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6일(현지시간) 미국 메릴렌드주 볼티모어 프랜시스 스캇 키 브리지 교각에 선박이 충돌, 다리 일부가 무너져있다. 앞서 이날 아침 볼티모어항을 출항해 스리랑카로 향하던 컨테이너선 달리호가 출항 30분 만에 이 다리 교각과 충돌했다. 2024.03.27. 사진=뉴시스
▲ 26일(현지시간) 미국 메릴렌드주 볼티모어 프랜시스 스캇 키 브리지 교각에 선박이 충돌, 다리 일부가 무너져있다. 앞서 이날 아침 볼티모어항을 출항해 스리랑카로 향하던 컨테이너선 달리호가 출항 30분 만에 이 다리 교각과 충돌했다. 2024.03.27. 사진=뉴시스
투데이코리아=진민석 기자 | 미국 볼티모어 항구에서 선박이 교각과 충돌해 다리가 무너지면서 당시 다리 위에서 작업 중이던 인부 8명 추락해 6명이 실종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인근 항구는 임시 폐쇄에 들어갔고, 이에 따른 글로벌 물류 타격도 불가피하다는 부정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26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CNN은 이날 오전 1시 30분경 미 메릴랜드주(州) 볼티모어 항구를 가로지르는 다리 ‘프랜시스 스콧 키 브릿지’에 대형 화물선이 충돌했다고 긴급 타전했다.

최대 20명에 달하는 실종자 규모가 예측되는 대형 사고로 이어질 뻔했으나 교통량이 적은 새벽 시간대에 발생했으며, 해당 선박의 충돌 전 조난 신고에 따른 차량 출입 통제가 이뤄지면서 다행히 참사로까지 이어지진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교각 충돌 직후 선박에서도 화재가 발생했으나 곧바로 진화되면서 승선 중이던 선원 22명은 모두 피해 없이 무사한 것으로 파악됐다.

구조 당국은 이번 충돌을 ‘대규모 사상자 사고’로 규정하고, 수중 구조 작업을 진행하면서 구체적인 사고 원인을 파악하고 있다.

다만 당국은 테러와 연계돼있다는 가능성은 적다는 결론은 먼저 내린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브랜던 스콧 볼티모어 시장은 “다리가 저렇게 무너지는 것을 실제 볼 것으로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면서 “말로 표현 못할 비극(an unspeakable tragedy)”이라고 참담해 했다.

특히 이번 교각 붕괴 사고로 인해 볼티모어항이 폐쇄 조치되면서 국내 및 해외로 상품을 운송하는 회사와 소비자들의 혼란이 겪고 있는 가운데, 이를 재건하기 위해선 1년 이상의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같은 날 워싱턴포스트(WP)는 붕괴된 스콧 키 교량을 다시 짓는 데만 수억달러 이상의 비용이 들며 아울러 시간도 1년 이상 소요될 것으로 보도했다.

먼저 바닷속으로 무너진 교량 잔해부터 치워 선박이 통행할 수 있게 해야하는 당국자들은 이후 교량을 기존과 동일한 디자인으로 재건설할지 아니면 상당한 비용을 들여 보다 안전한 선박 통행이 가능한 새로운 형태의 교량을 지을 것인지를 결정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당국자들과 건설 회사들이 긴밀히 협력할 시, 신속한 대처도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실제로 지난해 필라델피아에서 95번 고속도로 구간의 교량이 붕괴했으나 2주만에 임시 교량을 설치하면서 고속도로 통행이 재개된 바 있다.

그러나 필라델피아 교량과 달리 볼티모어의 경우, 크기가 훨씬 크고 수심 또한 깊어 임시 교량을 설치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편, 교량 붕괴에 따른 볼티모어항 폐쇄로 인해 세계 경제에도 영향이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닛산, 도요타, 제너럴모터스(GM), 볼보, 폭스바겐 등 해외 완성차업체들은 해당 항구를 수출입 창구로 활용해왔다.

시나 골라라 조지아주립대 공급망 관리 조교수에 따르면, 지난해 볼티모어항을 통해서만 57만대의 차량이 수입됐으며 이는 미국 신차 재고의 약 4분의 1이다.

자동차업계 뿐 아니라 글로벌 석탄 시장도 막대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데이터 분석회사 케이플러에 따르면 지난해 볼티모어항에서 미국 해상 석탄 운송의 25%에 달하는 약 2300만톤의 석탄이 수출됐고, 대부분은 인도, 중국, 유럽으로 수출됐기 때문이다.

존 라울러 포드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볼티모어항은 유동량이 많은 대형 항구라 공급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우리는 동부 해안의 다른 항구나 전국의 다른곳으로 돌리는 등 해결 방법을 연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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