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튜브 쇼츠에서 유행 중인 ‘은행 플러팅 챌린지’ 영상들. 사진=유튜브 화면 캡처
▲ 유튜브 쇼츠에서 유행 중인 ‘은행 플러팅 챌린지’ 영상들. 사진=유튜브 화면 캡처
투데이코리아=김준혁 기자 | 한 외국인으로 추정되는 손님이 편의점에 들어와 “농협은행 어디에요?”라고 묻는다.
 
아르바이트생은 이를 “너무 예쁘네요”로 잘못 알아듣고 부끄러운 반응을 보인다.
 
손님이 계속해서 농협은행이 어디냐는 질문을 반복하자 그제야 아르바이트생은 농협은행의 위치를 묻는 것을 깨닫고 민망하게 답해준다.
 
수 년전 온라인상에서 화제를 모았던 해당 영상은 최근 유튜브, 틱톡 등 숏폼 영상 콘텐츠 플랫폼과 만나 다시 한 번 유행 콘텐츠가 되고 있다.
 
4일 <투데이코리아> 취재를 종합하면 은행 이름과 비슷한 발음을 활용해 만든 노래에 춤을 추는 ‘은행 플러팅 챌린지’ 영상이 온라인상에서 ‘밈’(Meme, 온라인 유행 콘텐츠)이 되어 화제를 일으키고 있다.
 
해당 영상의 음악에서는 은행 상호의 발음을 이용해 NH농협은행은 ‘넘 예쁘네’, IBK기업은행은 ‘귀엽네’, KB국민은행은 ‘고민해’, DGB대구은행은 ‘퇴근해’, 신한은행은 ‘신나네’ 등으로 표현했다.
 
한 단어의 발음이 다른 단어와 유사하게 들리는 몬더그린 현상을 이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챌린지는 틱톡커 ‘이짜나언짜나’를 통해 시작됐다. ‘이짜나언짜나’는 지난 1월 ‘onion하세요’라는 노래를 공개했다.
 
해당 노래는 첫 가사에서부터 “나 오늘 외국인 콘셉트”라는 등 외국인의 서투른 한국어 발음을 이용한 노래이며 제목인 ‘onion하세요’ 또한 ‘안녕하세요’의 발음을 변형한 것이다.
 
최근 유행하는 ‘은행 플러팅 챌린지’는 은행 상호를 가사로 활용한 노래의 후렴 일부만을 사용했는데, 해당 챌린지를 촬영한 유튜브 쇼츠 조회수는 수십만에서 수백만에 이르고  브브걸 유나, 세븐틴 승관을 비롯한 아이돌 등 유명 셀럽들도 참여하며 여전한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일부 SNS에서는 은행과 무관한 게시글 해시태크에 ‘너무 예쁘다’를 대신해 ‘#농협은행’을 사용하거나 ‘귀엽다’를 대신해 ‘#기업은행’을 쓰는 방식으로 밈의 확산이 더 빨라지고 있다.

여기에 NH농협은행도 이미 지난해 10월 배우 한소희를 모델로 한 ‘모두가 예뻐지는 은행, 넘흐옙은행’ 광고를 공개하는 등의 적극적으로 밈을 기업홍보에 이용하고 있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저희가 의도를 한 건 아니지만 유튜브나 쇼츠에서 유행을 타며 자연스럽게 퍼진 것 같다”며 “유튜브에 ‘너무 예쁜 은행’ 해서 (광고를) 올려놨었다”고 말했다.
 
다만, 추후 해당 밈을 또 활용할 계획이 있냐는 질의에 대해서는 “딱히 아직까지 나온 건 없다”며 말을 아꼈다.

그렇지만 이러한 밈이 확산되는 것과 관련해 은행 내부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중은행에서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는 한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은행의 입장에서는 계속적으로 고객들에게 알려지면서, 자연스럽게 고객들의 삶에 녹아들면서 친숙해지는 효과가 있는 것 같다”며 “영업 현장에서도 긍정적인 신호로 보고 있다”고 조심스레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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