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1년 전과 비교해 3.1% 올랐다. 상승률은 둔화됐으나, 연준의 목표치인 2%대에는 미치지 못했다. 사진=뉴시스
▲ 미국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1년 전과 비교해 3.1% 올랐다. 상승률은 둔화됐으나, 연준의 목표치인 2%대에는 미치지 못했다. 사진=뉴시스
투데이코리아=진민석 기자 | 미국의 지난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치를 크게 상회하는 수치를 기록하면서 시장 내 ‘쇼크’를 가져온 가운데, 일각에서는 이로 인해 금리 인하는 조금 더 저울질을 해봐야 할 것이라고 분석을 제기했다.

13일(현지시간) 미국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1월 CPI는 전년 동월 대비 3.1% 상승해 12월의 3.4%보다는 하락했으나, 로이터통신이 조사한 경제학자들의 예상치인 2.9%보다는 높았다

이에 인플레이션은 2022년 중반 기록했던 40년 만에 최고에서 내려왔지만 연준 목표 2%로 향하고 있다고 확신하기는 힘들다는 지적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이날 인플레이션 보고서가 왜 연준 관리들이 금리 인하가 임박했다는 시장의 예상을 일축하고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고 보도했다.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의 토르스텐 슬로크 역시 블룸버그에 “인플레이션에 대한 승리를 선언하기에는 너무 이르다”며 “어쩌면 ‘마지막 마일’이 더 어려웠을 수도 있다(the ‘last mile’ was indeed more difficult)”고 분석했다.

특히 서비스 인플레이션의 고착화가 연준의 금리인하를 늦추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비스에 포함되는 주거비(+6%)와 의료비(+3%) 상승으로 예상보다 많이 올랐다. 

야후파이낸스는 예상보다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연준이 신중해지면 금리 인하가 11월 대선에 가까워질 때까지 미뤄질 가능성도 제기했다.

스파르탄 캐피털 증권의 수석 시장 이코노미스트인 피터 카딜로는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인플레이션이 1~2달 더 높은 수준을 유지한다면 6월 (금리 인하)에 작별 인사를 할 수 있고(you can kiss a June goodbye), 9월을 바라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준 총재는 지난 12일 CNN과 인터뷰에서 “올해 말에나 인플레이션이 2% 초반으로 내려갈 것으로 예상된다”며 “여름 이전에는 금리 인하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준 총재도 최근 연설에서 “인플레이션이 2%로 돌아가는 지속적이고 충분한 증거 없이 금리를 내리는 것은 실수”라며 “연말에나 금리 인하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잔 콜린스 보스턴 연준 총재 역시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목표치인 2%로 돌아가고 있다는 더 많은 증거가 필요하다”며 “연말에나 금리 인하가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1월 중순까지만 해도 선물시장에서는 5월 금리 인하와 연말까지 175 베이시스포인트(bp, 1bp=0.01%p)의 양적완화를 완전히 가격에 반영했다.

하지만 5월 금리 인하 확률은 인플레이션 데이터 이전 약 64%에서 약 32%로 떨어졌으며, 올해 90bp 미만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금리 인하가 아닌 인상 가능성마저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같은 날 투자 전문 매체 배런스(Barron‘s)는 2월 인플레이션도 생각만큼 낮아지지 않고, 연준에서 매파적 발언들이 연달아 나온다면 추가 금리 인상의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고 내다봤다.

매체는 이날 “1월 인플레이션 수치가 예상보다 높게 나오면서 2024년 금리 인하에 대한 월가의 종합적인 전망을 밀어냈다(pushed out Wall Street’s collective forecast)”며 “이제 시장은 6월까지 금리 인하를 기대하지 않고 있으며 연준의 금리 인상이 재개될 가능성도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이같이 금리 인하 기대감이 약화된 탓에 미국 달러 가치가 급등하며 심리적 저항선을 돌파했다.

이날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달러 가치는 지난해 11월 중순 이후 처음으로 심리적 저항선인 달러당 150엔을 넘어섰다. 

150엔은 일본 외환당국이 환율방어를 위해 시장에 개입할 것으로 외환시장에서 판단하는 기준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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