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일(현지시간) 루이스 몬테네그로 사회민주당 대표가 포르투갈 선거 직후 리스본에서 지지자들에게 승리를 선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11일(현지시간) 루이스 몬테네그로 사회민주당 대표가 포르투갈 선거 직후 리스본에서 지지자들에게 승리를 선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투데이코리아=진민석 기자 | 세계 곳곳에서 ‘선거 물결’이 일어나는 가운데, 포르투갈에서도 ‘극우 바람’이 번지고 있다.
 
중도 우파 정당이 집권 여당인 중도 좌파 정당과의 접전 끝에 가까스로 1당을 차지한 것이다.
 
1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Reuters) 등 외신을 종합하면, 이날 치러진 포르투갈 조기 총선 개표 결과 중도 우파 사회민주당(PSD)과 두 개의 소규모 보수 정당으로 구성된 민주동맹(AD)이 29.5%를 득표하면서 사회당(28.7%)을 0.8%포인트(p)라는 근소한 차이로 앞서 1당에 올랐다.

특히 극우 포퓰리즘 정당 셰가(Chega)가 2022년 득표율의 2배를 넘는 18.05%를 기록하면서, 48석을 차지함에 따라 제3당에 등극했다.

이를 두고 유럽 곳곳에서 불고 있는 ‘극우세’가 포르투갈에도 번진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 중도 좌파는 민심을 잃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지난 2015년부터 줄곧 집권했던 사회당은 2022년에 독자적으로 과반수 의석 확보에도 성공했으나 9년 만에 정권을 내주게 됐다.
 
이러한 총선 결과를 두고 수십 년간 이어진 거대 양당 체제에 대한 피로감과 더불어 터져버린 정권 심판론이 한몫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사회당과 사회민주당이 지속 정권을 번갈아 가며 잡아 오는 과정 속 정치인들이 권력 아래 자행해 온 비리가 줄곧 나오면서 유권자들의 피로감이 쌓였다는 것이다.
 
지난해 코스타 전 총리의 비서실장이 이권 비리에 연루돼 구속된 데 이어 사회민주당 측에서도 선거 직전 두 명의 핵심 당직자가 뇌물 스캔들로 사임하는 일이 벌어졌다.
 
이뿐 아니라 저임금과 물가 상승, 주택 위기, 공공 의료 서비스 낙후 등 경제가 악화되면서 정권 심판론까지 여론의 중심에 섰다.
 
이러한 상황 속 셰가는 선거 운동 과정에서 두 양대 정당을 기득권으로 몰아세우며 유권자들의 이 같은 불만 사항을 지지세 확산의 동력으로 삼기도 했다.
 
안드레 벤투라 셰가 대표는 “포르투갈 국민은 보수당에 과반수를 줬고, 우리가 정부를 구성하지 않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라며 AD 측과 협력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러나 셰가의 극단주의적 성향으로 인해 사회민주당은 직접적으로 불쾌감을 시사하며 “안 된다면 안된다(no means no)”는 강력한 입장과 함께 협력 가능성을 배제해 왔다.
 
다만 정부 구성에 필요한 과반수(전체 의석 중 115석) 확보에는 역부족이라 제3당인 셰가가 정부 구성 과정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이 될 가능성이 높아진 만큼, 연합 여지는 남아있다는 분석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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