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민심은 당 지도부 탄핵”

지난 4·29 재·보궐 선거에서 '인천 부평구을'과 경기도 시흥시장 선거에서 승리해 승리감에 젖어있는 민주당이 텃밭인 호남 지역에서 전패한 것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사실 이번 재·보궐 선거에서 민주당은 이번 선거의 승패를 결정지을 선거구로 여겨졌던 '인천 부평구을' 과 경기도 시흥시장 선거에서 승리해 공식적으로는 “값진 승리를 거뒀다”는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은 텃밭인 호남 지역에서 전패했다.

이 중 '전북 전주시덕진구'와 '전북 전주시완산구갑'에서 치러진 국회의원 선거에서 무소속 정동영 후보와 무소속 신건 후보에게 패한 것은 두 사람 모두 민주당 당원이었고 상당히 인지도가 높은 인물들이라는 점에서 논외로 친다 하더라도 광역의원과 기초의원 선거에서도 민주당이 텃밭인 호남 지역에서 군소 정당인 민주노동당에 사실상 전패한 것은 민주당으로서는 큰 충격이자 위기가 아닐 수 없다.

먼저 기초의원 선거의 경우 '광주광역시 서구다선거구'에서 민주당 고경애 후보는 4706표를 얻어 45.88%의 득표율을 기록해 5551표를 얻어 54.11%의 득표율을 기록한 민주노동당 류정수 후보에게 패했다.

광역의원 선거의 경우에도 '전라남도 장흥군제2선거구'에서 민주당 김성 후보는 3731표를 얻어 35.64%의 득표율을 기록해 5112표를 얻어 48.84%의 득표율을 기록한 민주노동당 정우태 후보에게 패했다.

한 마디로 말해 민주당은 텃밭인 호남 지역에서 군소 정당인 민주노동당에 약 10% 정도의 득표율차로 대패한 것이다.

이에 대해 오는 15일 치러질 원내대표 선거 출마를 선언한 민주당 이종걸 의원은 6일 국회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민주당 지도부는 '인천 부평구을' 승리에 도취돼 있지만 민주당은 호남에서 전멸했다”며 “호남 민심은 당 지도부를 탄핵한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김부겸 의원도 6일 국회에서 가진 원내대표 선거 출마 기자회견에서 “이번 선거에서 호남 유권자들이 민주당에 소중한 교훈을 줬다”며 “호남에서도 민주당 공천을 받았다 하더라도 열심히 하지 않으면 지지를 철회할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내 개혁적 정치모임인 '민주연대' 대변인이기도 한 우원식 민주당 노원을 지역위원장은 6일 발표한 보도자료에서 “지난 연말 예산안 처리 때나 MB악법 저지 과정에서 민주당 지도부는 패배적 절충을 하면서도 원내 의석수를 이유로 들어 합리적 결정인 것처럼 하지 않았는가?”라며 “민주당의 이러한 애매모호함, 흐릿한 정체성 때문에 호남의 개혁세력이 다른 데로 눈을 돌리고 있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위기감은 민주당 지도부에서도 감지되고 있다.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6일 당사에서 개최된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선거에서 전주와 광주의 기초의원, 장흥의 광역의원 선거에서 민주당이 패배했다”며 “심층적인 분석이 필요하다. 이에 따라 시도당에 평가 보고서를 제출하도록 했고 외부에 용역을 의뢰했다”고 말했다.

투데이코리아 이광효 기자 leekhyo@today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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