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12일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21∼22일 열리는 EU 정상회의 준비의 일환으로 연설하고 있다. 그녀는 이날 회원국들에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와 EU 가입 협상을 개시할 것을 권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2024.03.12. 사진=뉴시스
▲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12일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21∼22일 열리는 EU 정상회의 준비의 일환으로 연설하고 있다. 그녀는 이날 회원국들에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와 EU 가입 협상을 개시할 것을 권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2024.03.12. 사진=뉴시스
투데이코리아=진민석 기자 | 유럽연합(EU) 27개국이 유럽 남동부 발칸반도의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이하 보스니아)의 EU 가입 협상 개시에 최종 합의했다.

21일(현지시간)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이날 오후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EU 이사회(정상회의)는 조금 전 보스니아와 가입 협상을 개시하기로 결정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EU로 향하는 중요한 진전(a key step forward on your EU path)”이라면서 “이제 (정식 가입을 위한) 보스니아의 노력이 계속돼야 한다(now the hard work needs to continue)”고 강조했다.

이는 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의 보스니아 가입 협상 개시 권고에 따른 후속 조처이다. 앞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상임위원장은 “더 많은 진전이 필요하겠으나 현재 보스니아는 가입에 필요한 조건들을 충족시킬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권고한 바 있다.

이로써 보스니아는 2016년 가입 신청서를 낸 지 8년 만에, ‘가입 후보국’ 지위를 부여받은 2022년 12월 이후 1년 3개월 만에 EU 가입에 한 발자국 다가섰다.

특히 인구 330만명의 보스니아는 보스니아계와 크로아티아계가 지배하는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연방과 세르비아계의 스릅스카공화국이 한 국가에 속해 지속 잡음을 내고 있는데, 스릅스카공화국의 경우 러시아와 세르비아의 지원을 받으며 분리 독립과 보스니아의 EU,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구상에도 반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보스니아가 EU 회원국으로 실질적으로 합류에 성공하기까지는 오랜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관측된다.

통상 EU 가입 절차는 크게 네 단계로 진행되는데, 이날 EU의 협상 개시 결정은 가장 첫 단계에 해당되기 때문이다.

먼저 EU와 보스니아는 이번 가입 완료를 위해 어떤 방식으로 가입 협상을 진행할지 27개국이 모두 동의한 ‘협상 프레임워크’를 수립해야 한다.

이후 본격적인 협상이 시작되면 모든 기존 회원국 비준을 거쳐 가입이 확정됨에 따라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이 때문에 같은 날 마크 루테 네덜란드 총리도 “보스니아가 EU의 조건들에 부합하는 필요한 행동들을 충족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우크라이나와 몰도바도 작년 12월 EU 정상회의에서 가입 협상 개시가 합의됐으나 아직도 ‘협상 프레임워크’에 대한 만장일치 동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어 본협상은 시작도 못하고 있다.

이날 채택된 공동성명에 따르면 27개 EU 회원국은 “(장관급) 이사회에서 우크라이나와 몰도바의 협상 프레임워크 초안을 조속히 채택해 (협상) 작업을 지체 없이 진전시킬 것을 요청한다”고 명시했다.

마지막으로 EU에 정식 가입된 국가는 크로아티아로, 지난 2003년 가입 신청서를 제출했으며 이후 2005∼2011년 가입 협상 기간을 거쳐 2013년 7월 정식 회원국으로 최종 승인돼  가입 신청서 제출 이후 총 10년, 협상 개시 시점을 기준으로는 8년가량이 소요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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