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하이닉스 이천 본사. 사진=SK하이닉스
▲ SK하이닉스 이천 본사. 사진=SK하이닉스
투데이코리아=진민석 기자 | SK하이닉스가 일본 반도체업체 키옥시아와 협력해 일본에서 인공지능(AI) 반도체인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생산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SK하이닉스가 2018년 키옥시아 지분 56%를 보유한 베인캐피털 컨소시엄에 약 4조원을 투자하면서 키옥시아의 지분 19%를 간접 보유하고 있는 만큼 ‘HBM 협력’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4일 지지통신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최근 키옥시아에 HBM을 공동 생산하는 방안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두고 키옥시아는 합병을 추진하고 있는 미국 웨스턴디지털(WD)과 관련 협의에 나섰다고 지지통신은 보도했다.

키옥시아가 이번 SK하이닉스의 제안을 받아들일 경우, 생산은 키옥시아의 요카이치와 기타카미 공장이 될 것으로 점쳐진다. 

특히 SK하이닉스는 증설 없이 급증하는 HBM 수요에 대응할 수 있고, 키옥시아는 낸드플래시 생산 설비를 첨단 반도체인 HBM으로 전환할 수 있어 이번 제안은 양측에 모두 ‘윈윈’(win-win)이라는 시각이 중론이다.

실제로 업계에서는 양사가 맞손을 잡으면 HBM 시장에서의 주도권을 잡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지통신은 “키옥시아가 SK하이닉스와 함께 HBM 생산에 나선다면 일본의 반도체산업 부활을 위한 하나의 움직임이 될 것(日本の半導体産業復興に向けた一つの動きとなり)”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SK하이닉스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키옥시아에 대한 의사결정은 투자 자산을 보호하며 협력 방안이 있으면 논의하겠다는 기존 입장에 변화는 없다”며 또한 “일본 언론의 각종 보도에 대해서는 언급할 내용은 없다”고 밝혔다.

한편, SK하이닉스 측은 최근 불거진 키옥시아와 미국 웨스턴디지털(WD) 간 합병 과정 속 한국 정부로부터 합병 동의 압박 또는 설득을 받았다는 의혹과 관련해 그런 적이 없다고도 해명했다.

이날 사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한국 정부의 압박이나 설득을 받은 적이 전혀 없다”며 “잘못된 내용으로 국내에서 인용 보도가 이어지고 있기에 사실관계를 바로잡고자 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일본 현지 언론은 지난달 23일 키옥시아와 WD가 SK하이닉스의 반대로 작년 10월 중단된 반도체 부문 경영통합 협상을 내달 재개할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017년 베인캐피털 주도의 한·미·일 연합 컨소시엄을 통해 키옥시아에 약 4조원 규모로 투자했기에 양사 합병에는 SK하이닉스의 동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하지만 SK하이닉스는 지난해부터 두 회사의 합병에 원칙적으로 동의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저작권자 © 투데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