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의도 증권가. 사진=뉴시스
▲ 여의도 증권가. 사진=뉴시스
투데이코리아=서승리 기자 | 퇴직연금 사전지정운용제도(디폴트옵션)의 적립금액이 12조원을 돌파한 가운데 장기간 지속된 고금리 기조로 인해 대부분 초저위험으로 쏠리면서 은행으로 적립금 대부분이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5일 고용노동부와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디폴트옵션 2023년도 4분기 말 기준 수익률 등 현황 공시’ 에 따르면, 2023년도 12월 말 기준 적립금액은 12조 5520억원으로 지난 3분기와 비교해 7조 4425억원 가량 대폭 증가했다.
 
41개 금융기관이 정부로부터 승인받은 306개 디폴트옵션 상품 중 현재 300개 상품이 판매중이며 지정가입자 수 또한 479만명으로 3분기 대비 약 88만명 증가했다.
 
지난해 7월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된 디폴트옵션은 근로자가 본인의 퇴직연금 적립금을 운용할 금융상품을 결정하지 않는 경우 사전 지정한 운용 방법으로 적립금이 자동으로 운용되도록 하는 제도다.
 
퇴직연금 중 확정기여형(DC)과 개인형(IRP)이 디폴트옵션에 해당되며 회사가 적립금을 운용하는 확정급여(DB)형은 제외된다.

지난해 12월 기준 DC 디폴트옵션 적립금은 8조5993억원, IRP는 3조9527억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초저위험 상품의 적립 금액은 11조2879억원으로 전체 적립금의 90%를 차지했으며 고위험 상품의 적립 금액은 1749억원에 그쳤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장기간 지속된 고금리 기조 등의 영향으로 수익성보다는 안정성을 택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또한 안정성을 추구하는 분위기에 적립금 대부분은 은행으로 쏠린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퇴직연금사업자별 디폴트옵션 적립금 규모 상위 10개 기관 중 은행은 8곳으로 나타났으며, 증권사로는 미래에셋증권이 10위를 기록했다.
 
적립금액의 격차도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DC와 IRP를 합한 전체 합계를 기준으로 신한은행이 2조5122억원을 기록하며 1위에 올랐고 KB국민은행이 2조 4064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현재 운용 중인 디폴트옵션 상품들의 지난해 연 수익률은 10.13%로 당초 목표했던 연 6%에서 8% 보다 높은 성과를 보였다.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초저위험 상품 수익률의 경우 4.56%로 나타났다.
 
고용노동부는 “운용 중인 상품들의 2023년 연 수익률은 약 10.1% 수준으로 애초 목표수익률인 연 6~8%보다 높은 성과를 나타냈다”며 “작년 불안정한 금융시장 상황 속에서도 사전지정운용제도가 수익률 상승을 견인했다”고 전했다.
 
이어 “제도 도입의 주된 목적이 퇴직연금 수익률 제고인 만큼 디폴트옵션 상품의 수익률은 제도의 성패를 가르는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며 “안정적인 수익 실현이 가능하도록 더욱 내실 있게 제도를 관리 및 운영해 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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