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BOJ) 총재. 사진=뉴시스
▲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BOJ) 총재. 사진=뉴시스
투데이코리아=서승리 기자 | 전 세계적인 고금리 기조에서도 통화완화 정책을 펼쳐온 일본이 17년 만에 금리 인상에 나설 전망이다. 특히 일각에서는 일본의 물가 상승률이 2%를 상회하는 동시에 임금상승률 예상치가 5%를 넘어설 것이란 관측이 나오기 때문이다.
 
지난 17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복수의 외신에 따르면, 일본은행이 오늘부터 이틀간 열리는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마이너스 금리 정책 해제에 들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있다. 현재 일본 중앙은행의 기준금리는 -0.1%이지만, 일각에서는 이번 회의를 통해 단기 정책금리를 0~0.1% 수준으로 인상할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일본 중앙은행은 버블경제가 무너지며 디플레이션을 벗어나기 위한 목적으로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을 지속해왔으나, 현재 기업들의 임금 인상률이 지난해보다 높은 수준을 이어간 것을 두고 마이너스 금리 정책이 변경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일본 노동조합 단체 ‘렌고(連合·일본노동조합총연합회)’의 조사에 따르면 올해 일본의 평균 임금 인상률은 5.28%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보다 1.48%p 증가한 수준으로 지난 1991년 이후 33년만에 5%를 상회하며 최고수준을 기록했다. 물가 상승률도 금리 정책 변경에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일본의 소비자물가지수(신선식품 제외)는 3.1% 증가하며 지난 1982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일본 중앙은행이 지난 기간 마이너스 금리 정책의 해제 요건으로 물가 상승과 임금 상의 선순환을 강조해온 만큼 이번 임금 인상률과 물가 지표를 두고 금리 정책 변경이 있을 것이라는 의견에 무게가 실리고 있는 모습이다.
 
다만, 현재 쌓여있는 일본 정부 부채에 대한 이자 비용과 가계 및 기업의 부담 등을 고려해 금리 인상은 점진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극적인 엔화의 반등도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 제기된다.
 
블룸버그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말 기준 엔-달러 전망치 중간값은 달러당 140엔으로 이는 지난해 말에 제시된 전망치인 135엔과 비교해 차이를 보였다.
 
한편, 낮은 금리로 인해 수혜를 본 수출 기업들의 실적 상승세가 꺾일 가능성이 있어 일본 증시에 하방 압력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있다.
 
김채윤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일본 주식시장이 단기 급등에 따른 과열이 지속되고 있었고, 미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와 일본 현지에서는 일본은행의 금융정책 조기 수정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었기 때문”이라며 “적정 수준의 밸류에이션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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