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ABC 정련사 총괄이사 니콜라스 프라펠 인터뷰

▲ 황영수 통신원
▲ 황영수 통신원

팬데믹 이후로 글로벌 경제는 ‘미 달러화 VS 금’의 구도가 더욱 고착화되면서 각 지표의 오르내림이 언론의 집중조명을 받고 있다.

이 두 재화가 움직이는 방향이 곧 경제가 나아가는 방향이므로 이를 전문가의 시각과 분석으로 예상해 보는 것도 불확실성이 늘어난 경제를 예측하는데 상당히 유용하리라 본다.

이에 필자는 런던 금시장 협회(LBMA)의 전 세계 35개 정련사 회원 중 호주에서 독보적 위치를 가지고 있는 에이비씨 리파이너리(ABC Refinery Pty Ltd)의 글로벌 영업 총괄이사인 니콜라스 프라펠과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 에이비씨 리파이너리(ABC Refinery Pty Ltd) 글로벌 영업 총괄이사 니콜라스 프라펠
▲ 에이비씨 리파이너리(ABC Refinery Pty Ltd) 글로벌 영업 총괄이사 니콜라스 프라펠

먼저 그는 필자와의 인터뷰에서 금이 현재 처한 위치와 최근 상승에 일조한 주요한 동인에 대해 “작년 11월에 금값을 움직이는 양대 지표인 실질 수익률과 미 달러화가 하락하면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며 “여기에 10월 초에 촉발된 이스라엘 vs 하마스의 전쟁상태에 준하는 충돌, 후티 반군의 선박 공격과 위협도 금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2년째 이어지는 중앙은행들의 금 구매 행렬도 금값 상승에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그는 미 연준의 움직임과 관련해 “오는 5월부터 금리 인하를 시작해 150bps(1.50%) 인하 또는 4.00%까지 연방 기금의 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높다”면서 “결국 금리를 내리게 되면 금이 그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데 이견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미 달러화와 관련해선 “금년에 상당한 불확실성에 직면해 있다”며 “금리인하가 시작된다면 미국은 유로존이나 다른 경제권보다 인하 폭이 크고 빠르게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그렇지만 미 대선에서 트럼프가 당선이 된다면 중국산 제품에 대해 상당한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데, 이것이 현실화될 경우 미 달러화에 상당한 호재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니콜라스 프라펠 총괄이사는 “다른 나라의 증시보다 고(高)평가된 미국의 주가가 어떤 형태로든 예상치 못한 이유로 크게 하락한다면 이 또한 달러에 상당한 지원 요소가 될 전망”이라고 전했다.

또한 올해 금 값 전망과 관련해선 “예측은 상당히 조심스러운 면이 있다”면서도 “금값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 요소들이 합쳐진다면 상당한 가격상승을 충분히 예견할 수 있다. 장기적 전망에서 금값은 온스당 2,360~2,580달러까지도 가능하다”라고 관측했다.

다음은 니콜라스 프라펠 에이비씨 리파이너리 글로벌 영업 총괄이사와의 일문일답.

-글로벌 경제의 바로미터로 자리잡은 “금”이 현재 처한 위치와 최근 금값 상승에 일조한 주요한 동인들을 설명해 주기 바란다.
 
금은 아시아 시장 중국에서 위안화 기준으로 2023년에만 15% 수익률을 냈을 만큼 확실한 수익률을 보여줬는데, 작년 11월에 금값을 움직이는 양대 지표인 실질 수익률과 미 달러화가 하락하면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10월 초에 촉발된 이스라엘 vs 하마스의 전쟁상태에 준하는 충돌, 후티 반군의 선박 공격과 위협도 금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아울러 2년째 이어지는 중앙은행들의 금 구매 행렬도 금값 상승에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현재 금리와 인플레이션이 팬데믹 이전으로 돌아가 전 세계 대부분의 국가에서 금리가 하락할 것이라는 것이 널리 인식되고 있는 것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현 시장상황을 바라보는 미 연준은 어떤 지표를 따라 움직일 것이며, 향후 그들이 움직임은 어떤 방향으로 예상하는가?
 
미 연준이 선호하는 인플레이션 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은 2022년 3월의 5.60%에서 전년대비 현재 2.93%까지 빠르게 하락했다. 25세~54세 사이를 이르는 주요 연령대의 고용률은 팬데믹 이전으로 돌아가 강세를 보이고 있으며, 이에 고무된 미 연준은 좀 더 과감하게 정책을 결정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일례로 올해 약 2조 달러의 대규모 국채를 발행할 계획인데 그러려면 이 국채를 매수할 매수자가 필요하고 결국 높은 금리로 유인할 수 밖에 없다. 이럴 경우 금리를 낮출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는 심각한 도전에 직면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이 같은 현상은 2023년에도 일어났었으며, 시장은 연준의 실질적인 조치에 앞서 나가는 현상을 되풀이할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연준의 움직임을 예측해 보건대, 오는 5월부터 금리 인하를 시작해 150bps(1.50%) 인하 또는 4.00%까지 연방 기금의 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높다. 결국 금리를 내리게 되면 금이 그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데 이견이 없다.

