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위스 중앙은행. 사진=Wikimedia Commons
▲ 스위스 중앙은행. 사진=Wikimedia Commons
투데이코리아=서승리 기자 | 미국과 일본 등 주요 국가들의 금리 결정 회의가 이어지는 가운데, 스위스가 기준금리 인하를 깜짝 발표했다. 이에 스위스는 지난 기간 글로벌 인플레이션으로 고금리 기조를 유지해온 주요 선진국 중 첫 번째로 금리를 인하한 국가가 됐다.
 
21일(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 등 복수의 외신에 따르면, 스위스 중앙은행인 스위스국립은행(SNB)은 기준금리를 기존 1.5% 수준에서 0.25%p만큼 인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스위스는 지난 2022년 3월부터 다섯 차례에 걸친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하는 등 코로나19 이후 긴축적인 통화 정책을 펼쳐왔으며 지난해 9월 금리를 동결했다.
 
특히 시장에서는 미국을 비롯한 주요 선진국들의 금리 결정 상황과 종합적인 경제 상황 등을 고려해 스위스도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 내다봤으나, 이를 깨고 주요 선진국 중 최초로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한 것이다.
 
토마스 조던 SNB 회장은 이번 결정과 관련해 “금리 인하가 가능해진 것은 지난 2년반 동안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이 효과를 거두었기 때문”이라며 “지난 몇 달간 인플레이션이 2% 미만으로 내려가 물가가 안정됐다. 향후 몇 년간 인플레이션은 이 수준에 머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러한 깜짝 금리인하 발표로 스위스 화폐인 스위스프랑의 가격 형성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스위스 프랑의 가격은 전날과 비교해 1프랑당 0.01유로 하락한 1.02유로를 기록했다. 이는 8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치로, 지난 1월 스위스 프랑은 1프랑당 1.07유로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
 
한편, 시장과 경제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스위스의 금리인하를 기점으로, 몇 달 내에 미국, 영국, 스웨덴, ECB 등 주요국들의 금리도 연이어 내려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영국은 21일(현지시각) 통화정책 위원회를 통해 기준금리를 연 5.25%로 5차례 연속 동결했으나 9명의 통화정책위원 중 1명이 금리인하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는 등 변화가 감지됐다.
 
9명의 위원 중 금리인상 의견을 제시한 통화정책위원이 한 명도 없었던 사례는 지난 2021년 9월 회의 이후 처음이다.
 
미국의 경우도 인플레이션이 다시 높게 나타나며 고금리 기조가 더욱 길게 지속될 것 이라는 우려도 나왔으나 지난 20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통해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도 올해 안에 3차례 금리인하가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필립 힐데브란트 블랙록 부회장은 “(스위스 금리인하) 우리가 코너를 돌았음을 세계에 알리는 신호”라며 “중앙은행들이 완화적 정책에 나서고 있으며 장기적으로 어떻게 결론 날지가 문제다”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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