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이 20일(현지시각)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기자회견하고 있다.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 하락 추세가 바뀌지 않았다"라면서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인 2%에 가까워지고 있는지에 대한 확신을 갖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4.03.21. 사진=뉴시스
▲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이 20일(현지시각)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기자회견하고 있다.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 하락 추세가 바뀌지 않았다"라면서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인 2%에 가까워지고 있는지에 대한 확신을 갖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4.03.21. 사진=뉴시스
투데이코리아=진민석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시장의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5.25~5.50%로 재차 동결하고 연내 3회 기준금리 인하 전망도 유지했다.

2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Reuters)에 따르면, 연준은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통해 정책금리 목표수준을 현 수준(5.25~5.50%)에서 유지하고, 대차대조표 축소를 이전대로 지속하기로 결정했다.

이날 연준은 올해 경제성장률에 대해 당초 전망치 1.4%에서 2.1%로 상향 조정했으며 실업률 전망은 4.1%에서 4.0%로 소폭 낮췄다. 물가상승률(2.4%)은 동일하게 유지했다.

다만 정책금리 중간값은 연말 4.6%로 유지함에 따라 연내 0.25%포인트씩 3차례, 총 0.75%포인트 정도의 금리를 인하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회의 이후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지난 2개월간 울퉁불퉁한 인플레이션 지표를 목격했다. 앞으로도 울퉁불퉁한(bumpy) 여정이 이어질 것”이라며 “우리는 그곳(지난 2개월의 인플레이션 지표)에서 너무 많은 신호를 꺼내오지 않았다”고 부연했다.

파월 의장은 이어 “1~2월 물가 지표가 2% (상승률) 목표 달성의 자신감에 힘을 보탰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연준이 지난 7개월간 좋았던 물가 지표를 과도하게 자축하지도 않았다는 점을 말하고 싶다. 과거의 통화정책은 금리를 섣부르게 인하하고 다시 올리지 않으려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알려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임금 상승세가 완화되고 노동시장은 굳건히 버티고 있다(Inflation has eased substantially and the labor market has remained strong). 이는 아주 좋은 소식”이라며 “노동수요가 공급을 초과하고 있지만, FOMC 위원들은 노동시장 재균형이 인플레이션 상승 압력을 계속 완화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망했다.

이번 연준의 기준금리 동결은 시장의 기대치와도 부합했다. 

최근 인플레이션 지표가 잇달아 시장의 예상을 상회하면서 투자자들은 연준이 예상보다 더 오랜 기간 동안 높은 금리를 유지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됐다.

그러나 연준이 기존 연내 3회 기준금리 인하 전망을 유지하면서 간밤 뉴욕증시 3대 지수는 모두 2년여 만에 사상 최고점을 경신하는 등 안도의 한숨이 터져 나왔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401.37포인트(1.03%) 오른 3만9512.13에 거래를 마쳤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46.11포인트(0.89%) 상승한 5224.62에 장을 마감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202.62포인트(1.25%) 오른 1만6369.41에 장을 닫았다.

한편, 주요 해외 투자은행(IB)들은 이번 연준의 기준금리 3회 인하 전망 유지와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 등을 ‘비둘기적’(dovish)으로 평가했다.

최근 강한 물가지표에 큰 우려를 표명하지 않고, B/S 축소 속도완화 시기를 보다 구체적으로 언급한 점 등을 근거로 이같이 해석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인플레이션이나 정책금리 전망의 큰 변화 없이 성장률 전망을 상당히 상향조정 하였다는 것은 연준이 파월 의장이 최근 강조해 온 긍정적인 공급 측면(positive supply-side)을 수용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며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1, 2월의 강한 인플레이션 데이터를 대부분 저평가(dismiss)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골드만 삭스는 “올해 말 근원 PCE 전망을 2.6%로 올린 것은 현재 2.8% 수준인 근원 PCE 수준을 감안할 때 금리 인하를 위해 인플레이션의 진전이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는 온건파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씨티은행(Citi)도 “연준은 인플레이션과 성장률이 예상보다 높더라도 금리 인하가 임박했음을 비둘기적이면서도 직접적(straightforward)으로 전달했다”며 “기자회견에서도 파월 의장은 최근의 강한 인플레이션 숫자가 인플레이션이 ‘울퉁불퉁’하게 둔화되고 있다는 의견을 바꾸지 않았다고 대답하고 금리와 금융상황이 긴축적이라고 언급하는 등 온건파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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