특히 인플레이션이 경미하게 상승하고 실질 금리가 하방 압력을 받게 되면 이 같은 예측은 현실화될 가능성이 더욱 크다고 할 것이다.
 
-한편 미 달러화가 다시 반등할 경우의 수는 무엇이 있는가? 그리고 달러화의 재(再)강세가 현실화할 경우 미 증시와 글로벌 경제에 끼치는 영향력은 무엇인가?
 
미 달러화는 금년에 상당한 불확실성에 직면해 있다. 금리인하가 시작된다면 미국은 유로존이나 다른 경제권보다 인하 폭이 크고 빠르게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

일본은행은 첫번째 금리인하 전에 마이너스 금리정책의 종식을 선언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이는 곧 미 달러화의 약화를 의미한다. 이러한 상황과 별개로 많은 불확실성을 안고 있는 글로벌 경제환경은 미 달러화의 숨은 조력자이기도 하다.

오는 11월에 실시하는 미 대선에서 트럼프가 당선이 된다면 중국산 제품에 대해 상당한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데 이것이 현실화될 경우 미 달러화에 상당한 호재가 될 것이다. 다른 나라의 증시보다 고(高)평가된 미국의 주가가 어떤 형태로든 예상치 못한 이유로 크게 하락한다면 이 또한 달러에 상당한 지원 요소가 될 전망이다.

아울러 상당히 긴 달러 강세 사이클이 올해 다시 갱신될 수 있는데, 지난 12월말을 기점으로 올 한해 달러강세를 예상할 수 있는데 실제로 중장기 전망에서도 가격 목표치가 올라가고 있어 달러지수는 108~110선에서 움직일 수 있다.
 
-이제까지 중앙은행들이 금 구매의 큰 손이었는데 이 같은 금 구매 러시가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보는가?
 
중앙은행은 지난 2년간 연간 1,000톤 이상을 구매한 가장 큰 고객이었다. 유동성 자산의 최고봉이자 가장 확실한 가치저장 수단인 금을 확보하는 것이 불확실성에 대처하는 가장 유용한 대비이므로 2024년에도 금 구매 러시는 비슷한 수준으로 꾸준하게 이어질 전망이다.
 
-중앙은행과 더불어 팬데믹 기간 동안 금 구매의 양대 큰 손이었던 중국의 움직임 또한 금 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이는데, 더구나 미국과 불편한 관계가 청산되지 못한 현실에서 금을 바라보는 중국의 선택은 무엇이 될까?
 
작년에만 전 세계 금 수요 중 20% 이상인 910톤을 차지한 중국에서 금값은 위안화 기준으로 15% 이상 상승해 투자자들의 구미를 당길 요소가 충분하고, 상하이 심천 300지수가 1년전인 2023년 초에 비해 85%나 폭락하며, 주요 자산관리 회사들이 연달아 파산하고 있다.

또한 중국경제의 가장 큰 뇌관인 부동산 부문의 불확실성이 팽배한 상황에서 금은 시중의 유동자금을 더 확실하게 끌어당기는 가장 유망한 자산으로 봐야 할 것이다.
 
-이 외에 금값에 영향을 줄 만한 추가적인 요소들이 있다면?
 
익히 알다시피, 우리는 정치지정학적 위험이 높아진 상황에서 살고 있고 이는 금에 긍정적 영향을 준다. 중앙은행으로 대표되는 공공부문과 거대한 중국시장과 인도시장 역시 탄탄하게 금 수요를 받치며 2024년에도 전망을 밝혀줄 것이다.

중국과 더불어 금 수요를 견인하는 인도 역시 6.80%의 GDP 성장이 예상되는 가운데 강력한 아시아 시장에서의 실물 수요 역시 금값을 강하게 받치고 있다.

-기술적 분석으로 예측해 볼 수 있는 올해의 금값 전망은 어떤지 말해 줄 수 있나?
 
예측은 상당히 조심스러운 면이 있다. 그러나, 정보에 눈과 귀를 열고 있으면 모든 것이 한꺼번에 닥칠 수 있다는 가정은 얼마든지 할 수 있다. 과거의 많은 가격 변곡점들이 바로 그 증거이기 때문이다. 위에서 설명한 금값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 요소들이 합쳐진다면 상당한 가격상승을 충분히 예견할 수 있다. 장기적 전망에서 금값은 온스당 2,360~2,580달러까지도 가능하다. 이는 현재 가격대 대비 16%~27%까지 상승하는 것이다.

경제적 이벤트는 갑자기 일어나지 않는다. 작은 소재들을 쌓아 올리는 과정 즉 예고의 과정을 거친다. 이 과정들은 변동성을 만들어내는데 변동성이 많다는 것은 유동성 즉 불확실성이 크다는 뜻이기도 하며 그 불확실성을 따라 경제지표들이 움직인다. 그 지표들이 가리키는 방향을 유심히 바라보면 불확실성 사이에 난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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