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순직 논설주간
▲ 권순직 논설주간
이승만을 재조명하는 다큐멘터리가 극장 상영 한 달 만에 27일 관객 100만 명을 돌파했다.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극장을 찾아 환호하는 모습이다. 그동안 잘못 알려져 있었거나, 알려지지 않았던 사실들을 새롭게 드러냄으로써 호응도를 높였다.

특히 자료 검증을 통해 역사적 진실에 다가가려는 노력이 드러난다. 여느 픽션을 가미한 기록물 영화와 달리 이 다큐멘터리는 철저한 팩트 파인딩(자료 찾기)이 관객들로부터 뜨거운 관심을 불러 일으킨 핵심 요소다.
 
눈에 뜨이는 팩트 파인딩
 
그동안 잘못 알려진 사안 중 대표적인 것이 한강 다리 폭파 건이다. 6.25 때 한강 다리를 폭파하고 대통령 혼자 서울을 탈출한 것으로 알려져 왔다.
 
그러나 이 다큐에선 한강 다리 폭파 전에 부교(浮橋)를 설치해 시민들이 한강을 건너 피란할 수 있게 했다는 사진(자료)을 소개한다.
 
‘서울 시민들은 안심하고 서울을 지키시오’라는 라디오 연설을 하고 이승만 자신은 서울을 빠져나갔다는 이른바 ‘런승만’ 이야기도 날조임이 드러났다. 미국 CIA 소속 해외방송정보국(FBIS)이 감청한 라디오 방송 원본 어디에도 그런 내용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승만을 조롱하고 깎아내리려는 세력들에 의한 날조가 70여 년 동안 국민들을 속였다는 것이 이 다큐의 고발이다.
 
새로 자료를 발굴해 알려진 사실도 여럿이다. 4.19혁명을 초래한 원흉으로만 낙인찍혀 온 이승만이 당시 부상당한 학생들을 문병하며 울먹거리는 장면이 나온다.
 
1954년 뉴욕에서 카퍼레이드를 하며 환송받는 이승만, 하와이에서 버려진한인 소녀들을 모아 교육시킨 일, 전후 그 어려운 상황에서도 6년 의무교육 실시, 5만여 명의 시민 환영을 받으며 실시한 평양시청 발코니에서의 연설 장면 등은 그간 우리에게 알려지지 않았던 사실이다.
 
이 다큐의 특징
 
철저하고도 객관적인 자료를 기반으로 작품이 만들어졌다는 것이 이 영화의 특징이자 가치이다. 진실에 다가가려는 노력이 돋보인다.
 
제작 주체가 자신들의 정체와 의도를 숨기지 않는다. 객관이나 픽션을 가장하여 자신들의 의도를 관철하려는 뜻이 없다.

자신 있게, 그리고 떳떳하게 제작 의도를 천명한다. 그래서 더 믿음이 가고 많은 국민들로부터 호응을 이끌어 냈다고 본다.
 
이 다큐 영화 상영 이후 유튜버들 간에 역사 논쟁도 벌어지고 있다. ‘이승만은 친일파 청산을 막은 인물’ ‘역사상 최악의 인물’이라는 비난이 있는가 하면, ‘영화비 아깝지 않은 걸작’ ‘70년간 속아 살아온 게 억울하다’ 등등 네티즌들의 반응도 뜨겁다.
 
건전한 논쟁으로 진실 기록돼야
 
‘건국 전쟁’이 비록 철저한 자료를 토대로 전혀 새로운 시각과 사실(史實)을 제시했다는 점은 아무리 평가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들이 지금까지 어느 세력들에 의해 주장되어 온 내용과 너무 판이하기 때문에 향후 건전한 논쟁이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승만을 하와이 깡패, 테러리스트, 백인 미녀와 놀아난 플레이보이로 비하하며 ‘이승만 죽이기’에 열중했던 사람들(2013년 제작된 다큐물 ‘백년전쟁’)은 답해야 할 차례다.
 
자신들의 주장이 옳다면 또 다른 자료를 찾아내 반박하든지, 아니면 종전 주장을 수정하고 사과하든지 후속 논의가 있어야 한다고 본다.
 
그렇게 함으로써 진실된 역사를 후손에 전하는 노력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
 
사실 ‘건국 전쟁’ 상영 시기가 미묘해서 정치적 오해를 살 여지도 없지 않지만, 제작진의 너무 명확하고 당당한 자세를 감안할 때 ‘정치적 의도’를 따지기에는 적절하지 않아 보인다.
 
어쨌든 역사가 정쟁(政爭)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된다. 역사의 기록은 정치의 몫이 아니다. 그것은 학자들의 객관적인 연구나 사료(史料), 그리고 세월이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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