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냐민 네타냐후(왼쪽) 이스라엘 총리가 17일(현지시각) 예루살렘 총리실에서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공동 기자회견 하며 악수하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팔레스타인 민간인들이 전장을 떠날 수 있게 할 것"이라며 라파 공격 의지를 재확인했다. 2024.03.18. 사진=뉴시스
▲ 베냐민 네타냐후(왼쪽) 이스라엘 총리가 17일(현지시각) 예루살렘 총리실에서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공동 기자회견 하며 악수하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팔레스타인 민간인들이 전장을 떠날 수 있게 할 것"이라며 라파 공격 의지를 재확인했다. 2024.03.18. 사진=뉴시스
투데이코리아=진민석 기자 | 최근 미국 민주당 소속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가 자신을 ‘평화의 중대한 장애물’로 규정하며 교체를 요구함과 동시에 조 바이든 대통령도 이를 두둔하자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이를 작심 비판하고 나섰다.
 
특히 팔레스타인 피란민이 몰린 가자지구 최남단 라파에 대한 공격을 강행하겠다는 네타냐후 총리가 이 같은 입장을 고수하면서 우방국과의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는 모양새다.
 
17일(현지시간) 네타냐후 총리는 CN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슈머 원내대표가 자신을 중동 평화의 장애물로 묘사한 연설에 대해 “완전히 부적절했다”고 강력하게 반발했다.
 
이어 “자매 민주주의 국가에 가서 그곳의 선출된 지도부를 교체하려고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이스라엘에서 선거가 치러지든 안 되든 그것은 이스라엘 정부가 알아서 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네타냐후 총리는 선거를 치르는 결정은 궁극적으로 이스라엘 국민에게 달렸다고 밝혔다.

그는 “만약 우리가 지금 선거를 치른다면, 전쟁에서 승리하기 전에 우리는 적어도 6개월 동안 국가적 마비 상태에 빠질 것”이라며 “이는 우리가 전쟁에서 패배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앞서 유대계 미국인이자 민주당의 친이스라엘 성향 중진인 슈머 원내대표는 지난 14일 상원 회의에서 네타냐후 총리에게 가능한 한 빨리 총선을 실시할 것을 촉구하며 압박했다.
 
당시 슈머 원내대표는 “매우 많은 이스라엘인이 정부의 비전과 방향에 대해 신뢰하지 않는다”며 “이 중대한 시점에 나는 새로운 선거가 이스라엘의 건전하고 개방적인 의사결정 과정을 위한 유일한 길이라고 믿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네타냐후 정부는 민간인 사상자를 막으려는 국제사회의 요구에도 하마스를 파괴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약 150만명의 피란민이 몰려 있는 라파 지역을 공격하겠다는 계획을 굽히지 않고 있다.
 
또 슈머 원내대표는 네타냐후 총리가 이스라엘의 이익보다 자신의 정치적 생명을 우선시하며 길을 잃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극우 극단주의자들과 연합을 이룬 이스라엘 현 정부가 전쟁 수행 과정에서 가자지구 민간인의 과도한 희생을 유발함으로써 세계에서 역대 가장 낮은 수준의 지지를 받고 있다”면서 “이스라엘은 외톨이가 되면 살아남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이를 두고 네타냐후 총리는 “(전쟁을 멈추고자 하는 사람들이) 이스라엘 정부와 이스라엘 총리에 대해 거짓 비난을 해 전쟁을 멈추려 한다”며 “그들은 전쟁이 한창인 지금 선거를 치르려고 한다”고 반박했다.
 
이어서 국제사회에 대해 “기억력이 그렇게 짧은가?(having a short memory) 홀로코스트 이후 유대인을 상대로 자행된 가장 끔찍한 대학살인 (지난해) 10월 7일을 그렇게 빨리 잊었는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당신은 이스라엘이 하마스라는 괴물로부터 방어할 권리가 없다는 사실을 그렇게 빨리 부인할 준비가 돼 있느냐? 그렇게 빨리 도덕적 양심을 잃었느냐?(Have you so quickly lost your moral consciences)”고 비난했다.
 
이와 관련해 바이든 대통령은 ‘좋은 연설’이라고 평가하면서 미국의 거듭된 요구에도 민간인 피해를 줄이려고 충분히 노력하지 않는 네타냐후 총리에 대한 인내가 바닥났다는 평가가 나왔다.
 
또한 이스라엘을 방문한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에도 라파에 대한 공격 의지를 재확인하면서 엇갈린 입장을 보였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자국을 방문한 숄츠 총리와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이스라엘을 너무 약하게 만드는 휴전 협정은 평화를 전진이 아닌 후진으로 만들 것”이라며 이같이 전했다.
 
이를 두고 숄츠 총리는 “(라파에 있는) 150만명이 넘는 민간인들을 어떻게 보호할 수 있느냐”며 “군사적 수단만으로는 테러를 물리칠 수 없다(Terror cannot be defeated with military means alone)”고 국제사회의 ‘두 국가 해법’(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평화적 공존)을 받아들일 것을 거듭 촉구했다.
 
그러나 네타냐후 총리는 “민간인들이 전장을 떠날 수 있게 하겠다”며 재차 공격 의사를 표현했다.
 
그는 “우리는 많은 사람을 라파에 가둬둔 상태에서 (작전을) 진행하려는 게 아니다”라며 “라파에 남아있는 테러리스트(하마스) 대대를 제거하는 목표는 민간인을 대피시키는 것과 밀접하게 연관돼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휴전 협상 관련해서는 “이스라엘을 약화하고 적대적인 이웃(하마스)으로부터 스스로를 지킬 수 없게 만드는 협상안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최근 불발된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휴전 협상이 오는 17일 카타르에서 재개될 것이라는 낭보가 흘러 나왔다.
 
같은 날 AP통신은 휴전 협상에 참여하는 이집트 당국자들을 인용해 교착 상태에 있던 회담이 카타르에서 본격적으로 재개될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양측은 지난 4일 이집트 카이로에서 협상을 진행하려고 했으나 이스라엘 측에서 생존 인질의 명부를 제출받지 못했다는 등의 이유를 들고 대표단 파견을 보류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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