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서울의 귀네슈 감독(터키·54)이 팬들과의 약속인 확끈한 공격축구로 K-리그 초반 상승세를 이어가며 K-리그 평정은 물론 인기몰이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터키를 4강까지 이끌며 그해 유럽축구연맹(UEFA)이 선정한 올해의 감독상을 수상한 바 있는 귀네슈 감독은 부임 후 첫 시즌에서 FC서울을 정상궤도에 올려놓기 위해 거침없는 질주를 시작했다.

2007 K-리그 시작에 앞서 각 구단 감독들은 '공격축구'를 앞세워 팬들의 사랑을 받겠다고 말했다. 시즌 개막 후 귀네슈 감독은 공격축구의 선봉을 지휘하며 FC서울 초반 상승세에 이어 국내 축구팬들을 열광 시키고 있다.

무엇이 그들을 열광시키는 가. 귀네슈 감독의 2007 K-리그 키워드는 '재미있는 축구'다. 그가 경기의 '재미'를 중요시하는 이유는 일단 재미있는 경기에는 관중이 많이 모인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많은 팬들이 모이면 선수들의 힘이 극대화돼 결론적으로 좋은 경기를 펼쳐 만족 할 만한 성적을 기대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귀네슈 감독이 말하는 '재미있는 축구'의 핵심은 공격축구다. 시즌이 시작하기 전부터 수비수도 골을 넣을 준비가 돼있어야 한다고 강조한 귀네슈 감독은 1골 실점하면 2골을 넣어 경기를 장악하겠다는 계산이다.

이것이 시즌 돌풍을 이어나 갈 수 있는 이유다. 지난 시즌 FC서울은 좋은 선수를 보유하고도 경기 기복이 심해 꾸준한 결과를 얻지 못했다. 그러나 귀네슈 감독이 취임한 이후 강력한 압박과 빠른 공격을 주 무기로 삼아 한층 공격적인 팀으로 변신했다.

귀네슈 감독은 모든 선수가 유기적인 팀플레이를 통해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할 것을 강조했다. 귀네슈 감독의 축구관에 있어 공격과 수비는 하나로 움직인다. 수비는 적극적인 압박으로 점유율을 높이고, 차단 된 패스는 곧장 공격으로 연결 해 상대 골문을 노린다는 심산이다.

또, 지난 시즌과 달리 올해 FC서울은 수비수들의 적극적인 오버래핑과 세트피스 가담을 통해 다양한 공격을 펼쳐 득점을 노리고 있다. 수비축구로 일관 해 승점에 연연하는 현 K-리그에 적잖은 변화를 가져다 줄 것으로 보인다.

귀네슈 감독의 돌풍은 단순한 돌풍이 아닌 철저한 준비로 이뤄져 이미 예고된 일이다. 이것은 귀네슈 감독의 성격에서 엿볼 수 있다.

귀네슈 감독의 철저함을 들어낸 것은 지난 강릉 전지훈련 때 강릉에 도착하자마자 감독은 식당부터 사우나, 선수단 미팅 장소 등을 직접 점검하고, 다음날 훈련 때는 선수들보다 1시간 먼저 운동장에 나와 주변 환경과 잔디를 살펴보기도 했다고 한다.

이에 2004년 감독과 선수로서 한솥밥을 먹었던 이을용(FC서울·32)은 귀네슈 감독에 대해 “완벽한 사람이다”라며 “세심한 것까지 하나하나 빠트리지 않고 확인한다”고 말했다.

'재미있는 축구'를 강조하는 귀네슈 감독의 강력한 돌풍이 K-리그 판도에 새로운 변화를 일으키고 있는 것만큼은 분명한 사실이다. 귀네슈 감독의 지휘아래 FC서울은 명가 재건과 동시에 K-리그 흥행까지 기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모두 귀네슈 감독을 신임하는 것은 아니다. 현재 일부에서는 귀네슈 감독에 대한 부정적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귀네슈 감독은 월드컵에서 성과를 빼면 인상적인 경력은 사실 없다. 2002 한․일월드컵 4강에 올랐지만 이것에 대해 조 편성이 매우 좋았다고 평가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또, 외국팀을 맡아 이끈 경력도 없이 줄곧 터키에서만 활동 한 점을 이유로 꼽고 있다.

현재 귀네슈 감독은 이들이 하는 말을 무색하게 할 정도로 한국축구에 빠르게 적응하며 자신의 진가를 보이고 있다. 이제 시즌 초반이다. 귀네슈 감독의 K-리그 평정 가능 여부에 대해 거론하기 이르지만 지금의 성과를 시즌막판까지 이어간다면 K-리그 평정도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앞으로 귀네슈 감독의 공격축구가 한국축구에 뿌리를 내려 'K-리그는 수비축구다'란 인식을 벗고, '재미있는 축구'로 떠난 팬들을 다시 불러들여 K-리그 흥행까지도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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