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낙연, 김종민 새로운미래 공동대표가 2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새로운미래 당사에서 현안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4.02.20. 사진=뉴시스
▲ 이낙연, 김종민 새로운미래 공동대표가 2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새로운미래 당사에서 현안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4.02.20. 사진=뉴시스
투데이코리아=이기봉 기자 | 합당을 선언한 지 11일 만에 개혁신당과 새로운미래가 결별을 선언했다.
 
배복주 전(前) 정의당 부대표의 입당 논란으로 갈등을 빚었던 이준석 개혁신당 공동대표에게 선거 정책 결정권 등 전권마저 부여되자 같은 당 이낙연 개혁신당 공동대표가 크게 반발하면서 결국 ‘빅텐트’가 찢어진 것이다.
 
이낙연 공동대표는 20일 여의도 새로운미래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신당 통합 좌절로 여러분께 크나큰 실망을 드렸다. 부실한 통합 결정이 부끄러운 결말을 낳았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 자리에서 이준석 공동대표에게 당의 총선 캠페인 지휘를 위임하는 방안이 의결된 것을 두고 “통합 주체들의 합의는 부서졌다”며 “2월 9일의 합의를 허물고 공동대표 한 사람에게 선거의 전권을 주는 안건이 최고위원회의 표결로 강행 처리됐다”고 주장했다.

합당을 선언한 지 2주도 채 안 된 시점에서 이들이 갈라서게 된 가장 큰 이유로는 배 전 부대표의 입당 논란과 이준석 공동대표 정책적 전권 부여가 크다는 것이 중론이다.
 
실제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와 줄곧 날을 세워온 이준석 공동대표는 배 전 부대표의 입당을 두고 “법적 대표인 내 권한 내에서 공직 후보자로 추천하거나 당직 임명 가능성은 없다”고 공천 배제를 시사해 친낙(친이낙연)계와 갈등을 빚어 왔다.
 
이러한 상황 속 이준석 공동대표에게 당내 전권이 부여됨에 따라 양측 간 갈등은 최고조에 달했다.
 
앞서 개혁신당을 비롯한 ‘제3지대’ 4개의 세력은 지난 9일 합당 선언 직후 발표한 통합 합의문에서 이낙연 공동대표를 총괄선거대책위원장 직책을 맡긴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개혁신당이 전날(19일)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준석 공동대표에게 선거 캠페인·선거 정책 결정권을 위임하는 안건을 통과시키자, 이에 이낙연 공동대표와 김종민 최고위원은 즉각 반발하며 퇴장해 이른 시일 내로 빅텐트가 무너지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낙연 공동대표도 이를 두고 이날 “민주주의 정신은 훼손됐다”며 “그들은 특정인을 낙인찍고 미리부터 배제하려 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낙인과 혐오와 배제의 정치가 답습됐다”며 “그런 정치를 극복하려던 우리의 꿈이 짓밟혔다”고 말했다.
 
이어 “합의가 부서지고 민주주의 정신이 훼손되면서 통합의 유지도 위협받게 됐다”며 “더구나 그들은 통합을 깨거나 저를 지우기로 일찍부터 기획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낙연 공동대표는 개혁신당을 떠나 새로운미래로 되돌아가겠다고 발표했다.
 
그는 “저희는 통합 이전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게 됐다”며 “다시 새로운미래로 돌아가 당을 재정비하고 선거 체제를 신속히 갖추겠다”고 전했다.
 
이어 “통합은 좌초했지만, 저의 초심은 좌초하지 않고 오히려 굳건해졌다”며 “초심으로 돌아가 거대양당의 독점적 정치구도를 깨고 국민을 먼저 보호하는 대안정당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정권 견제는커녕 정권교체마저 어려워진 민주당을 대신하는 ‘진짜 민주당’을 세우겠다고 결심했다.
 
이낙연 공동대표는 “민주당의 자랑스러웠던 정신과 가치와 품격을 저희가 회복하겠다”며 “거짓과 협잡이 난무하는 정치판을 정직과 상식이 통하는 곳으로 바꾸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이낙연 공동대표와의 통합 좌초를 두고 이준석 공동대표는 아쉬운 마음을 표하면서 잡음이 나온 것에 대한 사죄의 뜻을 내비쳤다.
 
이준석 공동대표는 같은 날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지난 2월 9일 제 정당의 통합을 선언한 지 10일 만에 이낙연 대표께서 이끄시는 새로운미래가 더 이상 함께하지 못하게 된 것에 대해서 참담한 마음”이라며 이같이 사죄했다.
 
그는 이어 “저는 오늘 이 자리에서 누군가를 비판할 생각은 없다”며 “할 말이야 많지만 애초에 각자 주장과 해석이 엇갈리는 모습이 국민들 보시기에 눈살 찌푸려지는 일”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제가 성찰해야 할 일이 많다. 감당할 수 없는 일을 관리할 수 있다고 과신했던 것은 아닌지, 지나친 자기 확신에 오만했었던 것은 아닌지, 가장 소중한 분들의 마음을 함부로 재단했던 것은 아닌지, 오늘만큼은 앞으로에 대한 호언장담보다는 국민께 겸허한 성찰의 말씀을 올린다”고 다짐했다.
 
다만, 이 공동대표는 “이제 일을 하겠다. 양질의 정책과 분명한 메시지로 증명하겠다”며 “양당의 적대적 공생관계에 실망하신 유권자께 더 나은, 새로운 선택지를 마련해 드리기 위해 개혁신당은 앞으로도 낮은 자세로 진정성 있는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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