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월10일 우크라 수도 인근의 키이우주 주리우카 소재 한 농장에서 트랙터가 수확후 밀짚을 거둬들이고 있다. 우크라 곡물의 흑해항 수츨이 러시아의 합의안 탈퇴로 7월 중순부터 중단되었다. 2023. 08. 15. 사진=뉴시스
▲ 8월10일 우크라 수도 인근의 키이우주 주리우카 소재 한 농장에서 트랙터가 수확후 밀짚을 거둬들이고 있다. 우크라 곡물의 흑해항 수츨이 러시아의 합의안 탈퇴로 7월 중순부터 중단되었다. 2023. 08. 15. 사진=뉴시스
투데이코리아=진민석 기자 | 유럽연합(EU)이 ‘푸틴의 최대 정적’ 알렉세이 나발니의 사망과 관련해 새로운 대(對)러 제재를 가한다.

19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FT)는 EU가 농민들과 일부 회원국을 달래기 위해 러시아와 벨라루스산 수입 곡물에 관세 부과를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래 처음으로 EU가 러시아산 식료품에 제한을 가하는 것이다.

그간 EU는 폴란드와 발트 3국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와 벨라루스산 수입품 제한이 세계 식품 시장에 지장을 초래하고, 개발도상국에 피해가 갈 수 있다며 반대 입장을 고수해 왔다.

그러나 매체는 소식통을 인용해 EU 집행위원회가 앞으로 이른 시일 내 러시아와 벨라루스산 곡물 1톤(t)당 95유로(약 14만원)의 관세를 부과할 예정이라며, 이를 통해 가격을 최소 50% 상승시켜 수요를 없애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폴란드를 비롯한 유럽 농민들은 전쟁 발발 이후 관세와 수입할당량 제한이 폐지된 우크라이나산 농산물이 저가로 유입돼 피해를 보고 있다며 곳곳에서 국경봉쇄 시위를 벌인 바 있다.

이달 초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는 러시아산 식품 수입품을 금지한 라트비아의 조치를 폴란드도 따를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그는 다만 러시아와 벨라루스산 식품·농산물 제제에 관해 “우리가 전체 EU로서 함께 결정하는 것을 선호한다(prefer that we decide together, as the whole EU)”고 말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지난 15일 통화에서 투스크 총리에게 “러시아산 농산물 수입 제한 도입 가능성을 평가 중(evaluating the possibility of introducing restrictions on the import)”이라고 언급했다.

이를 두고 FT는 “발디스 돔브로우스키스 무역 담당 EU 집행위원이 제재보다 관세를 선택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는 회원국의 만장일치 찬성이 필요 없기 때문(since it would not require unanimous approval from capitals)”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에 앞서 EU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5선이 확정된 직후 알렉세이 나발니의 사망과 관련한 새로운 대러 제재에 합의한 바 있다.

전날(18일) 폴리티코(Politico)에 따르면,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 외교장관회의가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글로벌 인권침해 제재 프로그램에 따라 나발니 살해에 책임이 있는 개인 및 기관에 대한 약 30건의 제재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다만 아직 잠정 합의 상태이기 때문에 이날 추가 제재의 구체적인 명단은 발표되지 않았다.

이번 합의가 ‘인권침해 제재 프로그램’에 따른 추가 제재라고 언급한 점을 고려할 때 러시아 교도소 등 사법기관 및 관계자들이 대상일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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