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일 코스피가 전 거래일보다 29.22포인트(1.10%) 하락한 2620.42에 장을 마감했다. 사진=뉴시스
▲ 14일 코스피가 전 거래일보다 29.22포인트(1.10%) 하락한 2620.42에 장을 마감했다. 사진=뉴시스
투데이코리아=서승리 기자 | 최근 정부가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은 기업과 관련해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 등 주가 부양책을 내놓겠다고 언급한 가운데, 당분간 국내 관련 주가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형성되고있다.
 
다만, 이러한 분위기에 빚을 내서 투자하는 이른바 ‘빚투’도 증가하는 등의 관련업계 및 전문가들은 PBR외에도 여러 지표와 상황을 살피는 등 단순 기대심리에만 의존한 투자는 지양해야한다며 주의를 당부하고있다.
 
14일 <투데이코리아>의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7일 기준 코스피 시장의 신용 잔액은 지난해 말과 비교해 7.4% 증가한 9조680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러한 증가세는 자동차나 금융 등 주가순자산비율이 낮은 종목들을 중심으로 나타났다. 현대차의 신용잔액은 지난해 말 대비 65% 가량 늘어났으며, KB금융과 신한금융은 같은 기간 113%, 179%로 대폭 증가했다.
 
앞서 정부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정책 등 주가 부양책을 실시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는데, 이러한 기대감에 주식시장에서는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미만 종목들로 구성된 테마가 형성되는 등 당분간 주가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조성됐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이와 관련해 지난 7일 “앞으로도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과 엄정한 시장 규율 확립 노력 등을 통해 우리 증시가 재평가받고 레벨업 되는 전기를 만들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러한 국내 주식시장 분위기에 외국인 투자자들은 14일 기준 10거래일 동안 무려 5조원이 넘는 매수세를 보이는 등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1조4676억원어치를 사들이며 강한 매수세를 보였는데, 이는 미국 금리 인하 기대감 축소에도 불구하고 코스피지수 상승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난주 미국의 고용 서프라이즈와 연준 위원의 매파적 발언으로 금리인하 기대감이 축소되며 국내 증시의 하방 요인으로 작용했다”면서도 “아시아 투자심리 개선과 외국인 저PBR 매수세가 지속되며 반등에 성공했다”고 분석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신용 잔액이 증가한 점을 언급하며 과도한 기대감으로 ‘빚투’와 ‘묻지마 투자’등의 과열된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도록 주의해야한다고 당부하고있다.
 
또한 PBR과 같은 지표 외에도 기업의 실질적인 순이익과 관련된 ROE(자기자본이익률) 등을 고려하며 신중한 옥석가리기를 통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저PBR 종목들이 뚜렷한 상승 모멘텀을 보이기 어려울 수도 있다”며 “진정한 리레이팅(ReRating)은 ROE의 추세적 상승이 동반돼야 하는데 국내 기업들의 ROE는 지난 2005~2007년 중국 경제 고성장 시절에 비해 높지 않고 주요국 기업 대비 ROE도 낮다”고 진단했다.
 
한편, 금일 미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지수(CPI) 쇼크로 금리 인하 가능성이 낮아지며 증권가에서는 저PBR 관련주로 증가한 외국인 매수세에도 영향이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연휴 이후 국내 증시는 외국인의 적극적인 순매수 속 양대 지수 모두 강세를 보여왔으나 미국의 1월 CPI 쇼크 영향에 따른 차익실현 압력이 클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연초 이후 5조원 가까이 누적 순매도를 기록한 개인의 매수세가 하방을 일부 제한 시킬 것으로 기대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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