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일(현지시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유권자가 자국 대통령 선거 투표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15일(현지시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유권자가 자국 대통령 선거 투표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투데이코리아=진민석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현대판 ‘차르’(황제)가 사흘간의 여정이 시작된다.

15일(현지시간) 러시아는 사실상 푸틴 대통령의 ‘집권 5기’를 공식화하는 절차인 이번 대선 투표 기간을 이날부터 사흘간 진행한다.

원격 전자투표 방식도 처음으로 도입한 이번 대선에서 만약 푸틴 대통령이 또다시 당선된다면, 이론상 최장 2036년까지의 장기 집권 가능성이 열리게 된다.

대선 후보로는 무소속으로 출마한 푸틴 대통령을 포함한 4명으로, 새로운사람들(New People)의 블라디슬라프 다반코프, 자유민주당(LDPR)의 레오니트 슬루츠키, 러시아 공산당(CPRF)의 니콜라이 하리토노프가 출사표를 던졌다.

반(反)푸틴 야권 주자 보리스 나데즈딘은 러시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후보 등록 거부로 출마가 좌절됐으며 이에 앞서 예카테리나 둔초바도 ‘후보등록 서류 결함’을 이유로 지난해 12월 출마가 거부된 바 있다.

특히 푸틴의 ‘최대 정적’으로 꼽혔던 반정부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가 지난달 16일 북극권 제3교도소에서 47세 일기로 옥중 돌연사하면서 사실상 푸틴 대통령의 장기 집권이 현실화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푸틴 대통령은 1999년 12월 31일 보리스 옐친 전 대통령 퇴진 이후 대행을 맡은 이후 지금까지 러시아를 통치하고 있다. 그는 지난 2000, 2004, 2012, 2018년 대선에서 승리했고, 2008∼2012년에는 총리로 물러나 있었으나 실권을 유지했다.

이번 대선에서 5선에 성공하면 2030년까지 집권할 수 있게 되며, 2020년 개헌으로 2030년에 열리는 대선까지 출마할 수 있어 이론상 2036년까지 집권 연장도 가능하다. 

그렇게 된다면 실질적으로 18세기 황제 예카테리나 2세(34년 재위)보다 오래 러시아를 통치할 가능성도 있는 셈이다. 그가 유일하게 넘을 수 없는 지도자는 표트르 대제(43년 재위)뿐이다.

한편, 러시아 당국은 대선에 앞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격을 지속 감행하며 푸틴 대통령 선전에 나섰다.

14일 밤 러시아 국방부는 우크라이나군이 국경 벨고로드 지역에서 최소 8발의 미사일을 발사해 2명의 사망자와 12명의 부상자를 냈지만, 러시아군이 이들을 격퇴하고 최소 195명을 사살했다고 발표했다.

다만 해당 지역에서 그간 치열한 혈투가 벌여져 온 바 양측이 지속해서 전쟁의 성과를 주장하고 있어. 러시아 측의 주장을 증명하는 것은 아직까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러시아 당국의 발표를 두고 푸틴 대통령의 장기 집권을 위한 선전전으로 평가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선거를 앞두고 국민들에게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이 3년째에 접어든 지금, 외세의 위협으로부터 나라를 지킬 사람은 자신밖에 없다고 강조하며 30년 통치를 이어가기 위한 홍보전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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