년의 메이플스토리의 확률형 아이템 ‘큐브’의 확률 조정 후 미고지한 행위에 대해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넥슨은 이번 결정이 문제 제기 이후 3년여 시간이 지난 결과라면서 2021년 3월 강화형 확률정보를 전면 공개하면서 자발적으로 개선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넥슨 측은 “공정위에서 문제로 지적한 2010~2016년은 전 세계적으로 게임 확률을 공개하지 않던 시기”라며 “공정위는 전 세계 어디에서도 법적 의무, 사례가 없었던 시기의 사안에 대해 위반으로 판단했다”고 반발했다.
 
이어 “공정위의 소급처분은 한국의 게임산업을 크게 위축시킬 것이고, 콘텐츠 경쟁이 치열한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게임회사가 입을 피해는 예측하기조차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에 넥슨은 “공정위의 결정을 겸허하게 받아들인다”면서도 “공정위 심사과정에서 저희의 소명이 충분히 받아들여지지 않은 점이 있어, 의결서를 최종 전달받게 되면 면밀하게 살펴본 후 공정위에 이의신청을 하거나 사법부의 판단을 받는 방안 등을 검토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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