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일 (왼쪽부터) 신정호 SK시그넷 대표, 최영훈 채비 대표, 오영식 EVSIS 대표가 'EV Charging 토크콘서트'에서 발언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서승리 기자
▲ 6일 (왼쪽부터) 신정호 SK시그넷 대표, 최영훈 채비 대표, 오영식 EVSIS 대표가 'EV Charging 토크콘서트'에서 발언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서승리 기자
투데이코리아=진민석 기자 | EV(전기차) 충전기 3사 대표가 한 목소리로 전기차 생태계의 환경 개선을 위해 정부에 도움의 손길을 촉구했다.

SK시그넷, 채비, EVSIS 등 3사 대표들은 6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EV Charging 토크콘서트’에 참석해 업계의 어려움을 자체적으로 타개해 나가려고 하지만, 정부 차원에서도 지원을 통해 생태계 구축에 힘써달라고 요청했다.

먼저 신정호 SK시그넷 대표는 이날 “미국 정부의 ‘바이 아메리카’(Buy America) 정책으로 오는 7월부터는 현지에서 부품의 55% 이상을 조달해야 한다”면서 “미국 현지에는 마땅히 협력할 만한 회사들이 존재하지 않거나 적고, 또는 있다고 하더라도 비싼 것이 현실”이라고 운을 뗐다.

신 대표는 이어 “사실 우리나라에는 굉장히 훌륭한 여러 회사들이 존재한다”며 “(이들과 협력하면) K-충전기의 현지 경쟁력도 제고함과 동시에 기회도 창출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렇지만 “이들 회사는 경험이 적거나 재무적으로 충분한 자금이 없다는 등의 어려움을 토해내고 있다”며 “이를 코트라 또는 정부가 나서 적극적인 지원을 한다면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오영식 EVSIS 대표도 같은 지적과 함께 신 대표의 의견에 동조했다.

오 대표는 “가장 큰 미국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선 ‘보조금 수령’이라는 허들을 넘어야 하지만, 해당 조건을 만족시키는 현지에서 생산한 부품을 물색하기가 어렵다”며 “소싱을 하더라도 단가가 높아지는 고충이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를 3사 자체적으로 타개해 나가려고 하지만, 정부 차원에서도 자유무역협정(FTA)에 맞춰 무역 장벽 허들을 개선해 달라고 요청드리고 싶다”고 정부에 촉구했다.

최영훈 채비 대표는 이에 나아가 미국 안전 인증과 관련한 애로사항을 공유했다.

최 대표는 이날 “채비가 후발주자로서 북미 시장에 나서는 것은 글로벌 마켓에서 북미 시장을 통해 진출하는 것이 용이하기 때문”이라고 언급하면서도 ‘안전 인증 취득’이라는 어려움이 있다고 호소했다.

이어 “인증이 적게는 3~4개월, 보통 6~8개월, 심지어는 1년도 걸릴 때가 있다”며 “국내의 KTC(한국기계전자시험연구원) 인증으로 해외 국가의 인증을 갈음하는 등의 방안을 정부 기관에서 고려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날 이들 3사 대표는 현재 부족한 전기차 충전기 인프라의 개선을 위해 발전해 나가야하는 점들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오 대표는 먼저 “충전 인프라가 내 주변에 없고, 긴 충전 시간 등이 전기차 시장의 둔화 요인”이라고 꼽은 뒤 “정부에서 탈탄소를 위한 정책들을 다수 내세우고 있다. 현재 시장의 둔화는 일시적인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충전은 되는데 품질적으로 정상적인 속도만큼 나오지 않는다는 고객들의 의견도 청취한 바 있다. 수치적으로 전국에 전기차 충전기가 총 30만기가 넘었다”면서도 “수치상 전국 방방곡곡에 있을 것 같지만, 이러한 충전기들의 과반수 이상이 관리상태가 좋지 않거나 노후화돼 이용자들에게 불편한 상태”라고 꼬집었다.

최 대표는 이 같은 시장 내 고질적인 문제점들의 개선을 위해 세 가지 사항을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그는 먼저 입지를 꼽으며 “충전기가 많이 보급되는 것이 중요하다”며 “다수의 이용자들이 사용 가능한 편의성이 높은 곳에 설치하는 것을 목표로 개선해 나가야한다”고 전언했다.

이어 사용가능성을 언급한 최 대표는 “잘 작동되는가에 대한 문제”라며 “송신이 잘 되지 않는 등 하드웨어적 문제점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 다만, K-충전기는 다른 나라의 충전기보다 고장이 덜 난다고는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공간에서의 새로운 경험’을 꼽고, “강남 서초의 ‘채비스테이’를 보면, 충전하는 동안 기타 사업을 활용해 무료하지 않고 신선한 공간을 구축해 사용자들에 높은 편의성을 도모했다”며 “충전할 시, 무료하지 않은 공간의 제공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3사 대표는 이날 입을 모아 현재 어려운 상황을 맞이한 전기차 시장이 중장기적으로는 완화될 것이라는 굳건한 믿음이 있다고 역설했다.

신 대표는 “테슬라가 지난해보다 낮은 성장률을 발표하거나 GM과 포드도 투자 계획의 일부를 연기했다”며 “특히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당선이 EV 보조금 감소로 이어지며 어려운 상황을 맞이할 것이라는 인식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높은 가격대의 전기차와 충전 등이 구매력 하락의 요인”이라며 향후 보급형 전기차의 확산과 현재 환경부가 하고 있는 것처럼 지속적ㅇ니 급속 충전 인프라 구축이 거시적 관점에서 바라봤을 때 시장의 개선을 꿈꾸게 할 수 있는 점들이라고 해석했다.

최 대표도 “양적확장보다는 질적 확장을 위해 다듬을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며 “내실을 충분히 다지며 충전 사업을 다져나가야 할 것”이라고 3사 대표와 이용자들에게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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