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18일(현지시각) 예루살렘 박물관에서 열린 유대인 지도자 모임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18일(현지시각) 예루살렘 박물관에서 열린 유대인 지도자 모임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투데이코리아=진민석 기자 |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전쟁 중인 이스라엘 당국이 라마단 기간 전까지 남아있는 인질들을 석방하지 않을 시 가자지구 최남단 라파(Rafah) 지역에서 전면전에 들어갈 것을 경고한가운데, 휴전을 거부하던 미국이 ‘임시 휴전’을 제안했다.

19일(현지시간) CNN 등 주요 외신의 보도에 따르면, 미 당국은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에 일시적인 휴전을 요구하고 분쟁 과정 속 수십만명의 팔레스타인 난민들이 밀집한 라파에 대한 이스라엘 지상군의 침공에 대한 경고를 담은 결의안 초안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 제출했다.

이번 결의안 초안은 ‘즉각적인 휴전’을 요구하는 알제리의 초안에 거부권을 행사하겠다고 밝힌 이후 제출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앞서 알제리는 이스라엘과 하마스에 즉각적인 인도주의적 휴전을 요구하고 팔레스타인 주민의 강제 이주 거부, 모든 당사자에 대한 국제법 준수 요구 등의 내용을 담은 결의안 초안을 제출한 바 있다.

그러나 미국은 알제리의 휴전 요구 결의안에 거부권 행사를 예고하면서 일시적인 휴전을 요구하는 별도의 대안을 제안했다.

CNN에 따르면, 미국이 제출한 초안은 “적용 가능할 경우, 조속히 가자에서 ‘일시적인 휴전’(temporary ceasefire)을 해야 한다”는 촉구가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스라엘의 라파(Rafah) 지역에 대한 대규모 지상전이 “민간인에게 더 큰 피해를 입히고(further harm to civilians), 잠재적으로 이웃 국가로의 난민 이주를 초래할 것”이라며 “이것은 역내 평화와 안보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줄곧 이스라엘의 방어권을 근거로 ‘휴전’이라는 단어의 언급 자체를 꺼렸던 미국이기에 이 같은 제안은 ‘중요한 변화’라는 시각도 제기되나 즉각적인 휴전을 원하고 있는 대부분의 다른 안보리 회원국의 기대치에는 못 미쳐 국제사회의 요구와는 거리가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거듭 휴전 문제를 회피해 온 미국마저 돌연 입장을 선회한 것은 총 193만명에 달하는 가자지구 내 난민 대다수가 현재 라파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추정됨에 따라 이스라엘군의 공격으로 인한 피해가 막심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이스라엘은 인도주의적 휴전을 촉구하는 국제사회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인질 석방을 요구하며 라파로의 지상전 확대를 예고하고 나섰다.

이스라엘 전시내각에 참여한 베니 간츠 국가통합당 대표는 전날(18일) 미국계 유대인 단체와 만난 자리에서 “라마단까지 우리의 인질들이 돌아오지 않으면 전투는 라파까지 확대될 것(if by Ramadan our hostages are not home, the fighting will continue everywhere, including the Rafah area)이라는 사실을 국제사회와 하마스 지도부는 알아야만 한다”며 경고성 메시지를 던졌다.

이어 “우리는 민간인 사상자를 최소화하기 위해 미국과 이집트의 파트너들과 대화하면서 민간인 대피를 용이하게 하는 등 조율된 방식으로 그것(전투)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라파 전투가) 치러야 할 비용이 너무 크다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분명히 말한다”면서 “하마스에는 항복하고 인질을 석방하는 선택지가 있고, (만약 그렇게 한다면) 가자 주민들은 거룩한 명절인 라마단을 축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슬람 금식성월인 라마단 기간은 이슬람력 기준 9월로, 올해는 3월 10일부터 4월 8일까지다.

한편, 이스라엘의 최후통첩에 헝가리를 제외한 유럽연합(EU) 26개 회원국이 즉각적인 인도적 교전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같은 날 AFP통신에 따르면,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 외교장관회의 직후 26개 회원국 외무장관이 지속적인 휴전으로 이어질 즉각적인 인도적 교전 중단을 요구하는 성명서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다만 헝가리는 이스라엘에 대한 강력한 지지 입장을 고수하며 EU 회원국 중 유일하게 이번 성명에 동참하지 않은 것으로도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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