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일(현지시간) 대선에서 재선에 성공한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이 선거 직후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AP/뉴시스
▲ 4일(현지시간) 대선에서 재선에 성공한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이 선거 직후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AP/뉴시스
투데이코리아=진민석 기자 |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이 대선에서 압승을 거두면서 연임에 성공했다.

다만 야권 측에서는 이번 연임이 ‘위헌’이라는 주장을 펼치며 향후 지속적인 문제를 제기할 것으로 보여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4일(현지시간) 부켈레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우리가 집계한 바에 따르면 (저는) 대선에서 85% 이상의 득표율로 승리했다”며 이같이 선언했다.
 
아울러 “총선에서도 60석 중 최소 58석을 차지했다”며 “이는 전 세계 민주주의 역사에 길이 남을 기록”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엘살바도르 선거법원(TSE) 공식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은 상태다.
 
경쟁자가 없다시피 한 이번 대선에서 부켈레 대통령의 재선은 사실상 확정된 수순이었다.
 
실제로 지난달 20일 부켈레 대통령은 발표된 CID-갤럽 공동 여론조사에서 79%대 지지율을 기록하면서 각각 1∼4%대에 그친 나머지 후보들을 압도했다.
 
지난 2019년 중도우파 성향 제3당 후보로 출마해 고질병이었던 엘살바도르의 양당 체제를 깨고 대권을 거머쥔 그는 지난 4년여간 갱단과의 전쟁을 펼치면서 자국의 치안을 안정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2015년 인구 10만명당 105.2건에 달했던 엘살바도르 살인율을 지난해 2.4건으로 크게 떨어트려 자국민들의 호평을 받아 왔다.
 
이로 인해 에콰도르, 온두라스, 과테말라 등 치안 불안에 허덕이는 이웃 나라들도 대형 교도소 건립과 피의자 신상정보 적극적 공개 등 엘살바도르 치안 정책을 적극적으로 차용하고 있다.
 
부켈레는 앞서 투표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경제 발전, 빈곤율 감소, 치안 안정화가 국정 운영의 핵심 목표”라며 재선을 하더라도 지금의 기조를 바꾸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아울러 국가 예산을 동원한 비트코인 투자로 엘살바도르의 경제난 극복 재원의 기초를 마련하려 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다만 그는 구금 중 사망과 고문, 무고한 일반인에 대한 무분별한 체포, 영장 없는 가택 수색 등 인권 침해를 문제 삼는 비판의 목소리도 상당한 상황이다.
 
특히 이번 대선 과정 속 위헌 논란도 제기됐다.
 
엘살바도르 헌법상의 ‘6개월 이상 대통령으로 재임한 사람은 10년 이내에 다시 출마할 수 없다’는 대통령 연임 금지 조항을 재해석한 대목이다.
 
부켈레 대통령은 지난 2021년 친(親) 부켈레 성향의 대법원 헌법재판부(대법관들로 구성)로부터 “임기 만료 6개월 전 휴직하면 재선은 가능하다”는 유권 해석을 받아냈고, 이후 다음 대통령 임기 시작일(2024년 6월 1일) 6개월 전인 지난해 12월 1일 국회로부터 휴직 승인도 받으면서 재선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를 두고 야권 측은 “대통령 임기 규정과 관련한 개헌이 어려운 상황에 나온 결정”이라고 거듭 주장해, 연임을 둘러싼 문제 제기는 야당과 시민사회단체를 중심으로 지속될 것이라는 시각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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