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케미칼 여수공장 전경. 사진=롯데케미칼
▲ 롯데케미칼 여수공장 전경. 사진=롯데케미칼
투데이코리아=진민석 기자 | 기초소재 부문의 실적 부진을 첨단소재 부문의 반등으로 지난해 어려운 업황을 이겨낸 롯데케미칼이 체질 개선에 나선다.

중장기적으로 변동성이 큰 기초소재 비중 감소와 동시에 중국산 대비 기술 경쟁력을 갖춘 첨단소재 중심의 포트폴리오 변화를 추구한다는 전략이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19조7389억원의 매출과 333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7626억원이었던 지난해 영업손실에 비해 손실 폭은 크게 줄었으나 기초소재 부문의 부진으로 인해 적자는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나프타 분해 설비로 생산하는 에틸렌, 프로필렌 등 기초 유분과 모노머 제품으로 PE(폴리에틸렌), PP(폴리프로필렌), BTX(방향족 탄화수소) 등의 생산·판매라는 구조를 갖춘 기초소재 부문은 지난 2021년 9000억원 규모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견조한 사업성을 뽐냈다.

다만 이듬해인 2022년부터 글로벌 경기 침체 등의 대외적 요인들로 인한 전방 수요 감소와 석유화학 제품 최대 수입국인 중국의 자급률 증가로 업황 악화가 실현됐다.

특히 납사 가격 상승에 따른 스프레드 축소로 낮은 수익성을 보였다는 것이 업계 평가다.

이에 따라 롯데케미칼의 기초소재 부문은 2022년 5532억원과 2023년 201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등 부진을 면치 못했다.

업계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올해 업황에 대한 평가를 두고 “예단하기 힘들다”며 “대일변수, 중국 경기, 글로벌 지정학적 리스크 등이 해결이 안 된 부분이 있어 조심스럽게 예측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리스크들로 인해 업계 실적이 급작스럽게 반등하거나 하진 않을 것 같다”며 “쉬운 상황은 결코 아니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글로벌 수요 회복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이라는 평가가 제기되지만, 향후 신·증설 감소로 인해 공급 부담이 점진적으로 완화될 것이라는 분석치 또한 나오고 있다.

다만, 전체 매출의 25%가량을 책임지고 있는 첨단소재 부문의 견조한 실적 아래 롯데케미칼은 수익성이 떨어지는 범용성 소재 사업을 정리함과 동시에 고부가가치 사업 강화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ABS(아크릴로니트릴부타디엔스티렌), PC(폴리카보네이트) 등 각종 가전·IT기기의 내·외장재에 사용되는 기능성 플라스틱을 생산·판매하는 사업 구조를 갖춘 첨단소재 부문은 지난해 매출 4조1840억원, 영업이익 2325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 대비 흑자 폭이 약 37% 증가했다.

이같이 첨단소재 부문 확대로 수익성 증대를 실현하기 위해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중국 자싱시에 있는 롯데삼강케미칼과 롯데케미칼자싱의 지분 정리에 들어가며 중국 내 범용 석유화학 제품 공장을 모두 처분하기에 이르렀다.

특히 오는 2030년 매출 목표로 50조원을 잡은 롯데케미칼은 사업 부문별 비중을 범용 기초소재에 40%, 고부가 스페셜티에 36%, 그리고 그린(Green) 신사업에 24%로 조정해 할당했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범용 소재는 생산 설비와 물성을 개선해 친환경 소재, 고부가가치 소재로 제품군을 확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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