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19일 서울에너지드림센터에서 열린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금융지원 관련 은행장 간담회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금융위원회.
▲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19일 서울에너지드림센터에서 열린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금융지원 관련 은행장 간담회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금융위원회.

투데이코리아=이유진 기자 | 2030년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8년 대비 40% 감축한다는 정부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에 발 맞춰 정책금융기관이 2030년까지 420조원의 녹색자금을 공급한다. 은행권도 재생에너지 설비 증설에 160조원을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미래에너지펀드’에 9조원을 출자한다.
 
금융위원회는 19일 김주현 위원장 주재로 김상협 2050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민간위원장과 한화진 환경부 장관, 5대 시중은행장, 정책금융기관장이 참석하는 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금융지원 확대방안’을 발표했다.
 
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기후 변화와 관련해 “우리 기업의 경쟁력뿐만 아니라 우리 미래 세대를 위해서도 꼭 풀어야 할 과제”라며 “기후위기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기업들이 공정을 전환해 탄소를 적게 배출하거나 탄소배출이 많은 화석연료 발전 전기를 청정에너지 전기로 바꿔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기후기술의 발전도 뒷받침돼야 한다는 인식 하에 지원방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에 금융당국은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기업은행,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 등의 정책금융기관의 역할을 강화해 2030년까지 총 420조원의 정책금융을 공급하기로 했다. 연평균 자금 공급량은 지난 5년 평균인 연 36조원 대비 연 60조원으로 67% 확대되고, 이를 통해 2030년 온실가스 배출이 약 8597만t 감축될 수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이에 대해 당국은 자체재원과 기후대응 기금등을 통해 기업의 저탄소 공정 전환, 녹색프로젝트 등에 자금을 공급했으나, 2050년으로 갈수록 많은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돼 공급규모를 늘리기로 했다고 전했다.
 
또한 KB국민, 신한, 우리, 하나, 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과 산업은행은 태양광, 풍력, 해상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발전 시설 증설을 위해 9조원을 출자해 미래에너지펀드를 조성하고, 정책금융기관들은 14조원의 후순위대출을 공급한다.

1차로 1조2600억원 규모로 펀드를 주성하고 출자 은행으로 구성한 협의체를 통해 필요시 추가 출자를 할 예정이다. 조성된 펀드는 국내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 발전설비에 연내 투자를 개시하며, 산업은행이 펀드별로 20%를 출자해 위험흡수역할을 하는 것을 고려해 펀드 출자시 위험가중치는 현행 400%에서 100%로 인하함으로써 시중은행의 BIS비율 부담을 낮춰주기로 했다.

이를 통해 당국은 2030년까지 기업들이 신재생에너지 발전시설 증설을 위해 필요한 것으로 추정되는 자금 188조원 중 160조원을 조성하기 위한 모험 자본의 일부를 공급, 연기금이나 보험사, 공제회들의 자금이 들어올 수 있도록 마중물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다.
 
이와 함께 기업은행과 5개 시중은행은 기후기술 분야 투자를 위해 1조500억원을 출자하고 민간자금 1조9500억원을 매칭해 총 3조원 규모의 ‘기후기술펀드’를 조성키로 했다. 1차로 36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하고 필요시 추가로 조성할 예정으로 연내 투자 개시가 목표다.
 
이 외에도 금융당국은 올해 안에 한국형 녹색분류체계의 은행 여신 적용을 돕는 ‘녹색여신 관리지침’을 마련하고 현장 점검과 금융권 기후리스크 심포지엄 개최를 통해 금융권 기후리스크 관리 강화도 지원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이재근 KB국민은행장은 “정부의 기후위기 대응 정책에 맞춰 지속 가능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금융지원에 적극 참여하고 우리 사회의 친환경·저탄소 경제로의 전환 및 환경문제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승열 하나은행장도 “정부의 온실가스 감축 계획과 세계 탄소배출량 제로 목표 달성에 부합하고자 적극적으로 ESG금융지원을 하고 있으며 향후 2030년까지 ESG금융 60조원 달성 및 관련 산업의 기업 육성을 위해 최선의 금융 지원을 할 방침”이라고 화답했다.
 
정상혁 신한은행장 역시 “금번에 출자한 펀드의 투자 대상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핵심 분야로 그 투자 취지에 공감하고 있다”며 “당행은 해외 해상풍력, 그린수소 사업 등에 투자하면서 국내에도 모험자본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었기에 본 건 펀드 결성을 계기로 정부 정책에 맞춰 해당 분야에 대한 금융지원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책금융기관 중 수출입은행을 이끌고 있는 윤희성 행장은 “녹색전환을 위한 국내외 자금수요에 대하여 적극적인 금융지원을 펼치는 한편 국제감축사업 전담기관으로서 2030 감축목표 달성에 기여하는 등 정부의 탄소중립 정책을 뒷받침하겠다”고 의지를 내비쳤다.
 
김성태 기업은행장도 “수출‧중소기업 녹색전환 지원을 위해 2030년까지 녹색대출 공급을 3배 이상 확대하고 재생에너지 발전 시장에 대한 인프라 투자도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혁신적인 기후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 기업을 발굴‧육성하여 기후기술 분야 창업생태계 조성에도 앞장서겠다”고 힘줘 말했다.
 
이에 김주현 위원장은 “미래에너지펀드 등에 출자를 결정한 것에 감사하고 이번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금융지원을 계기로 은행업이 가계대출을 넘어 우리 경제의 미래를 위한 혁신금융 지원산업으로 발전하길 기대한다”고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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