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로 인해 삼성전자, TSMC 등 타국 반도체업체는 자연스럽게 후순위로 밀릴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지난 17일(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Bloomberg)은 미 정부가 반도체과학법(CHIPS Act·이하 반도체법)에 따라 인텔에 100억달러(약 13조원) 규모의 보조금 지원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반도체법은 미국 현지 내 공장을 짓는 기업에 390억달러의 직접보조금과 750억달러의 대출 지원을 골자로 하는 첨단 산업 경기 부흥 정책이다.
이를 통해 삼성전자와 TSMC 등 세계 주요 반도체업체들의 생산기지를 미국에 짓도록 유도했으며 반도체업체는 천문학적 건설비용이 드는 공장 건설에 대한 부담 완화도 모색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당초 인텔을 포함한 삼성전자와 TSMC 등 주요 반도체 기업들이 보조금을 지원받을 것이라는 전망치가 나왔으나 이번 인텔이 100억 달러 지원을 촉구하면서 미 정부가 더 많은 생산시설을 신설하는 자국 기업에 대규모 보조금과 지원을 몰아줄 가능성이 커졌다.
이번 보조금이 인텔에 지원된다면 2022년 반도체법 시행 이후 최대 보조금 수령이 된다.
현재 인텔은 오하이오주(州)와 애리조나주에 각각 200억달러(약 73조8000억원) 규모의 반도체 공장 건설·설비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수십 년간 반도체 업계를 장악했던 인텔은 최근 TSMC와 삼성전자에 뒤처졌다”며 “미 정부의 막대한 지원을 통해 반도체 산업의 선두 지위 탈환을 노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이 바이든 정권의 ‘자국 기업 밀어주기’는 대표적 대선 ‘스윙보터’로 꼽히는 오하이오주와 애리조나주를 보조금 지급 지역에 포함시켜 대선에 앞서 정치적으로 공략하겠다는 의미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실제로 애리조나주는 지난 2020년 대선 당시 바이든 대통령이 단 1만표 차이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승리를 따낸 것으로도 유명한 ‘격전지’로 꼽히고 있다.
이 밖에도 삼성과 TSMC의 경우, 미국 내에 대규모 생산설비를 갖출 예정이긴 하지만 인텔 대비 투자 규모는 다소 작은 편이다.
TSMC는 애리조나에 400억 달러를 투입해 새로운 파운드리 공장을 건설하고 있고, 삼성전자는 텍사스 테일러에 170억 달러를 투자해 파운드리 신공장 완공을 앞두고 있다.
이 때문에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CHIPS법에서 더 많은 지분을 가질 자격이 충분하다”며 “우리는 미국에서 차세대 반도체 생산 프로세스를 약속하며 계획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다만 통신은 한 소식통을 인용해 “이번 보조금과 대출에 대한 기준점이 어떻게 나뉠지 아직 명확하게 드러나지는 않았다(not yet clear how Intel’s award would be split between grants and loans)”고 보도했다.
지나 러몬도 미 상무장관도 지난 5일 “주요 반도체 기업들과 보조금 규모 등을 놓고 협상 중”이라며 “향후 6~12 내 더 큰 발표가 나올 것”이라고 전했다.
진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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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산업부 / 해외경제·국제정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